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 Aug 12. 2020

대강 만들어도 꽤 맛있는 아이스 밀크티

쉽게 쉽게 만들어도 진하고 고소한 맛을 보장합니다

원래 밀크티를 참 좋아한다. 요즘에야 카페마다 맛있는 밀크티를 하는 곳이 넘쳐나지만, 이렇게 밀크티 열풍이 불기 전부터 정통 밀크티 하는 곳을 찾아다녔으나 그 때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었다. 그래서 일본에서 수입된 '오후의 홍차'라든지 '메이토 로얄 밀크티' 분말, 혹은 '데자와'를 마시면서 밀크티에 대한 마음을 달래곤 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차를 공부하고 자주 마시게 되면서 나의 밀크티 생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는데, '홍차를 이용해 직접 제조해서 마시는' 것이었다. 따뜻하게 마시는 밀크티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썼던 적도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제일 많이 마시는 방법이다.

(참고글: 99%가 성공하는 밀크티 레시피 / 설거지가 싫을 때, 밀크티 레시피)


허나 여름에는 역시 시원하게 마시는 게 좋다. 그래서 요즘은 거의 아이스 밀크티만 만들어 마시고 있는데, 생각보다 한끗 차이로 맛이 안 나는 경우가 많다.




일단, 뚜껑이 달린 내열 컵을 쓰는 게 편하다. 따뜻한 밀크티처럼 만들어서 바로 마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냉장고에 냉침시키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보르미올리 드링크 자(Drink Jar)가 사용하기에 좋았으나, 이런 뚜껑 달린 머그는 사방팔방에서 다 구할 수 있으니 편한 걸 쓰면 된다.


우선 생각보다 홍차를 많이 넣어야 한다. 따뜻한 홍차를 우릴 때는 3g만 넣어도 되지만, 아이스 밀크티를 만들 때는 5~6g 정도를 넣는다. 우유의 맛이 기본적으로 꽤 강한 편이라 차를 진하게 우려내지 않으면 우유의 맛과 향에 묻혀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나 아삼 외에 얼 그레이 홍차를 써도 좋고, 밤이나 초콜릿 가향 차도 매우 잘 어울린다. 그러나 의외로 딸기, 바나나 등의 과일 가향차는 딸기 우유와 바나나 우유라는 성공적인 유제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맛을 잘 내기가 어려운 케이스다. 꽃 가향차는 초보가 웬만하면 도전하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맛이 희한하면 차도 버리고 우유도 버리게 되어서 눈물나게 아깝다..) 물론 맛있는 재스민 밀크티도 먹어본 적 있지만.


찻잎을 살짝 적실 정도만 물을 부어서 정말 진하게 우려낸다. 살짝 찍어서 먹어보면 '사약인가!' 싶을 정도로 진하게 우러났다면 성공.


여기에 설탕을 넣는다. 라빠르쉐 설탕 2~3개 정도 분량이 좋은데, 차가운 음료일 수록 단맛이 덜 느껴지기 때문에 따뜻한 밀크티에 비해서는 설탕을 좀 많이 넣는 게 낫다. 설탕을 너무 아끼면 차가운 우유의 비릿한 맛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


생각해 보면 아이스 음료임에도 불구하고 '달다'고 느껴지는 그 수많은 음료들은 대체 설탕이 얼마나 들어가는 건가, 아찔하지 않을 수 없달까. 내 사랑 스타벅스 프라푸치노라든지

고소하고 향긋하다. 꺅.

그리고 우유를 그 위에 부어서 쉐킷쉐킷 잘 흔들어 준다. 냉장고로 보내서 약 6~7시간 정도 기다린다. 직장인의 경우엔 주말 아침에 만들어 놓고 오후에 마시거나, 평일 밤에 만들어 놓고 아침에 마시는 정도가 가장 좋을 듯. 너무 길어지면 슬기로운 아이스티 생활에서도 언급했지만 차의 떫은 맛, 좋지 않은 맛이 우러나와서 밀크티를 망칠 수 있다.


티백으로 만든 경우에는 그냥 건져내고 머그째로 마시면 되지만, 잎차로 만들었을 경우에는 스트레이너로 걸러주는 과정이 필요하긴 하다. 하지만 마셔보면 정말 맛있으니 이 정도 수고는 할 수 있다. 더 차갑게 마시고 싶다면 밀크티에 얼음을 띄워도 무방하지만, 2개 정도가 적절한 것이, 잘못하면 얼음이 녹으면서 밀크티 맛이 밍밍해질 수가 있기 때문.


뜨겁건 차갑건, 밀크티는 사랑입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말차, 맛차, 격불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