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싸우면서도 우리에겐 암묵적인 룰이 있었다.
'우리 집안의 일을 밖에 알리지 말라.'
나는 헤어질 게 아니라면 내 사람의 흠을 굳이 밖에 알리고 싶지 않았는데, 이는 뚜기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우린 평소 양 가에 갈 땐 서로의 좋은 점은 잔뜩 부풀리고 나쁜 점은 아예 입 밖에 내질 않았다.
그러니 양 가에서 우리의 평판은 좋을 수밖에!
평판이 좋으니 잘해주시고 잘해주시니 더 잘해드리게 된다.
덕분에 우린 시댁이나 친정 갈등은 지금도 없다.
만약 그 당시 그런 갈등까지 있었다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을 거다. 정말로!
그렇게 싸우고, 그야말로 이혼 직전까지도 갔으면서 우리는 왜 헤어지지 않았을까?
딱히 그러자고 말을 한 게 아니었는데 둘 다 집안일을 밖에 알리는 걸 꺼려하는 편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양 가에선 저희가 저렇게 전쟁같은 신혼을 보낸 걸 아직도 모르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