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침대는 꽤나 크다. 옆지기가 가로로 누워도 발이 조금 튀어나올 정도의 크기다. 외출했다가 들어왔는데 집에 있어야 할 옆지기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이름을 부르며 들어갔더니 침대에 가로로 누워 자고 있었다.
저녁엔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다. 따라잡지 못한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 생각을 듣는다. 보통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옆지기는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듣고는 격려해 준다. 무작정 해주는 격려가 아니라 진심으로 믿고 지지해 주는 격려라 느껴진다.
“응?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났어.”
“밖에 창문을 안 닫고 와서 소리가 나네.”
“... 이상하네.”
방귀도 공유하게 된 편한 공간이다. 가끔은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나를 쳐다본다. 세상에… 내가 방귀를 누구 앞에서 뀌다니, 상상도 못 한 일이다.
그런 공간이다. 사그락거리는 이불소리와 서로의 목소리가 오고 가는 그리고 편안함이 공유되는 우리의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