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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슥슥 Aug 19. 2024

튼튼이를 만나다 초음파로

30주

튼튼이를 만났다. 함께 초음파를 보러 간 건 처음이었다.


튼튼하게만 자라달란 마음을 담은 튼튼이라는 태명에 걸맞은 움직임을 보였다. 선생님은 신체의 각 부위를 설명해주려 했지만, 그녀는 쉽게 자신의 모습을 허락하지 않았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튼튼이였다.


신기했다. 기분이 묘했다. 초음파 기계 방향에 맞춰 보이는 튼튼이의 앞모습과 옆모습, 꽤나 선명하게 보이는 손가락과 발가락, 작지만 오뚝 솟은 게 선명히 보이는 콧날까지… 선생님의 설명은 분명 들리고 있지만 내 감정은 그 설명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초음파를 보는 내내 웃음 지었던 것 같다. 그러다 옆지기의 얼굴을 보고 울컥하기도 했다. 아마 태어나서 처음 느껴본 기분이었다.


백일해 예방주사 맞기 그리고 태동검사라는 낯선 과정을 거치고 병원을 뒤로하고 카페로 향했다. 다행히 나쁜 소식은 듣지 않아 긴장이 풀렸다. 모든 게 낯선 초초초초초초초보 아빠다.


옆지기와 커피가 맛있다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마 다음에 함께 온다면 자동으로 들리는 곳이 되지 않을까 싶다. 커피 향과 분위기가 오늘따라 유난히 좋았다.


옆지기의 얼굴이 보였다. 고마움이 밀려왔다. 가슴 벅참도 밀려왔다. 아무 말하지 않고 옆지기의 머리를 쓸어주었다. 앗 그런데 주사 맞은 팔이 욱신 거린다.



*커피의 맛과 배려심 깊은 사장님이 있는 카페를 공유합니다. 가게에 손님이 적어 사라지지 않을까 염려되어 알립니다. 절대 사라지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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