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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난요가 Dec 01. 2018

요가 가르치기

가르친다고 다 가르치는 게 아니다.


국제 요가강사 자격증이 나왔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200시간의 과정 동안은 배우는 사람들, 가르치는 사람들이 함께 했지만 이제부터는 스스로 알아차리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배운 것들을 토대로 동작 하나 호흡 한 번이 내 몸에 어떻게 작용을 하고 무엇을 끄집어내는지 혼자 체크해야 한다.  게다가 늘 배우는 입장에 있다가 가르치는 입장이 되려 하니 고민이 많다.


내게 요가를 가르친 강사는 개개인의 신체적&문화적 특징에 따른 각자의 능력을 존중해 줬다. 일률적으로 모두에게 무릎을 쫙 펴야 한다고도, 누구에게나 허리를 완벽히 구부려야 한다고도 말하지 않았다. 이상적인 자세를 알려주되 자신의 한계를 알고 노력하게 했다. 다만 텍스트를 기본으로 한 기술은 믿고 배웠지만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서 오히려 학생들의 충고와 걱정을 자주 샀다. 그런 그를 보며 가르친다는 것의 어려움을 새삼 알았다.

마치막 수업을 마치고



사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가르치고 배우는 입장이 동반한다. 보다 먼저 익히고 보다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이가 가르친다. 깨달음을 주기도 하고 선경험으로 얻은 새로운 사실들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 가운데 가르치는 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뭘까. 양질의 정보제공?


가르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배우는 이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스스로 주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닐까. 배우는 이들이 자신들의 경험이나 생각을 끄집어내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다.  내 앞의 누군가에게 정해진 내용을 완벽하게 주입시킬 수 있다면 어느 정도는 목적을 달성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쉽지 않을뿐더러 혼자서 학습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배운 것들을 기본으로 혼자서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나도 당신도 좋아하지 않는 숙제가 필요한 이유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르치고자 하는 것과 가르치는 이에 대한 믿음을 줘야 한다.  믿음이라고 하니 조금 추상적이다. 권위라고 하면 어떨까. 권위는 필요하다. 그 믿음이 전제해야 누구든 배우고자 할 테니까.  단 권위는 비단 자격증이나 권력뿐만 아니라 나이나 그 어떤 물질적 우월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안다. 사실 나는 안 지 얼마 안 되었다. 가장 큰 기대를 저버리게 했고 그 상심에 힘들어했던 관계가  바로 믿고 배우고자 했던 관계였으니까.  


소규모 그룹에서 서로 가르쳐보기

겉으로는 가르치는 이와 배우는 이가 나눠져 있지만 결국 너도나도 함께 배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가르치고자 하는 목적의 초심을 잃지 않는 것 또한 어렵지만 가르치는 이의 의무라는 생각이다.




내가 가르침에 대해 끄적인다는 것이 나조차도 가소롭다. 내가 당장 가지고 있는 것이라곤 몇 안 되는 기술과 누구에게든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빨리  공유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래서 비웃음을 살지라도 필요한 과정이라면, 가르치고 또 더 배우기 위해 응당 거쳐야 할 시간이라면 앞으로 더 많이 써보려고 한다. 가소롭지만 가감 없이 솔직하게. 그래야 비판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니까.


가르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더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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