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좋은 사람들의 공통점
뭘 원래 안 그래, 지금 그런데
가끔 아기가 컨디션이 나쁘거나 심통이 났을 때 처음 보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게 되면, 아기가 떼를 쓰고 소리를 질러 난처하다. 육아 경험이 있는 사람도 불편한데, 이해 못 하는 사람들의 불쾌감 가득한 눈빛이 따갑다. 그럴 때 나도 모르게 "우리 애가 원래 이런 애가 아닌데, 순한 아기인데.."라고 말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뭘 안 그래. 사실 보이는 게 전부다. 원래 내 새끼가 제일 이쁘고 남의 새끼는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다. 물론 원래 그런 애가 아닐 수도 있다. 그래도 낯선이 에게는 지금 마주한 모습이 아이의 전부다. 자매품은 '우리 아이가 원래 머리는 좋은데'이다. 그게 뭐가 중요한가. 지금 성적이 낮은데. 진짜 내 성적과 내 모습을 같다고 보는 것도 우울하지만 현실을 제대로 보지 않는 것도 위험하다.
내가 얼마나 멋진 꿈을 가지고 있든, 마음이 착하든, 어떤 인생을 살아왔든 지금 내 주변에,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그 가치에 가격을 매긴다. 가격은 정해지는데 각자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니 가치와 가격에 불균형이 생길 수밖에 없다. 모두가 소중하고 함께 행복하기만 한 이상적인 세상은 상상 속에만 있다.
느낌 좋은 사람들의 공통점
느낌 좋은 사람들은 감탄사를 자주 쓰고, 리액션이 좋다. 아주 밝게 인사하고, 주변에 에너지를 준다. 자신의 실제 감정이 어떠하든, 정말 그런 것처럼 보인다. 말하지 않아도 하면 좋을 일들을 알아서 잘하기도 한다. 마음에서 하는 말을 잘 알아듣는 것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읽는다. 논어에서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이라고 했다. 내가 싫은 것은 남에게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마밀러삐나따빠이(Mamihlapinatapais)는 단어가 있다. 칠레의 한 원주민들이 쓰던 말로 '서로에게 꼭 필요하지만 굳이 스스로 하고 싶지는 않은 일에 대해 상대방이 자원하여 해 주기를 바라는, 두 사람 사이에서 조용하면서도 긴급하게 오가는 미묘한 눈빛'이라는 뜻이다. 세상 어디에나 사람들은 눈치를 보고, 귀찮은 일은 하기 싫어한다. 사람이 사는 게 어차피 다 거기서 거기다. 한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걸 숨기고 있는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다만 느낌으로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서로의 움직임을 다 보고 있다. 무의식도 알고 있다.
역사 속의 한 인물이어도 한 인간은 긴 시간 속 아주 작은 존재일 뿐이다. 쌀 알 하나 대추 하나에도 우주가 있고 사람의 눈동자마다 우주가 들어있지만 남들이 들여다보기 힘들 만큼 작다. 마음속에 품은 소중한 생각은 드러낼 때 비로소 가치를 가진다. 느낌 좋은 사람들은 존재 자체가 소중해서 느낌이 좋은 것이 아니다. 좋은 에너지를 뿜어내기 때문에 느낌이 좋은 것이다.
페르소나가 운명이 된다면
페르소나는 실제와는 다르지만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가면'같은 모습이다. 온라인에서는 페르소나를 자신의 본모습이라 믿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얼굴, 성격이 다른 배우의 모습으로 살면서, 진짜 모습을 숨기면서. 인간관계가 단편화될수록 누군가의 페로소나는 누군가에게는 그 사람의 전부인, 본모습일 수도 있다. 연극을 보면 배우는 연극을 한다는 것을 알지만 현실에서 연기를 잘하는 사람을 알아보기 힘들다.
페르소나를 잘 이용하면, 본모습이 어떻든 느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인생에 도움이 되는 페르소나라면, 자청의 『역행자』처럼 인생을 개조해 버리는 것도 좋겠다. 최선을 다해 연기하다 보면 운명이 바뀐다. 가슴에 꿈 하나쯤 품고 산다. 그 꿈이 현실이 되려면 그럴만한 일을 해야 한다. 세상에 신호를 보내야 한다. 끊임없이 외치고 실행하다 보면 이루어진다.
아이는 연극을 하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아기도 아기의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지 않다. 아기 그 자체, 맨얼굴 그 자체이다. 어차피 가져야 할 가면이라면 좋은 가면을 갖게 도와주어야 한다. 시켜서 되는 것이 아니라 엄마 아빠의 삶이 복사될 것이다. 아이를 느낌 좋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 부모도 느낌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