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다" 라니.

오랜만이야 이 감정

by 아토

"재밌다"

무언가가 재밌다는 감정은 오랜만이다.

야간 대학을 다니기 시작한 지 1년 반 만에

하고 있는 공부가 재밌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 하는 일이 안 맞아서, 하기 싫어서, 재미가 없어서

돌파구를 찾다가 오게 된 곳이 바로 이 야간대학이다.

새로운 진로를 찾아 나선 것이다.


첫 학기는 정신없이.

두 번째 학기는 어렵게 어렵게.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려니

퇴근하고서도 왜 이리 할게 많은지.

대면 수업이라도 있는 날이면

아침 일찍 집을 나가 저녁 늦게야 돌아오고.

체력적으로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걸어온 시간보다

걸어야 할 시간이 더 길어 보여

마음이 지치기도 했다.


그런데 드디어 2학년 1학기.

전공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면서

점점 공부가 재밌다는 느낌이 들었다.


배운 내용을 활용하여 실습 과제에 정답을 딱딱 적어갈 때의 기쁨.

책의 주제를 찾아내 십진분류법에 따라 적절한 분류번호를 적을 때의 희열.

정리정돈, 규칙과 배열, 체계와 질서를 좋아하는

개인적인 성향과 제법 잘 맞는 것 같아 즐겁다.


물론 모든 실습 문제를 다 맞히는 것은 아닐뿐더러

가끔은 적절한 분류 번호를 찾지 못해

그 큰 분류 책을 여기저기 뒤적거려가며 머리를 끙끙 싸맬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배운다는 것.

배운 것을 적용한다는 것.

책마다 자기 번호를 찾아주는 것.

그에 따라 책의 자리를 찾아주는 것.

일련의 과정들이 제법 즐겁게 느껴진다.


2학년 1학기 중간고사도 무사히 넘기고,

기말고사만을 앞두고 있어서일까.

학생에게 시험기간은 괴로운 시간임에 틀림없으나

기말만 치면 종강이라는 생각에 조금은 신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새로운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는 나 자신.

그 와중에 즐거움과 재미를 느낀 나 자신.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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