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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끝 겨울의 시작

by 샹송

숲은 반쯤은 밝고 반쯤은 어두운 고요로 가득했다. 걷다 멈춰 서서 구름 뒤 해가 어디쯤일까 가늠해 본다. 어느 한 곳에서 눈이 부신 착각이 들었다. 겨울은 어디쯤에, 첫눈은 어디쯤 와있을까. 가을이 가는 길목 어디에서 언제 안녕을 고해야 할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듯했다.


바들바들, 바람에 살랑이던 잎들이 추위에 떨었다. 지난 계절동안 나무 앞에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하.

같이 웃고 울어주기를 배웠을 잎들이 다 지려고 했다. 잎을 떨궈내야 겨울에 얼지 않고 살 수 있다고 한다. 나무에게도 휴식이 필요하다.


너무 혹독했던 더위에 이제는 추위가 가워, 어느 계절이 좋으냐는 물음에 할 계절이 라져간다. 계절의 이름대신에 남은 노래를 찾아 듣고 책을 펼친다.


찬바람이나 첫눈에 좋아했던 한 구절이 떠오를 때, 잊고 있다 생각이 날 때면 그것들을 왜 잊고 있었나 싶다. 겨울이 되어야만 위에도 피어나는 꽃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낸다. 계절이 때맞춰 가져오는 추억과 감성은 확하다.


아직은, 이라고 생각했는데 눈은 가을을 덮고 한 번에 겨울이 되었다. 눈은 언제나 겨울의 것이어야 할 텐데. 첫눈이 그렇다고 말하듯 함박눈이 펑펑 내려와 겨울을 알렸다.



첫눈이 내리기 전에 쓴 글인데, 발행 전에 첫눈이 내려 조금 수정하여 올립니다. 제가 사는 곳은 어제 눈이 정말 많이 오래도 와서 눈을 실컷 맞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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