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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Mar 01. 2021

준비 운동은 커피




어떤 날이든 대부분의 날들은 커피를 타는 것으로 그 날 하루의 업무가 시작된다.

원두가 구비되어 있다면 원두를 갈아서 전문적이진 않더라도 나름의 정성을 들여 핸드드립 커피를 준비하기도 하고 인스턴트 알 커피를 대충 타서 마시던 날도 있었는데, 사실 90% 이상의 날들은 회사에 도착해 캡슐 커피를 준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디 어디에서 온 원두든 서울 근처 요기조기 유명한 카페에서 만든 드립백이든 여러 가지 종류의 커피가 있긴 한데, 하지만 역시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장 맛있는 커피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준 커피인 것이다.

나로서는 남이 커피를 만들어주는 걸 기다리는 동안의 설렘까지도 그 커피 맛의 일부라서 인지 카페에 들러 돈 내고 사온 커피는 더욱 맛있을 수밖에.


가끔 그런 호사를 부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날들의 커피 일상이라는 것은 책상에 앉기 전에 자 이제 일을 시작해볼까 하는 준비운동의 일환이며, 그렇다 보니 업무전에는 자연스럽게 커피 도구 앞으로 가게 된다. 그 곳이 회사건 집이건 상관없이 말이다.

업무 중에는 카페인이 필수 요소이다 보니 업무를 시작하고 작업대 위에 커피잔이 놓여있지 않으면 아무래도 작업 중간에 일어나서 커피를 타러 가는 시간이 필요해지고 그때는 결국 몰입이 깨지기 때문에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커피가 담긴 잔을 의식적으로 준비하는 것이다. 굉장히 몰입이 잘되는 어떤 날은 잔 속의 커피가 그대로 차갑게 식어버리는 경우도 있다.(하지만 대부분은 안 그렇다.)


그러나 이 준비운동에는 굉장한 부작용 있는데, 커피란 음료는 본디 방광을 바쁘게 만드는 편이라서 몰입을 위한 이 음료가 몰입을 무척이나 방해하는 경우도 생긴다는 것이다. 커피 일상의 가장 큰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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