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맞는 사람과 밥을 먹고 싶습니다.
오전 11시 30분.
사내 메신저로 고위 임원분의 메시지가 왔습니다.
"책인사님. 같이 점심 먹을까요?"
"네~! 좋습니다~!"
라고 대답하며 점심 식사를 하러 갑니다.
고위 임원분과의 식사는 조금은 불편할 수 있지만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 공짜입니다.
정확하게는 회사 돈으로 점심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둘째, 보고하기 조금 껄끄러웠던 사항들을 다소 편안한 분위기 속에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어려운 주제를 조금 편안하게 말할 수는 있지만, 밥을 먹다 체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 점심식사 시간이 조금 길어져도 용인이 됩니다.
물론 주어진 일은 예정된 시간 안에 맞춰야 되긴 합니다.
예전에는 높은 분들과의 식사자리가 좋았습니다.
적극적으로 나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코로나가 부른 변화를 많은 분들이 '비대면'이라고 하지만,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선택적 대면'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똑같이 회사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라도 부장님과 함께하는 수직적인 형태의 회식은 싫지만, 팀원들끼리 격의 없이 어울리는 수평적인 모임은 좋다는 속내가 나와 버린 것입니다.
- 그냥 하지 말라 _ 송길영 지음 _ 북스톤 출판사 -
재택근무의 가장 큰 장점을 뽑아보자면,
저는 뭐니 뭐니 해도 보기 싫은 사람을 하루 종일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제일 보기 싫은 사람은 회사에서의 자리도 나와 가까운 경우가 많지요.)
팀장이 되고 난 이후,
식사자리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격려가 필요한 경우에는 법인카드만 쥐어주고 맛있는 거 먹고 오라고 말을 합니다.
저녁 술자리가 있더라도 되도록이면 말을 줄이고, 주로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윗사람이 저녁 자리에서 말이 많아지면 보통 2가지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첫째, 했던 이야기를 또 하거나,
둘째, 진심 어린 조언이라는 미명 하에, 마음에 상처만 주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녁 술자리도 되도록 2시간 이내로 마무리합니다.
혹시 직원들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끼면 직원들끼리 2차를 가라고 하고, 법인카드를 건네줍니다.
팀장인 저도 선택적 대면이 좋습니다.
팀원들은 오죽할까요?
이번 주에 옆 팀 저녁 회식이 있었다고 합니다.
팀원들 격려를 위해서 사장님을 팀 회식자리에 모셨다고 합니다.
사장님 눈에 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옆 팀 직원들이 좋은 걸까요?
아니면 2시간만 먹고 집에 가는 우리 팀이 좋은 걸까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 때문에 직원들이 집에 늦게 귀가하거나,
들었던 이야기를 또 듣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팀장인 저도 선택적 대면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