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업무의 특성상 퇴직면담을 많이 합니다.
퇴직을 결심한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경우도 있지만,
회사를 떠나야 하는 사람을 만나서 설득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번 퇴직면담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저와 함께 일했던 예전 팀원이 퇴직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찬 바람이 불던 어느 날 저녁.
저는 예전 팀원을 만났습니다.
저녁을 먹으며 술도 한 잔 했습니다.
어렵게 꺼낸 이야기의 끝에, 팀원은 퇴직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특히 아끼던 팀원이었기에 저의 마음은 더욱 아팠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저는 참 많이 울었습니다.
그 팀원의 마지막 날.
몇몇 동료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그의 앞날에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도해 주었습니다.
팀원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권고사직 마스터 책인사님입니다"라고.
그 팀원은 제가 난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퇴직을 선택했을 수도 있겠지요.
예전 팀원이 떠난 다음날.
전날 제 목소리를 들었던 현재 팀원이 말했습니다.
"어제 팀장님 목소리가 조금은 슬프게 들렸습니다."
제가 답했습니다.
"심장을 도려내는 기분이었습니다. 사실 정말 슬펐어요."
20대까지 30번은 넘게 읽고 책장에 10년 넘게 꽂혀있던 삼국지를 꺼내 들었습니다.
제갈량이 마속을 참하는 '읍참마속' 부분을 펼쳐보았습니다.
제갈량도 울면서 마속을 참했다는 그 문구가 제 마음을 파고들었습니다.
물론 그 슬픔의 차이는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읍참마속은 참 슬픈 일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새로운 길을 걸어가야 하는 팀원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