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초민감자의 고통
감각적 예민함이 두드러지는 사람들을 ‘에너지 초민감자’라고 지칭하기도 합니다. 일각에서는 초민감자들을 괴롭히는 에너지 뱀파이어나 나르시시스트 등의 유형을 구분해 설명하며, 그들로부터 초민감자를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 방법들은 모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저의 내담자 유형 중에도 초민감자들이 종종 있으며,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자신을 보호합니다.
몸과 마음의 관계는 매우 미묘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초민감자들은 몸과 마음의 유기적인 연결 및 순환의 흐름을 미세하게 감지하는 유형입니다. 따라서 에너지의 흐름이 왜곡되거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 몹시 충격적인 형태로 위험을 감지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훨씬 고통에 취약한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민감자들의 이런 예민함을 예리한 도구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아주 날카롭게 만들어진 칼을 다루는 방법을 익힌다면 오히려 유용할 것입니다. 굳이 거칠게 다뤄 무딘 칼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초민감자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왜 이렇게 예민해? 그 정도는 참고 넘기면 되는 거 아냐?’, ‘힘들겠구나. 하지만 너의 예민함을 공감하긴 어려워. 나는 그 정도로 고통스럽게 느껴지지 않거든.’ 같은 반응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니 외부에서 의지처를 찾기보다는 스스로 마음의 힘을 단련해 자신을 보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물질은 에너지를 따릅니다. 마음은 에너지의 방향성을 정하는 도구로 기능합니다. 초민감자의 예민함은 마음이 단련된 후에는 예리함으로 작용합니다. 어떤 방향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큰 고통이 될 수도, 큰 축복이 될 수도 있겠지요:)
case 1.
한 내담자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감에 예민했습니다. 또 다섯 감각이 일반적인 수준보다 발달해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많은 대중들이 모인 장소에서 가스냄새를 감지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내담자는 각 사람의 체취와 미세한 공기의 흐름, 사람마다 미묘하게 차이가 있는 생체반응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방귀 냄새의 범인(?)을 바로 알아차립니다. 매우 동물적이고 야생적인 감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향이 나는 향수나 섬유유연제 등에 매우 고통받습니다. 주변에 향수를 뿌린 사람이 있으면 코가 아픈 것을 넘어 뇌가 잠식당하는 감각을 느끼기도 합니다. 소리나 맛, 촉감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case 2.
다른 내담자는 직감이 상당히 뛰어난 편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장소에 방문했을 때 쎄-한 느낌을 감지하는데, 그런 경우 자연적인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던지 모인 군중들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일이 꼭 일어나죠.
이런 유형은 전자기기의 전자파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전자파에서 발생하는 고정적인 주파수는 내담자의 감각을 교란해 고통을 유발합니다. 서울과 같은 발달된 도심에는 거의 모든 장소에 와이파이가 흐릅니다. 아주 편리한 조건이지만 초민감자에게는 거대한 사막의 모래폭풍 한복판에 사는 것과 같습니다.
또 주변에 있는 전자기기가 이상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디지털 기기가 적은 자연으로 나아가면 조금 편안하지만 자연에서 발생하는 여러 현상에 민감하므로 고통에서부터 완전히 안전하지 못합니다.
case 3.
또 다른 내담자는 유독 대중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이상행동을 보이는 사람과 마주하거나 그들의 타깃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간혹 공격적으로 위협을 가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니, 얼마나 야생적인 생존을 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원치 않더라도 여러 사람과 어울리게 됩니다. 이때 내담자는 꼭 자신의 기가 빨려나가는 대상과 마주합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신체화 장애까지 쉽게 일어나므로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상대가 직장 상사 거나 동료인 경우, 혹은 같이 사는 가족인 경우는 상황이 더 나쁩니다. 매일 고정적인 시간과 장소에서 마주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생활 방식을 바꾸는 방향으로 자신을 보호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생존에 대한 불안감이 상승하게 됩니다.
1번 케이스는 명상 수행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사마타와 위빠사나 방식이 병행되는 수행이 도움 됩니다.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작용을 통찰할 수 있다면 예민함의 고통은 예리함으로 확장됩니다. 어쩌면 자신의 소명이 그러한 방향과 닿아있는지도 모릅니다.
2번 케이스는 디지털 디톡스가 큰 도움이 됩니다. 소금물이 유용한 방어구이니 바다가 좋은 장소이며, 자연환경의 변화에 유독 민감하다면 날을 잘 골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해수사우나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민감도에 따라 사람이 적은 시설을 이용한다던지 여러 상황과 조건을 고려하면 도움이 됩니다. 주거환경을 적절하게 꾸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3번 케이스는 약간 특이 케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에너지 캐스팅에 노출된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에너지 캐스팅을 해결한 뒤에는 꾸준한 명상 수행을 통해 에너지 방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무릎이나 척추 같은 관절 수술 후 꾸준히 재활을 병행하는 것과 유사하죠.
*에너지 캐스팅: 신내림, 신병, 퇴마, 부착영 퇴치 등으로 분류되는 영역입니다. 다소 초현실적이고 납득하기 어려운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현상도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작용의 한 종류입니다. 에너지 캐스팅 현상은 현상 자체를 제거한다기보다 에너지 패턴을 전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세한 얘기는 다른 연재 파트에서 다뤄보겠습니다.
당신의 예민함이 예리함으로 확장될 수 있기를
당신의 고통이 기회이자 축복으로 전환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