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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소통가 Sep 18. 2024

저는 유독 예민해요. (2)

관계에서 겪는 고통


모든 사람은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가족 관계, 연인 관계, 친구 관계, 회사 동료 관계 등 다양한 종류의 관계들이 있죠. 각 관계마다 여러 가지 페르소나를 가집니다. 예를 들어 20대 후반 가상의 남성을 떠올려보겠습니다. 그는 부모님에게 의젓한 장남이면서 연인에게는 다정한 사랑둥이며, 친구들 사이에서는 까칠한 녀석이고, 회사에서는 입담 좋은 분위기 메이커가 되기도 합니다. 모두가 다양한 내면의 도구를 활용하며 살아갑니다. 또 그런 다양성이 요구되는 사회이기도 하죠.


내면의 도구를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관계를 잘 이어가기에 수월할까요? 안타깝게도 모든 관계는 자동차 도로주행과 비슷합니다. 나만 잘한다고 안전하지 않습니다. 상호 간의 약속과 책임이 잘 지켜져야 합니다. 또한 돌발 상황에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보험도 잘 들어둬야겠지요. 그러나 역시 위험 요소는 도처에 있습니다. 늘 주의를 기울이고 앞뒤좌우를 잘 살펴야만 합니다.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관계의 파국은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나의 생각과 상대방의 생각은 늘 다릅니다. 같은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의견에 동의할지라도 그것이 완전히 똑같은 생각일 수는 없습니다.  만약 당신이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났다면 거기서부터 오해가 시작된 것입니다. 마음이라는 에너지 세상은 매우 미묘하여 찰나의 순간에도 빠른 변화를 일으킵니다. 뿐만 아니라 외부적인 상황과 조건도 자주 변화합니다. 빠르게 흐르는 서로 다른 물줄기가 각기 다른 방향에서 부딪히면 얼마나 큰 파도가 일어날까요? 우리는 모두가 각자의 궤도에서 흘러감을 이해해야 합니다. 종종 비슷한 궤도에서 만나 행복하기도 하고, 가끔 궤도가 길게 겹치기도 하며, 영영 가까워지지 못하는 궤도에 머물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없어 힘들고,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이기에 힘듭니다. 또 이러한 고통이 반복되고 지속됩니다. 신성한 고통의 진리입니다.




몸과 마음이 예민한 사람들은 관계에 더욱 취약합니다. 예민하다는 것은 위험 요소를 더욱 잘 감지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위험 요소에 노출될 위험이 크죠. 연인으로 인해 눈물로 매일을 지새우던 한 내담자가 있었습니다. 불타오르는 연애를 시작으로 아무도 그들의 사랑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내담자는 고통에 휩싸였습니다. 연인과의 의견 충돌이 극심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연락 문제로 자주 싸웠고, 그럴 때마다 무너진 가슴을 들고 저에게 도움을 청하러 나타나곤 했습니다.


자세한 얘기를 이곳에 풀어놓을 수는 없지만 내담자와 그 연인 사이의 갈등은 오해에서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각자 상대방이 어떤 사람일 것이라는 예상범위를 두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말과 행동을 발견할 때 서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었죠. 쉬운 방법은 상대방의 말을 모두 수용해 이상적인 연인이 되어주거나 헤어지는 것. 두 가지입니다. 내담자는 그 두 가지 모두 해낼 수 없었습니다. 현명한 방법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들은 현재 6년 이상 만난 연인사이가 되었습니다. 내담자는 가슴이 무너질 때마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왜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파악하며 과거의 트라우마를 정화하기도 했습니다. 또 자신의 두려움과 연약함을 수용하는 과정도 거쳤죠. 자신의 내면을 지켜볼수록 상대방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자신의 못난 부분을 질책하지 않고 연민과 자애로 안아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상대방의 허점도 용서하고 끌어안아줍니다. 서로 존중하는 관계가 가장 유연하고 안전한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상호 존중은 연민과 자애, 용서와 수용, 감사와 평화가 기반이 됩니다.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전백승이죠:)



매일 눈물로 지새우던 내담자가 이제는 마음이 단단하고 의젓해졌습니다. 마음이 굳건하니 말과 행동도 차분해지고, 주변 상황과 인맥들도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얼굴과 눈빛도 달라졌습니다. 느긋하고 여유로운 표정에 눈이 반짝이는 그런 얼굴. 마음의 힘은 이렇게나 신비로운 변화를 일으킵니다. 사랑을 하면 달라진다는 얘기는 정말입니다. 자신을 먼저 사랑하세요. 그리고 그 자애의 힘이 몸과 마음을 가득 채우고 흘러넘치게 하세요. 자애는 어떤 방어구보다 강력한 보호를 일으킵니다. 더 이상 어떤 존재도 당신을 상처 입히지 못합니다. 다만 자애를 묻혀 돌아갈 뿐이죠.




관계로 인해 고통받는 모든 이들이 자애의 힘을 되찾기를 기원합니다.


내가 늘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바랍니다.

언제나 영적으로 건강하고 보호받기를 바랍니다.

삶의 피할 수 없는 고통과 문제,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인내심과 용기를 지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용서와 사랑, 알아차림과 지혜로 늘 평온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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