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의 새해 첫 일기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에 작성한 글입니다!)
작년의 목표는 중국어 자격증과 책 출판하기, 그리고 독서 100권 하기가 제일 컸다. 소소하게 하려고 한 것도 있고, 크게 판을 벌렸던 것도 있다. 연말에 중국어 자격증을 따고 나니 비로소 한 해가 간 느낌이었다. 운동도 꾸준히 습관처럼 하고, 아. 우쿨렐레도 꽤 진도가 많이 나갔다. 올해도 등록했으니 선생님과 아르페지오 주법을 마스터, 까지는 아니더라도 잘할 수 있게 연습해야지. 올해는 지금껏 가보지 않은 나라를 한 군데 정도 여행해 봐야겠다. 대만에 고양이 마을이 있다던데 꼭 가보고 싶다. 요즘 한국 사람들이 많아져서 여행의 낯섦이 줄어들었다던데 시기를 잘 선택해야 할 것 같다.
무언가를 하나 하면 또 하고 싶은 것이 생긴다. 즐거운 일이다.
(8월에 쓰는 하반기의 목표 설정 점검 일기)
새해 썼던 첫 일기를 다시 읽었다. 출장으로 정신없던 날이었지만, 그래도 꽤 희망에 차서 일기를 적었더랬다. 출장으로 가게 된 미국에서 여정의 막바지에 코로나-19(그때는 우한 폐렴이라고 했지만) 소식을 들었고, 하지만 내가 간 출장지가 모두 국제 행사였기에, 그냥 지나가는 감기 정도로만 생각을 했었다.
독서와 스페인어는 예정대로 시작하게 되었지만, 다른 목표들은 조금씩 어긋나고 있다. 캘리그래피는 수강생을 모집하지 않아 재봉틀 수업으로 대체했고, 가족들에게 잘 하자는 목표는 가족들을 보러 고향에 내려가는 것조차 힘들게 했다. 운동도 당분간은 집에서 간단하게 하는 것으로 목표를 바꿨다.
내 인생의 날들은 대부분 평온하고 굴곡이 적어서, 새해에 생각한 목표는 나의 게으름이나 인사발령이 아니라면 실행부터 못하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올해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나만의 욕심으로 무언가를 하기에는 전 세계 사람들의 시계가 평소에 비해 느리게 가고, 혹은 멈춰 있는 기분이 든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서, 2020년 1월 1일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흘러가는 사회의 모습이,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비록 목표가 조금씩 수정되기는 했지만,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올해도 달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