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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그리움

by 김태상

겨울, 그리움


1.

부잣집 애건 가난한 집 애건

골목의 아이들은 모조리 손이 텄다


눈을 뭉치거나 구슬을 놀리거나 썰매를

타거나, 아이들의 겨울 손은 늘 분주했다

털옷을 몇 벌이나 끼어 입어도

아이들의 겨울은 추운 법인

장갑을 끼지 않아도 주머니에 손을 넣은

아이는 하나도 없었다


2.

겨울이면 아이들은 온종일 골목에서 살았다

눈 내리는 날이면 골목은 더 붐볐다


볼그레한 뺨에 겨울 볕이 내리면

담벼락에 붙어 서로의 얼굴을 보며 히죽거렸다


아이를 부르는 엄마의 카랑한 소리는

차가운 저녁 바람에 흩어져 아무 소용이 없었다


부잣집 애건 가난한 집 애건

그리운 내 유년의 아이들은 언제나 한패였다



(사진 이윤성 @yoonseung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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