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모 포토 삽입은 유방암 환자들이 항암을 하기 전에 가슴에 주사를 심는 것을 말한다. 독한 항암제를 맞으려면 혈관이 좋아야 한다. 항암을 할 때마다 좋은 혈관을 잡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혈관들도 자주 주사를 맞으면 도망간다. 주사 맞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하는 시술로 보면 간단하다.
언니는 운이 없게 케모 시술한 곳에 염증이 생겼다. 염증 제거를 위한 치료로 매일매일 죽음의 고통을 맛보았다. 먼저 케모를 제거하고 그 안의 염증을 제거하기 위해서 두 분의 건강한 남자와 한 분의 의사가 들어온단다. 두 분의 남자분들은 언니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붙잡고 한 분은 염증을 제거했단다. 치료하는 과정 동안의 통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 울면서 몸부림을 쳤단다.
언니는 치료 시간이 되어 3분이 병실 문을 여는 순간부터 무섭고 두려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진저리를 쳤다. 항암 치료보다 케모 염증 치료가 훨씬 고통스럽고 힘들었다고 표현했다.
항암 치료하는 도중에 언니가 겪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아팠다. 유방암 환자의 또 다른 문제는 항암치료 후에 오는 팔의 부종이다. 팔이 코끼리 팔처럼 부어 통증을 호소한다. 심한 사람은 팔과 손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그들은 압박 붕대로 팔을 감싸고 팔을 묶어 하늘로 향하게 놓는 경우가 많다.
항암치료를 하는 동안,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환자들의 표현에 의하면, 온몸 구석구석 1초도 안 아픈 순간이 없다고 한다. 몸에 있는 눈썹, 코털 등 털이란 털이 모두 빠지는 것은 기본이다. 구토와 식욕부진은 물론 고통이 심한 환자는 바닥을 긁어 손톱이 빠지거나 부러진 환자들도 여럿 보았다. 긁지 않아도 손발톱은 까맣게 변한다. 몸이 약한 분들은 자연스럽게 손톱 발톱이 빠지기도 한다. 항암 도중 사망하는 환자들도 여러 명 보았다. 항암의 부작용은 사람마다 신체조건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모든 치료가 끝나고 1년 이상이 지난 언니는 지난 3년간 죽는 게 나은 건지 이렇게 사는 게 나은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에게 언니의 고통을 말씀해 보셨어요?”라고 물어보았다. 언니는,
“의사가 뭐라는 줄 아니?”라며 기가 막힌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며 웃었다.
“뭐라는 데요?”라며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암 환자가 아픈 건 당연한 거지요. 살아 있는 것만으로 다행으로 생각하세요. 암에 걸렸는데 아프지 않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셨어요?”라며 당연한 것 물어보냐는 투로 성의 없이 말했다며, 할 말을 잃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있었어요? 당신이 아파도 이렇게 말할까요? 아니면 당신 가족이라도 이렇게 말씀하시겠어요? 라고, 물어보지?”라며 나는 흥분하면서 말했다.
“나도 그러고 싶었지. 하지만, 앞으로 얼마나 만날지 모르는데 괜히 미운털 밝히면 어쩌니? 나도 하고 싶은 말은 많았어.”라며 팔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암 환자는 고통 없이 살 권리도 없는 걸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로 감사해야 할까? 나도 가끔 의료진들에게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라.”는 말을 듣는다. 그럴 때마다 웃으면서 “선생님은 내가 죽기를 바래요?”라며 받아치지만, 듣는 암 환자는 씁쓸하다.
겉은 멀쩡해 보여도 암 환자들의 고통은 본인이 아니면 알 수 없다. 의료진과 가족, 주변 지인들은 개별적인 고통을 완화해 주기 위한 심리적 지지와 삶을 가치를 느끼도록 공감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2023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