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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경 Nov 04. 2023

아버지의 암투병 : 사이비 치료와 진짜 치료(2)

  

여느 때와 다르게, 죽음의 임박성 앞에서 사람은 누구나 살고 싶은 욕망이 커진다. “입버릇처럼 죽어야지”라고 하던 노인들도 막상 죽음 앞에서는 생존의 욕구를 절실히 느끼게 되는 법이다.       




아버지는 독하게 약주부터 끊으셨다. 평생 못 끊을 줄 알았던 술을 그때부터 한 번도 드시지 않으셨다. 반대로 나는 암에 걸리고 더 많이 마셨던 것 같다. 외롭고 힘들었다. 그때부터 독서와 글쓰기를 했다면 덜 마셨을 텐데. 허탈 웃음이 나온다. 지금은 거의 마시지 않는다. 신기하다. 먹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든다.    

 



아버지 요양병원에 가시고 싶다고 언니 오빠에게 말했다. 언니들이 지방 몇 군데를 알아보았다. 다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암 요양병원이 우후죽순으로 많이 생긴 게 불과 몇 년 전이다. 아버지가 아프실 때만 해도 많지 않았다. 거의 지방이었고 지금처럼 좋은 조건은 아니었다.      


내가 처음 암에 걸렸을 때도 암 요양병원은 별로 없었다. 2번째 수술하고부터 여기저기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은 갈 곳도 많고 조건도 좋아졌다. 우선 식사부터 다르다. 집에서 해줄 수 없는 환자 식단으로 질이 좋다. 면역치료 또한 계속 발전되어, 실비만 잘 들어 있으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내가 2~3년만 암이 일찍 왔다면 보내드렸을 것이다. 그때만 해도 내가 아픈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 살기 바빴다. 솔직히 정이 별로 없었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어린 나에게 좀만 잘해주셨어도 모든 걸 해 드렸을 텐데. 내가 아프고 나니 아버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리고 눈물이 한 없이 흐른다.      


지금 생각하면 “이왕 걸릴 거 좀 일찍 걸렸으면아버지 1년은 더 사실 수 있지 않으셨을까돌아가실 때도 덜 고통 받지 않으셨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10년간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면서 암에 좋은 민간요법좋은 약과 치료 방법을 알고 있다암은 돈만 있으면 생명 연장은 물론 죽을 때도 고통을 줄일 수 있다. 여러 가지 방법도 안다. 나 또한 내가 터득한 방식으로 내 몸에 맞게 관리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항암치료를 포기하시고 집에 계실 때, 어느 날 언니가 밤늦게 전화가 왔다. TV를 켜보라는 것이다. 거기에 “넥시아”라는 약에 대해 나왔다. 많은 암 환자가 넥시아의 팬이었다. 한의사가 건물도 짓고 있었지만, 양방의 방해로 건물이 완성되지 못했다.      
“넥시아”를 개발한 최 원장은 자신의 병원에서 양방의 항의로 쫓겨났다. 다음날부터 우리는 “넥시아”를 인터넷에서 찾았다. 거기서 나온 강남 한의원에 갔다사기꾼들이었다말기 암 환자가 오면 그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약을 비싸게 판 것이다. 
한약은 부르는 게 값이다게다가 넥시아라는 약을 본 사람이 거의 없다한의원에서 이게 넥시아에요.”라고 하면 무조건 믿었다. 아버지도 거기서 두 번을 사다 드셨다.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처음엔 300만 원을 달라고 했단다. 늙어서 돈이 없다고 싸게 해달라고 했더니만, 150만 원에 해주었단다. 다 드시고 다시 가서 돈이 없다고 하니깐 80만 원에 주었다고 했다. 더 이상 효과가 없어 안 가셨다.     
약 사러 갔을 때, 다른 환자들이 왔었다고 한다. 그 환자들에게는 300만 원을 다 받는 것을 보셨단다. 한의원은 말기 환자들, 즉 죽기 전에 오는 사람들이라 이번 오면 다시 올 확률이 적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죽음 직전의 사람들은 먹고 나을 수만 있다면 비싸도 먹게 되어 있다.      
10년간 병원에 다니면서 암 환자들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사이비 종교기 치료사병원의사들을 수도 없이 보았다죽음을 앞에 둔 사람들은 치료만 된다면 땡빚을 내서라도 약을 사고 치료를 받는다.     
내가 암에 걸리고 첫 수술 후, 간 병원에서 진짜 “넥시아”를 먹는 사람들을 만났다. 넥시아는 한약으로 된 물이 아니라 캡슐로 된 자주색 알약이었다. 기가 막혔다. 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내가 정말 나쁜 년이구나!” 알아본다고 알아봤지만, 제대로 알아보지 않았다.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오빠가 있는데 알아서 하겠지.’라는 생각에 몇 번 찾아보고 말았다. 내가 이렇게 아파보면서 아버지가 투병하시는 3년간 참 외로우셨겠구나!’라는 생각이 날 때마다 마음이 저리고 죄책감에 눈물만 나온다.
20231102


지금 생각하면 “이왕 걸릴 거 좀 일찍 걸렸으면아버지 1년은 더 사실 수 있지 않으셨을까돌아가실 때도 덜 고통 받지 않으셨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10년간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면서 암에 좋은 민간요법좋은 약과 치료 방법을 알고 있다암은 돈만 있으면 생명 연장은 물론 죽을 때도 고통을 줄일 수 있다. 여러 가지 방법도 안다. 나 또한 내가 터득한 방식으로 내 몸에 맞게 관리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항암치료를 포기하시고 집에 계실 때, 어느 날 언니가 밤늦게 전화가 왔다. TV를 켜보라는 것이다. 거기에 “넥시아”라는 약에 대해 나왔다. 많은 암 환자가 넥시아의 팬이었다. 한의사가 건물도 짓고 있었지만, 양방의 방해로 건물이 완성되지 못했다.      


“넥시아”를 개발한 최 원장은 자신의 병원에서 양방의 항의로 쫓겨났다. 다음날부터 우리는 “넥시아”를 인터넷에서 찾았다. 거기서 나온 강남 한의원에 갔다사기꾼들이었다말기 암 환자가 오면 그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약을 비싸게 판 것이다. 


한약은 부르는 게 값이다게다가 넥시아라는 약을 본 사람이 거의 없다한의원에서 이게 넥시아에요.”라고 하면 무조건 믿었다. 아버지도 거기서 두 번을 사다 드셨다.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처음엔 300만 원을 달라고 했단다. 늙어서 돈이 없다고 싸게 해달라고 했더니만, 150만 원에 해주었단다. 다 드시고 다시 가서 돈이 없다고 하니깐 80만 원에 주었다고 했다. 더 이상 효과가 없어 안 가셨다.     


약 사러 갔을 때, 다른 환자들이 왔었다고 한다. 그 환자들에게는 300만 원을 다 받는 것을 보셨단다. 한의원은 말기 환자들, 즉 죽기 전에 오는 사람들이라 이번 오면 다시 올 확률이 적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죽음 직전의 사람들은 먹고 나을 수만 있다면 비싸도 먹게 되어 있다.     

 



10년간 병원에 다니면서 암 환자들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사이비 종교기 치료사병원의사들을 수도 없이 

보았다죽음을 앞에 둔 사람들은 치료만 된다면 땡빚을 내서라도 약을 사고 치료를 받는다.     


내가 암에 걸리고 첫 수술 후, 간 병원에서 진짜 “넥시아”를 먹는 사람들을 만났다. 넥시아는 한약으로 된 물이 아니라 캡슐로 된 자주색 알약이었다. 기가 막혔다. 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내가 정말 나쁜 년이구나!” 알아본다고 알아봤지만, 제대로 알아보지 않았다.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오빠가 있는데 알아서 하겠지.’라는 생각에 몇 번 찾아보고 말았다. 내가 이렇게 아파보면서 아버지가 투병하시는 3년간 참 외로우셨겠구나!’라는 생각이 날 때마다 마음이 저리고 죄책감에 눈물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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