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자발적 금주일기
3n년동안 한시도 술을 놓은 적이 없었을까요?
후훗 그렇지가 않답니다.
내가 한동안, 그렇게 짧지 않은 시간동안 술을 마시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그 이유인 즉슨, 바로 모낭염!ㅠㅠ
나는 학창시절에 여드름이 나본 적이 없어서 피부가 타고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우리 부모님 두 분도 역시 여드름 때문에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 오빠가 성인이 되고나서 볼에 화농성 여드름이 번지더니
어느날 내 입술 옆에도 무언가가 자꾸 나기 시작했다.
현재의 나같았으면 무언가 나기 시작하면 약을 바르던지 패치를 붙이던지 조치를 취했을 텐데 여드름에 무지했던 그 당시의 나...
"쫌 있으면 가라앉겠지!"하고서 방치를 했던 게 이마를 제외한 모든 얼굴에 벚꽃 피듯 번져버렸다.
과거에 문둔병도 고쳤다는 유명한 피부과에 원정까지 다녔었는데 내 피부는 고쳐주질 못했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해야했기에 나는 밀가루를 끊었고, 그리고 술을 끊었다.
피부건강과 장건강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해서 장에 최대한 자극을 주지 않기로 했던거다.
사실 밀가루끊기는 정말정말 어렵다.
금주보다 더 어려운게 밀가루를 끊는 것 같다.
왜냐하면 단순하게 빵과 면만 안먹으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고추장에도 밀가루가 들어있는 것을 보고 기절할 뻔했다.
밀가루를 끊는다는 것은 현실상 불가능한 것 같아서 빵과 면만 최대한 안먹는 쪽으로 했고
대신 술은 완전히! 한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렇게 5년 정도가 흘렀다.
그러다 우연히 대학병원에 갔다.
마침 내가 다니던 동네 피부과에서 소견서를 써주었고, 나의 아빠고래가 지병때문에 대학병원에 입원을 해서 겸사겸사 피부과 진료를 받았다.
내 얼굴을 돋보기로 들여다보고 피부에서 뭘 채취해가더니 진단명이 나왔다.
"이것은 모낭염입니다."
'알아요..'라는 말을 삼키고 처방해주는 약과 연고를 받아서 나왔다.
약도 먹어보고 염증주사를 맞은 것도 수차례인데 대학병원이라고 뭐 다를까 싶었지만 나는 또 시키는 대로 잘하는 편이다.
항생제를 14일치나 받아왔는데 복용한지 3일이나 지났을까?
모낭염이 눈에띄게 줄더니 일주일이 지나니까 피부가 백옥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피부질환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대학병원에 가라고 한다.
나는 이미 대학병원의 노예가 되었다.
그렇게 나의 오랜 금주기간이 끝이 났다.
파뤼타임....★
"모낭염은 지금도 지긋지긋하게 절 괴롭힌답니다ㅠㅠ
예전에는 조금만 염증이 올라온다싶으면 항생제를 먹어서 누르곤 했었는데
이제는 받아들이고 있어요.
지금도 트러블이 하나둘 땅따먹기하듯이 번지는걸 한 달 넘게 냅뒀더니
서서히 가라앉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