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달리기 Vs 야외 달리기
EP.08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색상 - 헬스장 달리기 Vs 야외 달리기
예전 어떤 지면에서 트레드 밀에서 달리는 것과 야외에서 달리는 것에 대해 어디가 더 힘든지 논했던 글이 기억난다.
결론은 김 빠지게 특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각자의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데 과학적으로 정리될 수 있을 리가…
우선 이론만 따지자면 트레드 밀에서 달리는 것이 왠지 에너지를 덜 소모하고 덜 힘들 것 같아 보인다. 야외 달리기는 정지된 땅을 자신이 밀고 도약해야 하는 반면 트레드 밀은 이미 돌아가고 있는 지면에 살짝 힘만 주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내 달리기는 동일한 근육을 계속 쓰는 점 대비 실외 달리기는 지면의 불규칙성 때문에 여러 근육을 나눠 쓰는 점에서의 물리적인 차이점이 있다. 또한 사람이 느끼는 심리적인 부분까지 함께 따지자면 서로 편애하는 정도나 힘듦의 정도가 많이 차이나는 가 보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는 야외 달리기와 변화되는 풍경에 익숙하다 보니 가끔씩 출장 때 접하게 되는 호텔에서의 트레드 밀 달리기는 훨씬 힘들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는 아마 기본적인 무료함, 시시각각 변화되는 몸의 컨디션과 무관하게 무조건 정속으로 달려야 하는 데서 오는 부담 등이 미쳐서 그럴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트레드 밀에 익숙하신 분들은 실내 달리기가 훨씬 안정적이고 편하다고 하신다. 만약 헬스장이 가까이 있다면 바로 접근할 수 있는 용이성, 일 년 사계절 날씨 구애받지 않는 적정한 컨디션, 자기의 몸 상태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적정 속도, 음악을 듣든 드라마를 보든 달리기를 하며 가지는 개인적인 시간, 끝나고 나서 마무리 운동이나 근력까지 함께 할 수 있는 헬스 편의성.
그래서 둘의 대결은 우위가 없다. 각자에게 매력적인 방법으로 진행하면 되고, 달리기라는 것을 알아가는 행위로써 무엇이든 나는 두 가지 모두를 백이십퍼센트 인정하고 싶다.
투표를 하라고 한다면 야외 달리기를 선호하는 1인으로써, 혹시 밖에서 달리고는 싶은데 사람들이 주저할 만한 애로사항을 얘기해 볼 수 있을까?
바로 떠오르는 것은 남들에 대한 시선, 그리고 두 번째는 날씨에 대한 변수가 있을 것 같다.
본 챕터에서는 본 두 가지에 대해 얘기해 보면서 야외 달리기에 대한 애로사항을 보완해 보자.
우리가 초보 시절에는 유독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게 된다.
모든 일이 다 그렇지 않나. 매사 조심스럽고 내가 하는 행동이 혹시 우스꽝스럽게 보이지는 않을지 고민을 하게 된다. 주변에는 이미 상당한 고수들이 있는 것 같은데 내가 하는 레벨이 하찮게 보일지 신경을 쓰게 된다.
야외에 나가게 되면 이런 나의 상태가 그대로 노출될 것 같고, 그래서 실내 달리기에만 몰두하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 데 대해 뭐라고 얘기할 수 있겠냐만, 적어도 언급하고 싶은 것은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예를 들어 공원에 나가 보면 걷는 사람도 있고, 뛰는 사람도 있고, 그 사이를 지나치는 자전거도 있고, 재잘거리는 아이들, 강아지 끌고 산책하는 이들, 앉아서 재잘거리는 사람들로 다채로운 풍경이 만들어진다. 이런 파편화된 개인에 대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전체적인 풍경화를 이루는 하나의 둥그스름한 요소로 인식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느린 속도로 달리고 있다고 했을 때 나는 그 전체 속의 색상으로 기능하고 있을 뿐, 사람들은 그 속의 디테일을 하나하나 따질 여유도 없을뿐더러 자기 자신에게 보다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그대가 오랜만에 야외 달리기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파란색 타이즈를 입고 붉은색 슈퍼맨 팬티를 데코 해서 달리고 있다고 치자.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흠… 이런 구름이 조금 끼어 있는 날에는 붉은색 팬티보다는 베트맨의 쥐색 팬티가 좋으련만.” 이런 생각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남이 당신의 달리기의 자세나 옷차림, 흘리는 땀방울에 대해 하등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 그 때문에 실내 달리기를 고집하고 있다면 이 참에 파란색 타이즈와 붉은색 팬티를 걸치고 한번 나가보도록 하자, 과연 쥐색 팬티를 권유하는 이가 한 명이라도 있는지... 믿어도 좋다.
뭔.
야외 달리기에서 또 하나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한겨울의 추위이다.
겨울에 어떻게 달릴까 걱정이 앞서는 이들이 있을 것이라, 본인이 겨울에 달려보며 몇 가지 복장을 테스트해 본 결과를 토대로 핵심을 얘기해 보자.
영하 10도에서도 달리는 나의 복장은 다음과 같다.
상의 : 긴팔 티셔츠 + 모자 있는 얇은 달리기용 자켓
하의 : 레깅스 + 반바지
액세서리 : 얇은 장갑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 적게 타는 사람 등 체질이 다 다르니 특정할 수 없겠지만 의외로 상당히 얇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겨울철 달릴 때 가장 애로사항이 느껴질 부분이 얼굴에 닿는 찬 바람, 그리고 떨어질 것 같은 귀의 고통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목티를 해서 얼굴을 감싸고, 귀마개를 하고 달렸었는데 금세 땀이 채이고 불편했다. 또 깔깔이 달리기용 자켓을 구입해서 입고 달려 보았는데 너무 더워져서 불편했다. 우리가 달릴 때 의외로 몸의 발열이 높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한겨울에도 몸은 금세 더워지고 땀으로 뒤덮인다.
여기서 얇은 달리기용 자켓에 달려있는 모자가 복장의 핵심이다. 모자만 쓰면 그냥 무적군단이 되는 것 같다.
자켓 모자를 쓰고 지퍼를 끝까지 올리면 얼굴이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바깥으로 에어로다이나믹하게 흐르며 찬 기운을 못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얇은 천이 귀를 완벽히 보호해 주기까지 하니 이만한 게 없는 것이다.
그렇게 티셔츠 한 장, 얇은 자켓 한 장을 입고 영하 10도에서 달려도 끝나면 땀에 젖어 있는 게 달리기이다.
장갑은 필수이다. 두꺼우면 이것도 땀이 채인다. 주먹을 쥐고 달리기 때문에 굴러다니는 일반 장갑도 충분하더라. 바지는 레깅스 하나면 충분하다. 여성분들은 충분히 수긍하실 텐데 이것의 보온 효과는 그냥 끝이다. 다른 것을 걸칠 필요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스포츠브랜드보다 요가로 유명한 안다릉 제품을 좋아하는데 가성비에 품질이 뛰어나 반팔, 긴팔을 기본적으로 잘 쓰고, 남성용 레깅스와 반바지를 사서 겨울철 쏠쏠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
스트레칭은 밖에 나가기 전에 따뜻한 집이나 현관에서 미리 하고 나간다. 굳이 경직된 근육으로 추위에 떨면서 하면 오히려 역효과이다.
트레드 밀 달리기를 하는 이들에게도 조언을 드리자면 단조로운 근육 사용에 좀 더 다채로움을 주고자 속도를 달리해 본다거나 지면 각도를 줘 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요즘은 그런 프로그램이 트레드 밀에 기본 세팅되어 있을 것이다.
이번 챕터는 본인이 야외 달리기를 선호해서 팁을 얘기했을 뿐 어쨌든 어디서든 달리셔도 좋다.
달리기는 나와 대화하는 ‘혼자만의 방’과 같은 시간이니 외부로 펼쳐진 시선을 내부로 거두어들여 Come Rain or Come Shine 어디서든 계속 달려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