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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기복이 Feb 14. 2024

미움

내가 마음을 주었던 사람




악연은 때때로 인연을 가장해 온다고 한다

미치도록 끌렸고, 좋은 사람인 줄 알았지만

결국 실망과 미움으로 끝난 관계

그럼에도 한동안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최고로 다루기 힘들다는 양가감정에 시달렸다

후회와 자책, 그 사람에 대한 미움

그리고 한 귀퉁이에는 미련이

사람들한테 욕도 많이 하고 다녔다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그 사람이 결국 나쁜 사람임을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확인받고 싶었고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해 순수하게 미워하는 마음만 남기고 싶었다

내가 오해한 거고, 사실은 좋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혹시나' 하는 마음을 버리고 싶었다


기억이 희미해지며 감정도 옅어질 때쯤

이제 그만 미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억지로 미워하는 마음으로 기억하려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대신에 '혹시나' 하는 그 마음만 남기려 한다

왜냐면 꽤 좋은 사람인 내가 마음을 줄 만큼의 가치가 있던 사람이니까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그 사람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었다고

단지 나와의 인연과 타이밍이 어긋났을 뿐






한때 당신이 좋아했던 사람을 폄하하지 마세요

당신이 온 마음과 진심을 줄 만큼의 사람이었다면

그 사람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었을 테니까요

그와 나 모두 좋은 사람이지만 

퍼즐의 어느 조각이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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