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副詞, ふくし),의태어(擬態語, ぎたいご),그외

by 동틀무렵

부사나 의태어, 의성어 등은 언어에서의 고유의 뜻을 가장 많이 품은 품사들이다. 그 민족의 인식과 관습, 생각 등, 표면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은 것을 표현하는 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의성어는 우선 제외하였다. 언어 계통이 완전히 다른 경우에도 소리를 듣고 표현하는 것에는 차이가 별로 없고, 그것을 문자로 표현해도 비슷하기에 그것을 증거로 같은 언어 뿌리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부사와 의태어 그리고 감동사 등 기타의 단어에 관해서 기술한다.


먼저 부사를 하나의 예로 살펴보자. 일본어에서 매우 자주 등장하는 부사 중 하나가 ‘よく(요쿠)’이다. 잘, 자주, 매우 등의 뜻이다. 이 말이 우리만 ‘용케’와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가. 발음이 비슷하고 뜻은 같다. 일상 대화에서 가장 자주 쓰는 말이 같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한국어의 '마구'는 몹시, 세차게, 함부로, 등의 뜻을 강조할 때 쓰는 부사다. 일본어의 'まくる(마쿠루)'라는 단어는 동사에 붙여 '심하게 ~하다, 계속해 대다'라는 의미를 표현할 때 쓰인다. 두 언어의 의미가 똑같다. 예로 '마구 지껄이다'는 'しゃべりまくる(샤베리마쿠루)', '바람이 마구 불다'라는 '風が吹きまくる(카제가후키마쿠루)'다. 같은 말이지 않은가.


일본어에 기본적으로 등장하는 단어에 '~さいに(사이니)'가 있다. '~할 때'의 의미다. 다른 단어 같지만, '~할 때'를 '~할 사이에'로 뜻을 풀면 같은 말임을 생각할 수 있다.


경상도에서는 '정말/정말?'이라고 맞장구칠 때, '맞아/맞아?'라고 흔히 말한다. 이 말은 대화 상황에 따라 두 의미로 쓰인다. '그렇구나'라는 긍정의 뜻과 '그럴 리가?'의 부정 또는 확인을 위한 의문형으로 사용한다. 일본어에서는 'まさに(마사니),まじ(마지)'가 이런 경우에 사용하는 말이다. 'まさに(마사니)'는 정말로, 꼭, 틀림없이 등, 긍정의 경우에 사용하며 'まじ(마지)'는 ‘~리가 없다’처럼 부정의 의미로 사용된다. 즉, ‘맞아/맞아?’와 'まさに(마사니),まじ(마지)는 대응된다. 이와 비슷한 단어로 'まったく(맛따쿠)'도 '정말로, 그러게'의 뜻이니 상대의 말을 맞장구칠 때 사용하는 '맞아'와 같은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일본어 공부를 막 시작했을 때, 일본에 출장을 갔었다. 일본회사 임원과 미팅할 때 그가 말하는 중간에 ‘ぜひ(제히)’라는 말이 자주 들렸다. 그때는 일본어 완전 초보라서 그 단어를 모르는 상태였다. 귀국하여 그 뜻을 찾아보니, ‘꼭, 제발’이었다. 내게 꼭 부탁한다고 말한 것이다. 이 단어가 우리말과는 관련이 있는 줄은 생각하지 않았는데, 얼마 전 책을 읽다가 ‘재없이’라는 단어가 있어 확인해보니, ‘틀림없이’라는 순우리말이었다. 일본어 ‘ぜひ(제히)’와 우리말 ‘재없이’는 같은 뿌리의 말일 것이다.


경상도 사투리에 ‘무다이’라는 라는 단어가 있다. 이 말은 ‘괜히, 이유 없이, 쓸데없이’의 의미로 자주 사용된다. 예를 들면, ①그 사람을 ‘무다이’ 때렸다(이유 없이) ②‘무다이’ 그 짓을 했다(쓸데없이, 괜히), 와 같이 쓰인다. 국어사전에는 ‘무다이’가 ‘무단(無斷)히’의 경남지역 방언이라 되어 있으나, 의미가 완전히 다르고, 경상도의 ‘무다이’는 일본어 ‘むだな(무다나)/むだに(무다니)-쓸데없이’와 의미가 같다. 또한 전라도 사투리에도 ‘무담시’라는 말이 있다. 이를 볼 때 경상도의 ‘무다이’, 전라도의 ‘무담시’와 일본어의 ‘むだな(무다나)’는 같은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렇게 유사성은 오히려 사투리나 방언에 더 많이 흔적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다 보니, 어떤 단어들은 고대부터의 같은 어원의 단어인지, 아니면 강점기에 일본어가 토착화, 변형되어 우리말이 된 것 경우도 있어 더 연구가 필요하다.


わけ(와케)’라는 단어는 ‘이유, 뜻’을 의미하는 단어인데 다음과 같이 추정해본다. 이것은 정말 억지가 아닐까 하여 매우 조심스러운 생각도 들기는 한다. 이유나 연유를 물을 때 ‘왜 그래?’라고 한다. 경상도 사람은 말을 빠르게 해서 ‘왜캐? 와캐?’라고도 한다. 혹시 이 경상도 말이 일본어의 ‘わけ(와케)’와 같은 말이지 않을까?


우리말과 품사는 서로 다르지만, 어원은 같을 것으로 생각되는 단어도 있다. 일본인과의 전화로 통화할 때 무조건 처음 들리는 말은 ‘もしもし-모시모시’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이 일본말이 우리에게 얼마나 짙게 남아 있었는지, 내 고교 시절까지도 전교생이 아침 조회할 때, 선생님들이 미리 마이크를 점검하면서 ‘모시모시’라고 하면서 마이크를 통통 치던 기억이 있다. 혹시 이 ‘もし-모시’나 ‘もうし-모우시’의 어원을 생각해보았는가? 필자는 우리말 ‘말씀’과 같은 뿌리의 말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もしもし-모시모시’가 여보세요, 의 뜻이지만, 즉. ‘말씀드립니다’와 같은 맥락이다. 예로, ‘キムと申します(김토모시마스)’는 ‘김이라고 합니다(말씀드립니다)’, ‘もうしあげます(모시아게마쓰)’는 ‘말씀 올립니다’와 같이 ‘말씀’과 ‘모시’는 대응된다. 즉, 일본어 ‘もし, もうし-모시’는 우리말의 ‘말씀’이 그 근원이라는 것을 충분히 생각할 수 있겠다.


피부를 뜻하는 ‘はだ(하다)’라는 단어는 한자로는 ‘살가죽 기(肌)’인데, 이를 ‘はだ(하다)’로 훈독(訓讀)하는 이유는 맨살을 보이려면 ‘홀딱’ 벗은 상태가 되어야 하니 혹시 우리말 ‘홀딱’ 에서 연유된 것은 아닐까? ‘맨발(はだし,하다시), 맨몸(はだか,하다카), 쌀쌀하다(はださむい,하다사무이)’와 같은 단어는 모두 드러난 맨몸, 맨살과 관련이 있다.


의성어는 계통이 다른 언어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인간이 들리는 소리를 글자로 표현하는 것이니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의태어는 그렇지 않다. 의태어인 ‘느릿느릿’이 ‘のろのろ(노로노로)’로 거의 비슷한 것은 두 나라의 언어가 비슷하여 인식 또한 비슷한 것이거나, 아니면 우리말이 거의 그대로 일본어에 남아 있다고밖에 할 수 없다. 이처럼 양태를 표현하는 비슷한 단어에 ‘터벅터벅-とぼとぼ(토보토보), 쑥쑥-すくすく(스쿠스쿠), 멈짓멈짓-もじもじ(모지모지)’ 등 많은 것들이 있다. 이 또한 두 언어가 같은 뿌리의 언어였다는 더 없는 강력한 증거일 수밖에 없다.


수십 년 전 某 신문에 일본 고대의 ‘만엽집’의 가사를 해석하는 연재물에 본 기억이다. 당시 한일간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고, 나중에 책*으로 출간되었다. 신라 향가도 해석이 여러 가지듯이, ‘만엽집’은 그보다 더 해석이 여러 가지이고 아예 해석되지 않는 것도 많다. 그런데 이 연재물을 쓴 저자는 만엽집은 고대 한국어로 해석을 해야 온전히 해석된다고 주장하였다. ‘はっけよい(핫케요이)’라는 단어다. 예를 들면, 스모경기에서 심판이 ‘はっけよい(핫케요이)’라고 외치는데, 이는 씨름꾼들이 꼬느기만 하고 서로 수를 쓰지 않을 때 심판이 ‘해라’의 뜻으로 하는 소리이고, 함경도 사투리 ‘하기요!’에서 연유된 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말이 온전한 뜻으로 일본어에 남아 있는 예다.


부사, 의태어들에서 수집한 유사한 단어들은 아래와 같은 생각으로 그 뿌리를 생각해보았다.


.마구-まくる(마쿠루) : 동사에 まくる를 붙여 마구~하다의 뜻

예) ふきまくる-마구 불어 대다, 휘몰아치다. いいまくる-혼자만 마구 떠벌려대다; 기세 좋게 떠들다

.완전히, 정말로, 그러게-まったく(맛따쿠) : 맞장구치는 말 (정말? 맞아!)

.진짜(맞아?)-まじ(마지), まさに(마사니) : 경상도에서는 진짜?의 뜻으로 반문할 때 맞아?라고 함.

.할 때에(하는 사이에)-さいに (사이니) : 때는 ’~사이(새)에’와 거의 같은 의미로 일본어와 유사.

.느릿느릿-のろのろ(노로노로) : 느릿느릿이 노로노로와 같은 것은 의태어

.한가로이-のんびり(논비리) : ※마시다의 のむ(노무)도 놀다와 같은 어원이 아닐까.

.이렇게 많이-いくた(이쿠다) : ※경상도에서는 ‘이렇게’를 ‘이쿠’라고 한다.

.몽롱한 모양(아른아른)-もやもや(모야모야) : 뭐야뭐야

.방긋-にっこり(닛꼬리) :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 모양

.자(이제)-いざ(이자) :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

예)자 가자! : いざいこう, 자! 안녕 : いざさらば


.제발, 꼭-ぜひ(제히) .용케-よく(요쿠)

.때문에-ために(타매니) .확실히(분명하게)-はっきり(핫키리)

.먼저(우선)-まず(마즈) .봐라, 이것봐-ほら(호라)

.아냐, 싫어-いや(이야) .거꾸로(역으로)-ぎゃくに(갸꾸니)

.도무지-どうも(도모) .아무리(너무)-あまり(아마리)

.나름대로, 나름의- なりに(나리니) .듬뿍-たっぷり(닷뿌리), どっぷり(돗뿌리)

.산뜻한-さっぱり(삿파리) .어부바-おんぶ(온부)

.빠끔히- ぱっくり(빳꾸리) .호리호리-ほっそり(홋소리)

.쭈욱-ずんと(즛또) .마주(정면으로)-まむき(마무키)

.혹시-ひょっと(횻또), ひょいと(효이또) .앞에-あて(아테)

.모조리-もろに(모로니) .드문드문(따문따문)-たまたま(타마타마)

.담뿍담뿍-だぶだぶ(다부다부) .빠릿빠릿(팔팔)하다-ばりばり(바리바리)

.술술-すらすら(쓰라쓰라) .터벅터벅-とぼとぼ(토보토보)

.배고픈 모양-ぺこぺこ(페코페코) .부리부리-ぶりぶり(부리부리:성난모양)

.무럭무럭(쑥쑥)-すくすく(스쿠스쿠) .여러 가지(이런저런)-いろいろ(이로이로)

.미끈미끈, 주르르-つるつる(츠루츠루) .슬슬-そろそろ(소로소로)

.으스스-うすら(우스라) .머지않아-もうじき(모우지키)

.줄줄(줄지어)-ぞろぞろ(조로조로) .매우(이토록)-いとも(이토모)

.나의-我が(와가) .멈짓멈짓-もじもじ(모지모지)

.팔팔하다-ぱりぱり(파리파리) .오돌토돌(요철)-おとつう(오-토츠)

.대로--どおり(도오리) .드문드문-たまに(타마니)

.날씬하게-すんなり(쓴나리) .드디어-とうとう(토-토)


문장을 더 맛깔스럽게 하는 부사, 의성어, 의태어 등은 소리와 모양을 표현하는 단어이니, 그 어느 품사보다도 더 유사성이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내가 찾은 것이 겨우 이 정도다. 공부를 계속하다 보면 찾게 될 것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노래하는 역사 / 이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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