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운하의 마지막 도시-포트 사이드

첫 버스 여행

by 시아파파

이집트 친구들의 추천을 받아 가게 된 곳.


포트 사이드 (Port Said)


이 곳은 수에즈 운하가 끝나는 도시이다. 많은 친구들이 좋다고 하여 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집트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 (Eid Al Adha), 빅 바이람 (Big bayram)
이 시작되는 시기여서 일정을 미루게 되었다. 이 때 유동인구가 많아 위험하다고.

드디어 포트 사이드에 가기로 한 날. 일 끝나고 바로 버스터미널로 갔다. 숙소에서 제일 가까운 버스터미널이 두 군데 있는데 슈퍼제트(Super jet) 버스터미널과 고버스(Go bus) 터미널. 이번엔 슈퍼제트 버스터미널에 가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이곳은 고버스와 다르게 예약시스템이 없어서 바로 가면 탈 수 있다고 해서 이곳으로 정했다.


도착한 버스정류장은 생각보다 많이 낡았다.


‘이런 곳에서 버스 타도 괜찮겠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이미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베어야하는 법. 앉아있는 사람에게 매표소 위치를 물어보고 표를 사러 갔다. 하지만 바로 가는 버스가 없고 2시간 후인 저녁 7:30에 차가 있다고 했다. 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해서 빨리 가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숙소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버스터미널로 왔다.


드디어 표를 끊고 차를 기다리는데 표에 적혀 있는 저녁 7:30이 넘어도 버스가 오지 않는 것이었다. 계속해서 직원에게 표를 보여주며 언제 버스 오냐고 물어봐도 계속 기다리라고만 한다. 버스 못 타는 건 아닌지 어찌나 조마조마 하던지.


대기실에 앉아 있는게 가시 방석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버스 들어오는 곳에 계속 서 있었다. 버스가 들어올 때마다 물어보면서.


드디어 버스가 들어왔다. 저녁 8시가 넘어서. 30분이나 연착이 되어 버렸다. 일분 일초가 아까운데. 버스를 타려고 하니 여기저기서 이 버스를 타려고 사람들이 막 나타났다.
우리도 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다. 어렸을 때 엄마 손 잡고 버스타던 그때가 생각났다.


고속버스는 옛날 우리나라 고속버스였던 4자리 자석 버스였다. 거기다가 앞뒤 공간이 얼마나 좁던지. 나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같이 간 차장님은 나보다 키가 훨씬 커 무릎이 앞좌석에 닿아 불편하게 갈 수 밖에 없었다. 난 너무 피곤한 나머지 차가 출발하고 조금있다가 자버렸는데 차장님은 불편해서 한 숨도 못 잤자고. 키 큰 사람은 이집트에서 대중교통으로, 특히 버스, 이동은 자제하도록 추천드립니다. 자리가 진짜 엄청 좁아요.

거의 3시간을 달려 도착한 포트사이드. 저녁 11시의 밖은 너무 어두웠다. 그리고 너무 작은 도시라 터미널 주변 상점도 거의 없었고, 늦은 시간이라 문도 다 닫았다. 문제는 숙소까지 가야하는데 우버가 되질 않았다. 이집트 친구들이 알려주긴 했는데 막상 안되니 조금 당황했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사는 법. 주변에 로컬 택시를 잡고 숙소로 향했다. 조금 비싸게 준 것 같았지만 할증 붙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분 좋게 호텔로 향했다.

호텔은 인터넷으로 예약하려고 했는데 전부 방이 없었다.
진짜 신기한 일이었다. 그래서 이집트 친구에게 도와달라고 했더니 현재 주변 회사에서 대부분의 방을 다 예약했다고 했다. 그리고 무슨 축구대회가 있다고. 100% 이해가 되질 않았지만 다행히 친구가 인터넷에 나와 있지 않은 조금한 호텔을 예약해 주었다.

드디어 도착한 호텔. 입구부터 심상치 않았다. 너무 낡았다.
뭐 다른 호텔에 방이 없다고 하니 어쩔수 없었다. 이런 곳이라도 잡아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들어가자마자 우리가 외국인이라 그런가 친구가 예약한 값보다 훨씬 많이 부르는 것이었다. 분명 300 EGP라고 했는데 600 EGP를 부르는 것이었다. 너무 황당해 친구한테 전화했더니 400 EGP으로 해 준단다. 어이가 없었지만 우리가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100 EGP 더 주는건 감수 할 수 밖에 없었다. 진짜 외국인이라고 차별 받는 건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다 마찬가지인 것 같다. 호텔비로 싸우느라 시간이 지체된 것도 모자라 방에 들어가보니 이건 왠걸
청소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수건도 없고......
휴지도 없고.........
진짜 짜증이.............


내려가서 수건이랑 휴지 달라고 하고 다시 방으로 갔는데 정말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특히 차장님은 숙소는 항상 좋은데만 다니는데 표정이 완전 굳었다. 그래서 우리는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그냥 잠이 들었다.


잠을 제대로 못 잔 상태에서 깨어난 아침. 둘 다 비몽사몽으로 세수만 하고 빨리 check out 하기로 했다.
밖은 벌써 해가 떠 환했다. 밖은 우리가 제대로 잠을 자던 못 자던 상관없이 평화롭고 조용하기만 했다.


아침도 먹지 못하고 밖으로 나온 우리는 해안가를 거닐며 배를 타러 가기로 했다. 친구들이 이곳에 무료로 태워주는 배가 있는데 그걸 타면 포트푸아드(Port Fuad)로 넘어갈 수 있다고 했다. 포트사이드 바로 옆에 있는 동네인데 다리가 없어 배로만 다닐 수 있다고 했다.


역시 바닷가의 아침은 너무 좋았다. 날씨도 너무 좋고,
바닷바람도 너무 시원하고. 호텔의 안좋은 기억이 한순간에 씻겨 날아가버리는 것 같았다.


포트사이드의 친구, 포트푸아드(Port Fuad)


20분 정도 걸었을까 드디어 도착한 선착장. 그 앞에 사람들과 차들이 배를 타기 위해 줄지어 서 있었다. 우리도 그들과 합류하여 배를 타고 포트푸아드로 향했다. 포트 사이드에서 포트푸아드로 가는 시간은 20분 정도 밖에 되질 않았다.


배를 타고 가는 풍경은 역시나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넓은 바다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마을과 항구가 있고,

하늘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맑고,
바닷바람은 기분 좋게 만들정도로 상쾌하고.
거기다 공짜로 배를 타고 갈 수 있으니 더 기분이 좋았다.
포트사이드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배를 타면서 포트푸아드를 보면 제일 눈에 띄는 게 모스크다.
두 개의 높다란 뿔이 솟아 있는 멋진 모스크.


배에 내려서 포트푸아드에 도착해 보니 항구 앞에 굉장히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포트푸아드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마땅히 갈 데가 없었다. 정보도 부족했고 멀리 갈 수 있는 시간도 부족했고. 아쉽지만 여기서 포트 푸아드 여행을 마무리해야 했다. 와서 한건 배 탄것이 전부였지만. 다음번에 올 때는 친구들에게 더 자세히 물어봐야겠다.


이렇게 짧은 포트 푸아드 여행을 마치고 간 곳은 버스 터미널. 몇 시가 막차인지 몰라 표를 끊어 놓고 포트사이드를 둘러볼 생각이었다. 표는 오후 3시. 아침 일찍 일어나 돌아다녔기 때문에 오후 3시면 충분히 포트사이드를 둘러보고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여기 포트사이드는 택시비가 너무 저렴해서 돌아다니는데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았다.


마음 편히 표를 끊어 놓고 출발한 곳은 바닷가. 바닷가 도시에 왔으니 해안가에 가는 건 필수. 그리고 여기 온 목적도 바닷가에서 쉬려고 온 건데. 택시를 타고 포트사이드 제일 끝 쪽에 있는 해안가로 갔다. 이곳에서부터 친구들이 추천해준 음식점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처음 바닷가에 도착하자마자 깜짝 놀랐다. 모래 색깔이 빛나는 황토색이 아니고 검은색이었다.
왜 이렇지?
원래 검은색인가?
나중에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포트사이드 앞바다에서 기름유출이 있었다고 했다. 그래도 아직까지 이렇게 꺼멓게 남아 있을 수가 있나. 우리나라도 태안반도에 기름이 유출되었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멀쩡히 예전 모습을 되찾았는데. 처음보는 검은색 해변의 바다라서 그런가 느낌이 조금 이상했다.그래도 사람들은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해수욕하는데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바다에 왔는데 들어가지는 못해도 바다를 보면서 시원한 음료수는 마셔야하지 않겠는가. 다행히 주변에 카페는 많이 있었다. 그 중 괜찮은 곳에 들어가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맛있는 과일 주스를 마셨다. 모래사장이 검은색이던 황토색이던 어찌되었든 바다는 너무 좋았다.


시원한 음료수로 목을 축이고, 바닷바람으로 땀을 식힌 후 맛있는 점심을 먹으러 떠났다. 음식점 이름은 El Gendy seafood. 이집트 친구들이 추천해 준 곳이어서 해안가를 따라 쭉 걸어갔다. 도착한 곳은 스타일스퀘어(Style square)라고 쇼핑몰 비슷한 곳이었다. 그 중 한 군데 음식점이 친구들이 소개해 준 곳이었다. 쇼핑몰 안으로 들어가보니 수영장도 있었고, 조금하게 놀이동산도 꾸며 놓았다. 가족들이 많이 올 것 같았다.


하지만 이렇게 주변을 둘러보고 해도 음식점이 문을 열 생각을 안했다. 우리가 12시전에 도착했는데 1시에 문을 연다고 했다. 배고파 죽겠는데 시간은 진짜 안가네.


한시간을 밖에서 기다리며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친철하게도 메뉴판을 먼저 주었다. 하지만 사진도 없고 무엇을 고를지 몰라서 식당 유리창에 붙어 있는 음식 사진을 보고 먹을 것을 골랐다.


드디어 식당 오픈. 안은 생각보다 넓었고 깨끗했다.특히 음식은 정말 너무 맛있었다.
새우,
오징어,
조개
를 시켰는데 지금까지 먹어본 음식 중 최고였다. 역시 해산물은 바닷가에 와서 먹어야 해.


이집트 빵(일명 걸레빵)도 여러가지 소스와 곁들여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특히 오징어 요리는 간이 딱맞는게 치즈까지 있으니 정말 맛있었다. 시킨 요리 중에서 난 오징어 요리가 가장 맛있었다.


이렇게 맛있는 점심을 먹고 행복한 마음으로 버스터미널로 다시 갔다.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


버스를 타고 처음으로 온 여행.


기차 여행에 이은 두 번째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 (지하철 빼고). 처음엔 솔직히 제대로 갈 수 있을까 두려웠지만 막상 오고 나니 고속버스도 괜찮은 교통수단이었다. 왜냐하면 기차보다도 훨씬 저렴하고 생각보다 난폭운전을 하지 않는다. 규정속도도 잘 지키고.

포트사이드는 작은 도시이지만 이번 여행 때 제대로 많은 곳을 둘러보지 못한 것 같았다. 내가 돌아다닌 곳 말고 더 좋은 곳이 더 많을 것 같은데.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다음에 올 때는 친구들에게 더 많이 물어보고 아니면 이집트 친구와 같이 와 봐야겠다. 하지만 짧게라도 이집트의 조금한 도시를 구경하고 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앞으로는 또 어떤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을 다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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