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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TS May 06. 2024

# 34. 두바이 - 부유한 듯, 부유하지 않은

경제적 규모와 삶의 질이 항상 비례하지는 않는다.

19th 국가: 랍에미리트

22th 여정: 두바이(7.20-7.21)


그간의 여정(3.10 출발)

① 한국 → ②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시베리아 횡단 열차) → ③ 러시아  모스크바 → ④ 우크라이나 키이우  → ⑤ 그리스 아테네 → ⑥ 그리스 산토리니 → 그리스 고린토스 → 알바니아 티라나 → 몬테네그로 포드코리차 → ⑦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 ⑧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 오스트리아 비엔나 →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 ⑨ 체코 프라하 → ⑩ 독일 프랑크푸르트, 하이델부르크, 본 → ⑪ 네덜란드 뒤셀도르프, 노테르담 → 벨기에 브뤼셀 → ⑫ 이탈리아 베니스 → ⑬ 이집트 카이로 → ⑭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 + 보츠와나 국립공원 → ⑮ 남아공 케이프타운 → ⑯ 나미비아 나미브사막 → ⑰ 스페인 바르셀로나 → ⑱ ~ ㉓산티아고 순례길 → ㉔ 포르투갈 포르투, 리스본, 에리세이아, 신트라 → 라고스 → 파고 → 세비야, 론다 → ㉕ 모로코 탕헤르 → 테투안 → 쉐프샤우엔 → 페즈 → 쉐프샤우엔 → ㉖ 마라케시 → ㉗터키 안탈리아 → ㉘ 아제르바이잔 바쿠 → ㉙ 조지아 트빌리시 → ㉚ 아르메니아 예레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아시아 대륙으로 넘어 온 셈이다. 아시아를 탐방해보자. 중동 국가 중에서는 아랍에미리트만 들린다.



* 여행지에서 휴대폰을 분실하고, 아직 구입하지 않은 상황이라, 쓸만한 사진이 없음을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D+132(2017.7.20.) 두바이 첫째날     


예레반에서 밤 11시에 출발한 비행기는 새벽 3시경에 두바이에 도착했다. 예레반과 두바이의 시차는 없는 했다. 전에 예약했었던 항공사가 카타르 항공이었는데... 카타르가 주변 아랍국과들과 단교가 되다보니, 비행기가 일시에 취소가 되었다. 그래서 새로 비행기표를 예약하면서, 코카서스 3국을 좀 더 둘러보고자, 낮시간 출발이 아니라, 밤시간 출발로 한 것이었는데, 두바이에 숙소를 미리 예약한 것을 잊고 있었다. 두바이에서는 도미토리 숙소 구하는 게 애매해서, 그냥 3성급 호텔로 2박을 예약했는데...이 숙소 하루 이용료는 그냥 날리는 셈이 되었다.

그나마, 두바이에서 싼 축에 속해서 예매한 숙소이다. 진짜, 두바이 물가는 비싸다.


새벽 3시에 도착해서 숙소까지 택시타고 이용하면 될 것을... 택시비를 아낀다고, 그냥 아침이 될 때까지 버틴 후에, 대중 교통으로 숙소로 이동했다. 공항 대합실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두바이는 엄청 더운 나라였다.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 호텔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하니, 숙소측에서는 살짝 당황한다. 내가 예약하고 오지 않아서, 그대로 비용청구를 하고, 그 숙소를 다른 사람에게 주었는데, 다음날 내가 온 것이다. 그래서 빈방을 준 것이 스위트룸이다. 야호, 그간 여행 중에 머물렀던 방 중에서는 최고로 좋다. 하루 이용은 날렸지만... 스위트룸으로 보상받은 셈이다. ^^

매번 도미토리에서만 지내다가 스위트홈에 오니, 낯설다.

숙소에 들어오니, 밖으로 나가기가 싫었다. 여기가 천국이다. 그래서 두바이 관광은 내일 체크아웃을 한 후에 하기로 마음 먹었다. 부르즈 칼리파 입장권도 예매했으니, 오늘은 숙소에서 쉬면서 보자.


다만 힘이 너무 없어서 영양 보충을 하고자, 국식당을 검색했다. 걸어서 갈만한 곳에 있었다. 밖에 나오니, 역시나 건식 사우나를 하는 느낌이다. 강한 열기에 숨이 막힌다. 제법 걸어가니, 식당이 있었다. 김밥과 매운 짬뽕을 시켰다. 그냥 빨간맛 이었지만,  그래도 땀을 흘리며, 매운 음식을 먹고 보니, 원기가 조금 회복되는 느낌이다.


숙소로 돌아와서 욕조에 물을 받아 놓고, 몸을 담그니 피로가 풀다. 스위트룸은 정말로 좋다. 욕조에 물을 가득 받아두고, 음악을 틀어둔 채, 몇번을 목욕해도 된다는 것은 사막의 행복이다. 행복의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남은 일정을 정리해본다.


내일 저녁 비행기로 인도로 출발한다. 인도에서 홀로 지내다가.. 8월 3일에 여름방학을 맞아, 인도로 오기로 한 하나고 1기 제자 1명을 만난다. 이 녀석과 2-3일 동행하다가 잠시 헤어져서 나는 글을 쓰고, 이 녀석은 뒤늦게 출발한 다른 친구(이놈도 하나고 1기 제자)를 만나 인도를 여행한다. 그리고 8월 15일 이 두 친구를 다시 만나서 키르키즈스탄, 카자흐스탄을 여행한다. 조금만 더 있으면 내게도 동행이 생긴다.




D+133일(2017.7.21.) 두바이 둘째날


 명색이 두바이에 왔으면, 그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부르즈 칼리파인가 뭔가 하는 데를 가봐야 할 거 같아서, 12시 30분에 체크아웃을 하고, 두바이몰로 이동을 했다. 숙소를 나와보니, 이곳이 얼마나 뜨거운 곳인지를 알 수 있었다. 아, 말도 안되는 열기... 코카서스 3국도 뜨거웠었지만, 7월의 두바이는 사람이 살 곳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은 39도로 그나마 덜 뜨거운 날이었다고 한다. 두바이는 절대 7월에 오면 안된다.


신기한 건... 이렇게 뜨거운데도, 지하철이나 실내 건물로 들어오는 순간, 냉기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얼마나 냉방을 했던 걸까. 시원은 하지만, 이렇게 자원을 펑펑 써도 되는 것인지 계속 의문이 들었다. 이건 너무 낭비이지 않나...


지하철 입구는 조금 더웠으나, 지하로 내려오니, 시원하다 못해 추워진다.

이동하는 동선은 전혀 어렵지가 않았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다녔으면, 단언컨대, 전세계 지하철은 가뿐하게 적응할 수 있다. 두바이몰역에서 내려 부르주 칼리파를 향했다. 하. 통로를 통해 이동하게 된다.

두바이몰 지하 통로는 전형적인 세련되고 부유한 느낌윽 과시이다.

부르주 칼리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고층으로 가면서, 급격하게 좁아지는 형태의 건물... 이건... 최고층을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든 높이 올리려고 온힘을 다한 것처럼 느껴졌다. 건물의 미학... 이런건 잘 모르겠다. 일단... 이 뜨거운 나라에... 이런 걸 세우고, 또 냉방을 할 생각을 했다는 거 자체가 대단하면서도... 굳이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건물이 두바이스러움을 드러내는 건가.

초고속엘리베이터를 타고 부르즈 칼리파 124층 전망대에 이르렀다. 몇층까지 갈 수 있느냐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124층 갈 수 있는 티켓이 가장 쌌지만.  당시 내게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지금은 대략 6만원 정도인 듯하다. 더 높은 층과 특화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다른 티켓들은 이보다 더 비싸다. 내가 구매한 티켓으로도 124층까지 엄청 빠른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다. 엘리비에터가 이동하는 순간, 마치 어디론가 빨려들어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렇게 기대감을 잔뜩 품고, 전망대에 이르렀지만, 생각보다 별로였다. 물론 창밖으로 보이는 두바이의 전경이 신기하기는 했다. 사막 가운데 세워진 도시의 모습이 대단했다. 그러나 내게는 그뿐이었다. 어쩌면 매우 흐렸던 일기 때문일수도 있다. 그냥 별 감흥이 없었다. 사람들이 창밖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결국 사진 하나 찍기 위해 사용한 입장권 가격이 엄청났구나. 다만, 이 기적과 같은 건물을 짓는데에, 우리나라 건설사의 역할도 있었던 거 같다. 삼성 물산과 해당 기술자들에 대한 감사가 건물 곳곳에 표현되어 있었다. 한국 기술력 최고다.

사막의 고층빌딩이 신기하기는 했으나, 황량한 느낌이었다.


그다지 감흥을 느끼지 못한채,  전망대를 내려왔다. 두바이몰에 수족관이 있다고 했는데, 수족관은 오키나와 가서 관람하기로 마음을 먹고 보니, 더이상 두바이에서 할 일이 없어졌다. 부르즈 칼리파 앞에는 인공 해안같은 것을 만들어 놓았다. '마리나워크'라고 하던데, 이 또한 자연의 아름다음에 비할 바가 아니다. 계속 드는 생각은... "굳이 이곳에 왜" 라는 의문이었다.

내가 봤던 광경은 황량했다. 뜨거운 날씨에 사람들도 힘겨워했다.
출처 : 나무위키 마리타워크, 이 사진을 보니, 다른 시간에 왔으면 예쁘다고 느꼈을 수 있을 거 같다.


두바이에서 만난 사람들의 행색은 관관객을 제외하고 그렇게 여유로와보이지 않았다. 물론 압도적 부를 지닌 사람들의 동선이 여행하는 빈민을 가까운 나하고 겹치지 겹칠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수입 수준이 높은 나라라고 알고 있었는데, 사람들의 표정에서 그렇게 여유로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뜨거운 열기에 헐떡이면서, 더 뜨거운 일을 하러가 가야된다는 표졍들. 아무튼 나 또한 엉청난 물가 수준에... 겨우 이틀 머무르는 동안 코카서스 3국의 6박 7일 체류비를 사용해 버린 셈이 되었다. 경제적 규모로 따지자면, 두바이가 코카서스 3국을 분명 압도할 터인데, 삶의 질은 오히려 코카서스 3국이 나아 보이니... 삶의 여유라는 것이 무엇을 통해 가능해지는 것인지 궁굼해진다. 

좌: 다른 분이 경험한 부르주 칼리파, 우: 내가 경험한 부르주 칼리파


쉬운 것은 마리나워크는 해가 진 후 더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진다고 하는데, 비행기를 타야 해서 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냥 두바이와 내가 인연이 아닌 거라 생각하자. 숙소에 들려 짐을 찾고, 공항으로 갔다. 델리행 비행기. 25세, 첫 해외여행 때 인도를 갔었으니, 15년만에 다시 찾는 셈이다. 2003년 2월에 인도는 정말 난감함 그 자체였다. 공항에서부터 첫날 숙소까지 가는데, 어찌나 많은 사기를 당했던지. 전에 한번 당하기도 했고, 내가 세계 여행을 한지도 130일이 넘게 지났으니, 그리 무서울 게 없다. 그래, 인도 기다려라. 곧 갈게.




덧. 숙소 안내

두바이 숙소.. Landmark Premier Hotel

총평: 나야 스위트룸으로 업그레이드 되어 좋아지만, 비용 대비 굳이 머물 이유가 있을까 싶다. 문제는 두바이가 다 비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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