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앤 Mar 17. 2024

교지부와 신문부

나는 왜 교지부를 선택했나.

*아래 모든 내용은 내가 재학 중인 학교를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교지부 vs 신문부?

애초에 누가 교지부고 신문부인지도.. 모르는데요?




"신문부와 교지부를 잘못 부르면 걔네가 엄청 싫어한대."

"아니 근데 둘이 뭐가 달라?"

"너 신문부랬나? 교지부랬나?"

"야, 교지부랑 신문부 진짜로 사이 안 좋아?"


놀랍게도 윗 질문들 모두 내가 실제로 들어본 질문들이다. 교지부와 신문부를 헷갈려하기도 하고, 둘을 같은 동아리로 착각하거나 두 동아리 모두 프라이드가 정말 강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한다.

그래서 실제로는 어떻냐고? 뭐. 어느 정도 각자 동아리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있긴 하다. 아무리 그래도, '우선 선발 동아리'인데 아예 없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다만 이 프라이드 때문에 다른 학생과 충돌이 난다거나 잘난 척을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이건 자신을 향한 뿌듯함에 가까운 마음이고, 이로 인해 충돌할 일을 만들기엔... 학생들이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 (친한 친구도 아니고, 누가 무슨 동아리인지를 아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어쩌면 이란 상황 자체가 신기한 학교가 있을 것이다. 요즘은 '신문부'만 운영하는 것이 대세니까. 하지만, 우리 학교는 '교지부'와 '신문부' 두 개의 동아리가 운영 중이었다. 학교에 입학하고 2주일 정도의 시간 후, 두 동아리 모두 면접이 진행되기 때문에 어떤 동아리인지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래서 이번, 이 글을 통해 내가 왜 '교지부'와 '신문부' 중 교지부를 선택했는지, 그리고 그 차이를 알아보고자 한다. (둘 중 어느 한 곳이 나쁘다는 얘기를 하자는 건 아니다!)


우선, 내 얘기를 잠깐 하자면!

나는 초등학교 때 교내 신문부였다. 중학교 때는 신문부/교지부가 있지 않았고 (훗날 알게 된 거였지만, '영자 신문부'가 있긴 있었다. 다만, 자율 동아리였던 탓에 실제로 교내에 발행하지는 않았다) 고등학교에 와서야 교지부에 입부했다. 초등학교 때 신문부는 한 주제를 듣고 기사를 작성한 후 선생님께 조언을 받는 정말 글 쓰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동아리였기에 실질적인 기자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간혹, 잘 쓴 기사를 신문에 싣고는 하셨다.) 덧붙여 면접 없이 선착순으로 이루어진 탓에 신문부라고 말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즉, 내가 전문적으로 학교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가 처음이라는 의미이다.


어? 그러면 왜 '교지부'와 '신문부'에요?

둘을 어떻게 비교하게요?


신문부에 대한 명확한 기억도 없는 내가 이렇게 교지부와 신문부 글을 쓸 수 없다는 판단이 들어서, 실제 내 신문부 친구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다.

"신문부에 대해 좀 알려주라."

물론, 내 경험이 아니고 타인의 경험을 글로 옮겨서는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교지부와 신문부 둘 중 하나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걱정할 것 없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Q. 교지부는 무얼 만드나요?

A. 교지를 만들어요.


Q. 신문부는 무얼 만드나요?

A. 신문을 만들어요.


Q. 둘이 뭐가 다른가요? 아니 같은 거 아닌가요?

A. …… (ㅎㅎㅎ)




교지부와 신문부의 차이를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건, 완성작의 '발행 부수'이다.

교지를 만드는 교지부와 신문을 만드는 신문부는, 각 완성작의 특성에 따라 발행되는 부수가 다르다. 이 부수가 다르기 때문에 학생들이 '신문부'만 있는 줄 아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건 발행일이 달라서 벌어지는 해프닝일 뿐, 훗날 교지부가 되더라도... 설명을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자신이 교지부임을 어필하길 바란다.


교지의 경우 매년 '1권'이 발행되며 2월에 전달이 된다. 1~3학년(+선생님들께)에게 교지를 전달하고 2월 말 신입생 설명회 날에 새로 입학하는 1학년들에게 교지가 전달된다.

신문의 경우 매년 '4부‘가 발행되며 6/9/11/2월호로 나뉜다. (이는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여유가 있다면 실제 신문부에 찾아가 물어보기를 바란다) 신입생들에게는 모든 신문이 아닌 2월호만이 전달된다.


덧붙여 교지는 약 200p, 신문은 8면으로 비교적 최종 마감일과 송고일이 연말로 미뤄져 있는 교지부와 달리 신문은 마감일이 정신없이 빠르게 지나가는 편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기사 착수 작업, 수정 작업, 마감 작업에 시달리는 건 교지부가 더 힘들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착수, 수정, 마감을 서둘러서 완성야 하는 신문부가 힘든 편이다.


다음으로는, 두 동아리가 다루는 '기사 내용'이 매우!! 다르다. 참고로 이 차이는 자신의 진로에 맞춰서 결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교지의 경우 사전에 찾아보면 '학생들이 만든 잡지' 정도의 의미가 있다. 실제로 이 교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잡지와 비슷하다. 한 해 특집 기사를 정하고, 그 특집 기사의 주제에 맞게 뻗어 난 여러 부주제 정한다. 그 후에는, 특집 기사와 비슷한 방식으로 특집 기사에 비해 가벼운 기획을 정하고 팀을 꾸려 기사를 작성한다. 물론 학생이 만든 잡지답게, 학교 관련 기사 역시 기획의 일부로 포함된다. 예를 들어 선택 과목, 거점 학교, 입학식과 OT(신입생 입학 설명회) 등 다양한 학교 관련 주제를 정하여 기사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교지는 학생들과 호흡을 맞추기에는 어려운 곳이다.

이 호흡이라 하면, 학생들과의 소통 창구를 말한다. 반대로, 신문은 이 '호흡'에 집중되어 있다.


신문의 경우, 학교 행사들이 주 내용이다. 예를 들어서 6월호에는 3~5월 학교 행사들/교생 선생님들의 인사글 등이 주 내용이다. 혹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학교의 새 제도/바뀐 시설에 대한 내용을 담기도 한다. 인터뷰나, 선생님 기고 글이 신문을 통해 발행되기도 하고 '알림판'이라는 것을 통해 학교 일정을 정리해 준다. 1년의 세이 걸려 피드백을 받지 못한 채 한 박자 쉬고 발행되는 교지와 달리 신문은 6/9/11/2월 동안 학생들이 소통 창구를 담당하며 발 빠르게 정보를 제공한다.


Q. 교지는 인터뷰, 선생님/학생 투고글 이런 게 없나요?

Q. 신문은 자기가 쓰고 싶은 기사를 쓰지 못하나요?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학교의 경우 꼭 그렇지는 않다.


첫 번째, 교지에는 선생님 인터뷰/학생회장단 인터뷰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한다. 또, 전문가를 찾아가 인터뷰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학생/선생님께 투표를 받거나, 설문을 돌리는 일 역시 신문부에 비해 자유로운 편이다.

학생 투고글/선생님 투고글 같은 경우도 교지의 경우 기획을 통해 교지에 실을 수 있다. 예로, 우리 학교는 매년 교장 선생님의 말씀, 합격 수기, 백일장/사생대회, 교내 글쓰기 대회 우수작을 싣는다.


두 번째 질문에 답하기 전에 설명해야 하는 제도가 있다. 바로 ‘수습기자제'로, 말 그대로 예비 기자 제도이다. 이 제도를 실시하는 우리 학교 신문부는 2학년이 돼서야 기사를 쓸 수 있다. 1학년은 알림판이라는, 행사 일정 달력 같은 것을 맡아서 쓰고 선배들의 주도에 따라 인터뷰에 참야 하기도 한다. 전체 기사의 약 5~7%를 맡는 것이다. 이렇게 2학년이 되면 특집기사라는 자신이 직접 주제룰 선정한 기사를 쓸 수가 앗다. 한가하다고 말할 정도의 1학년 생활에 비해 2학년이 되면 기사의 95%를 맡아야 하기 때문에 많이 바빠진다.


수습기자 제도 같은 경우에는 각 학교 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이는 교지에 비해 기사를 쓸 공간이 적은 신문부에는 보편적으로 있는 제도다. (동아리 홍보를 할 때  수습기자 제도가 언급이 되는지 안 되는지 잘 확인하길 바란다.)


수습기자 제도는 장단점이 존재한다. 글 쓰는 동아리의 숙명이겠지만, 정말 다른 동아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때문에 고등학교가 익숙지 않은 1학년들에게 적응을 돕는 제도이다. 교지부는 (최소) 12명이 모여 교지를 완성하는 것도 시간적으로 어렵기에 도입을 못하지만, 신문부에서는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단점도 명확한데 기사를 쓰기 위해서 오랜 기다림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자신이 꿈꾸던 방향성이 아니라서 실망도 클 것이다.




Q. 신문부와 교지부 둘 중 어디를 추천하나요?


음… 본인의 성향과 학교 동아리 성향에 맞춰 결정해야 한다.


우선, 언론인을 꿈꾸는 친구들에게는 신문부를 추천하겠다. 언론인의 성향을 띤 건 교지부 기자보다 신문부 기자가 적합하다. +꼭 언론인이 꿈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진로가 명확하다면 신문부에 들어갈 것을 추천한다.


교지의 경우, 명확하게 진로를 정하지 못한 친구들이 들어가는 게 좋다. 다양한 주제와 기사를 쓰면서 폭넓게 자신의 관심사를 모색할 수 있다. 신문부와 교지부가 둘 다 개설되어 있고, 신문부에 수습기자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는 가정하에 난 바로 글을 쓰고 싶어요~라면 교지부를 산 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간혹 내게, "저는 이과 성향인대, 교지부(신문부)에 들어가도 될까요?"라는 질문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 물론 교지부에는 문과 성향의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학교 동아리 중 과학 동아리가 있다면 그 동아리에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교지부에서는 자신이 원한다면 어떤 기사도 쓸 수 있다.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든, 그걸 풀어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이번 교지에 '모의고사로 알아보는 중학교 도형의 중요성'이라는 기획을 잡아 기사를 완성시킨 적도 있다. 글쓰기는 모든 학문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이과 성향이더라도 교지부에서 한 활동을 바탕으로 자신이 융합교과에 적합한 학생이란 것을 뽐낼 수 있으니 '교지부'라고 해서 거르지 말고 한번은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자신의 성향과 진로를 잘 고려해서 자신에게 딱 맞는 동아리에 입부하길 진심으로 바라며 이번 글을 마치겠다.




+TIP!!!


내 경험 상 교지부와 신문부를 지원하는 아이들은 면접이 부담스러워서/글 쓰는 게 자신이 없어서 늦게까지 입부 신청을 안 한다. 이러면 동아리 선배가 홍보를 위해 각 반을 돌아다닐 텐데, 쑥스럽다고 피하지 말고! 입부 희망자가 있냐는 물음에 당당히 네! 저요!라고 대답해야 한다. (좋은 인상을 심을 기회다!!)

교지부와 신문부 어느 쪽이든 좋다 하는 친구들은 발 빠르게 서류 면접/대면 면접 준비를 하길 바란다. 어차피 둘 다 서류 면접이 비슷하다. (각 학교의 신문/교지의 이름이 따로 정해져 있다면,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 둘을 혼동하지 않도록 조심할 것!)

그리고!! 항상!! 희망자가 몇 명인지 찾아보고!! 조사하며!! 사람이 상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무조건 사람이 적다는 쪽을 고르라는 의미는 아니다. 내가 교지에 덜 몰렸다는 소리 듣고 교지부에 지원했더니… 신문부의 2배 가까이 지원자가 나왔다.)

이전 03화 얼떨결에 교지부에 합격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