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왜 나는 태도를 만드는 교육을 시작했는가

by 느뇽

안녕하세요.

저는 수학 교습소를 운영하며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10년 넘게 다양한 지역과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왔습니다.

대치동, 평촌, 과천처럼 학구열에 높은 곳부터 소소한 주택가 속 교습소까지,

수학과 영어, 초등부터 고등까지 가르치며

수많은 아이들의 성장과 변화를 가까이서 지켜봤습니다.





처음에는 아이의 성적을 올려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교습소 원장이 되어 이전보다 아이들을 훨씬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깨달았습니다.



결국 성적을 올리는 것은 문제풀이 능력이나, 공부량, 공부법이 아닌 '태도'라는 것을요.



공부하는 태도, 공부를 하는 마음가짐,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 틀렸을 때의 반응, 잘못된 습관을 알려주었을 때의 자세,

이 모든 것이 결국 성적이라는 결과로 드러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아이는 6개월만에 50점에서 90점까지 오릅니다.

어떤 아이는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아무리 학원에서 오래 공부를 해도 60점을 넘기지 못합니다.

이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공부하는 태도>였습니다.



잘 따라오는 아이들만 가르칠 때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만드는 것인지를 명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단지 '공부를 많이 안해서 그렇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학을 정말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저는 그 명확한 이유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학생을 처음 수업한 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생각보다 꽤나 잘 따라오는데, 대체 왜 50점이었던거지? 최소 70점은 맞을 수 있었을거 같은데'

'공부를 안했다고 하기엔 이전 학원에서 가져온 문제집이 엄청 많고, 난이도도 꽤 있던데, 대체 이유가 뭘까'



이 학생을 가르친지 3개월쯤 되자, 그 이유를 찾았습니다.

이 학생은 공부 머리가 없는 것도 아니었고, 공부를 안하고 놀기만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공부하는 태도와 습관'이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w_CWCgRSa7sMd3kQ8PmVU8pMowU.png 정원 마감 되어서 기뻐했지만,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교습소 오픈을 준비하면서 주변 학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신규 상담을 진행하는지, 반 구성을 어떻게 하는지, 학원 내 규칙은 어떻게 운영중인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대부분의 학원은 레벨테스트를 진행해서 일정 점수 이상의 학생들만 받고 있었고, 학원에 다니다가도 태도가 불량하면 퇴원을 시킨다는 규칙이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학원들이 너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레벨테스트로 학생을 받으면 점수가 낮은 아이들은 학원에 다니지도 못하는건가? 잘하는 학생만 가르치겠다는건가보네."



그리고 교습소 원장이 된지 9개월째인 지금, 저 또한 레벨테스트와 퇴원규칙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 학원들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만 가르치겠다는 것이 아닌, '공부의 태도'를 갖춘 학생을 받겠다는 뜻이었습니다. 공부는 가르치기 쉽지만 태도는 공부를 가르치는 것보다 백배는 더 어렵고 오래걸리기 때문입니다.







아마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궁금해하실겁니다.


저 학생은 대체 어떻게 저렇게 공부를 잘하지? 비법이 뭘까? 무슨 학원 다니지?

내 아이는 왜 아무리 해도 성적이 안 오르지? 공부 머리가 없는걸까?



올바른 공부 태도, 올바른 공부 습관이 어느정도 잡힌 아이들은 처음엔 성적이 낮았다가도 잘 맞는 선생님을 만나서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다면 성적이 금방 오르는 것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실제로 50점대였던 친구가 저랑 공부하고 6개월만에 90점으로 성적이 오른 사례도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머리가 좋은 친구여도 공부 태도가 없는 아이들은 60점을 절대 넘기지 못하는 것도 경험했습니다. "제대로 공부하면 100점도 맞을텐데"라는 말이 나올만큼 설명을 쏙쏙 받아들이는 똑똑한 학생이었고, 남들보다 더 오랜시간 학원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막상 시험을 보면 70점이 넘지 못했습니다.



8JTZ9vdaVkMc03ytLr4HTJIecLg.png



문제는 가장 중요한 이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수학을 가르치는 것은 정말 쉽습니다. 공식 설명해주고, 이해안되는 것 이해시켜주고, 모르는 문제 설명해주면 됩니다.



하지만 '태도'는 말로 가르쳐서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이 태도는 '습관'의 영역이고 이 학생이 오랫동안 보고 겪어온 환경, 그를 통해 형성된 가치관과 연결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한두마디 말로는 절대로 안바뀌는 것이 바로 이 습관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아무리 문제를 열심히 풀어도, 아무리 혼내고 잔소리해도, 이 공부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수학 성적은 절대로 오르지 않습니다. 제가 이것을 깨닫고부터는 수학을 가르치는 것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수학을 가르치기 전에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정말 많은 학생들이 태도는 배우지 못한채 수학 공식, 문제 풀이법만 배우고 있습니다.

"열심히 해" "집중 해야지" "숙제 왜 안해왔어?"라는 말은 넘쳐나지만 정작 어떤 자세로 공부에 임해야 하는지 그 방법은 알려주지 않습니다.



물론, 저 또한 교습소에서 태도까지 가르칠 여력이 없을때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태도를 배우지 못한채 무의미한 문제풀이를 반복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

저는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8EqyXtZhraaQc2JlI38h8P3-GbY.JPG 매일 조금씩 피어나는 꽃처럼 우리 아이들도 분명 변합니다



이 책은 <공부 태도에 대한 기록>입니다.

성적이 오르는 아이들의 공통된 습관과 태도, 반대로 성적이 안나오는 아이들의 특징,

그리고 교사로서 제가 수업을 하며 겪은 시행착오와 변화사례를 진심을 담아 풀어보려고 합니다.



아이들의 태도를 고쳐놓기 위해 매일 전쟁터 같은 시간들을 보내며, 지쳐 떨어질뻔하던 마음을 겨우 붙잡고 추스르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억지로 학원에 앉아 불쌍하게 시간낭비하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꼭 이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가 공부를 좀 더 진심으로 대하게 되기를,

성적을 위해 억지로 하는 공부가 아닌 스스로 성장하는 과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가

"선생님 덕분에 공부가 싫지 않았어요"

"공부가 뭔지, 왜 해야하는지 이제 좀 알 것 같아요"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는 따뜻하고 단단한 교육자가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저의 이 간절한 바램이 많은 학생들에게까지 닿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써내려가겠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