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아이

by 윤슬하


그 아이는 말이 없었다.

아주 오래전 우는 법도 잊어버린 채


그저 텅 빈 눈동자로 서있기만 했다.


공허일까, 절망일까


못 한 마음들이 그 눈동자 속에서 회오리치다

이제 그 바람마저 사라져 버렸다.


아이야 너는 무엇을 위해 거기에 서있니?

너의 텅 빈 두 눈은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 거니?


아이도 몰랐다.

그냥 그저 고요히 서있기만 했다.


금방이라도 사라져 버릴 것 같은 그 모습에

내 마음도 몸들 바를 모른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꼭 껴안아주고 싶은 그 아이에겐

내 마음마저 닿을 수 있을까.


그저 살아내기를 부디 사라지지 않기를

멀리서 간절히 바래본다.

이전 03화하나의 얼굴로만 살아야 했던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