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업흥미검사, 진로적성검사, 직업적성검사에서 지금 하고 계시는 전공이 잘 맞다고 검사결과가 나왔네요. 성 호르몬이나 성별 뇌 인지 시스템 차이가 이과적 능력과 관심사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문이 있어요. 그래서 보통은 남자분들이 이런 이과적 특성을 가지는 분이 많아요. 전형적인 이과 남성분 스타일이시네요. 그런데 왜 진로 고민이 되시는 건가요?
- 전공이 저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너무 어렵고 이해도 안 되고요. 이쪽 길이 아닌데 잘못 온 것 같습니다. 다른 과로 전공을 바꿔서 진로를 다시 설계해 보고 싶습니다.
2. 검사결과와는 별도로 유님의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진로 탐색했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네요. 성장과정에 있어서는 어떤 것에 흥미를 느끼고 잘하는 사람이었나요?
- 초등학교 때는 연산과 암산 속도가 빨랐습니다. 수학, 과학 과목을 좋아했고 컴퓨터, 체스,로봇조립을 잘했습니다. 그러나 학교 수학시험 점수는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는 자연스럽게 이과로 가게 되었고 대학도 이공계열인 OO과로 진학했습니다. 학점은 나쁘지는 않지만 아주 좋지도 못합니다.
3. 어렸을 때부터 수학, 과학, 컴퓨터, 기계에 흥미를 느꼈고 잘할 수 있는 두뇌를 타고나셨나 보네요. 이것 저것 여러 군데 흥미가 있고 금방 지겨워하는 성격 타입도 아니시고요. 수학 과학 쪽 흥미가 대학 때까지 쭉 있어져 왔는데 이제 와서 전공이 안 맞는다는 생각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 잘하는 같은 과 친구들과 비교해 보니 제가 너무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점도 좋은 편은 아니고요. 전 이쪽 일에는 재능이 없는 것 같습니다.
4. 머릿속으로만 전체적으로 뭉뚱그려서 전공 공부 전체를 못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어떤 과목 어떤 단원은 잘하고 재밌고, 어떤 과목 어떤 단원은 어려웠는지 한번 글로 적어서 정리 보세요.
- 적어서 보니까 전공 공부가 쭉 재밌고 잘 맞았었는데 OO부분을 공부하면서 많이 좌절했습니다. 저는 전공과목 수업 중 이론이 눈에 보이는 것은 잘하는데 OO과 열역학같은 추상적인 이론에 약했습니다. 이 부분 때문에 제가 이 일이 안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네요.
5. 잘했던 부분과 어려웠던 부분을 잘 정리해 보셨네요. 적어 놓고 보니까 어려운 부분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네요. 딱 그 부분만 알고 넘어가면 돼요. 그 고비를 넘기면 돼요. 책 한 권 전체가 모르겠는 게 아니잖아요. 특정 단원 그중에서 00 부분이 어려웠던 거죠. 내가 이 부분을 따로 공부를 한 번 더해서라도 꼭 알고 넘어가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해요. 어떤 공부도 모두 본인에게 쉬운 부분만 있지는 않아요. 하다보면 누구나 다 자신의 어떤 한계점을 만나게 됩니다. 그럴 때 좌절하고 포기하느냐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느냐는 본인에게 달려 있습니다. 인간은 두 가지 잠재력을 모두 가지고 있어요. 그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어려움을 만나서 넘어졌을 때에도 다시 일어납니다.
-그런가요? 제가 이쪽으로 재능이 있다는 거죠? 그런데 왜 초등학교 때 수학, 과학 성적이나 대학때 학점은 좋지 못했을까요?
6. 왜 시험 점수가 좋지 않았냐면요, 그건 공부를 안 해서 그랬던 거죠. 하면 잘했을 사람인데! 포기하지 마세요. 유님은 이쪽에 재능이 있는 것이 맞아요. 적성에 맞는 거예요. 흥미가 있어요. 유님은 이과 쪽으로 좋은 머리를 타고났습니다. 본인이 못한다고 생각하시네요. 그렇지 않습니다. 본인이 본인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셀프콘셉트(self-concept, 자아개념)이라고 합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 능력은 어느 정도 인가?” 하는 질문에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의미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도 있습니다. 유님은 부정적 자아개념을 형성하고 있으신 것 같습니다. 유님은 좋은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자기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백조인지 모르는 것처럼요.
천재 과학자가 될 수 없다고 해서 과학공부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없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각자 본인의 재능을 발휘해서 사회 곳곳에서 역할을 다 해주는 것만으로도 세상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열심히 하셔서 본인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위치까지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그 목표한 것에 완벽하게 다다르지 못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완벽한 것은 세상에 없습니다. 완벽주의자는 높은 기준을 세우고 요구된 역량에 부응하지 못하면 자신을 비하합니다. 실패를 회피하려는 강한 욕구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포기하려는 무기력증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공계 OO산업전망도 좋아요. 우리나라에서 전략적으로 밀어주는 분야예요. OO분야 공부가 어려운 건 맞아요. 하지만 유님은 할 수 있어요. 유님은 이공계 OO분야가 적성과 흥미에 맞아요. 진로검사에서도 그렇고 어렸을 때 성장과정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 잠깐 넘어진 것뿐입니다. 이쪽 분야로 계속하셔도 됩니다. 용기를 가지세요. 잘하실 수 있습니다. 목표한 것을 이룰 때까지 끝까지 해내는 끈기를 갖춰나가시길 바랍니다.
재능보다 끝까지 하겠다는 집념이 더 중요하다. <그릿_ 앤절라 더크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