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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과 꿈 Nov 04. 2022

지난 시간의 아름다움을 기억하라

브람스의 피아노 3중주곡 1번 B장조


 청량한 대기와 부드러운 햇살, 그리고 맑고 푸른 하늘은 초가을을 다른 계절과 구별 짓는 풍경입니다.

 그리고 지난 두 달 동안 우리는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계절에 잠시 머물고 있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초대받아 지낸 시간 속에서.

 우리 인간이야 곳곳에서 탈도 많았지만 자연은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우리의 곁을 지켜주었습니다.

  계절에 자연에는  해의 결실이 있었고, 사람에게는 결실을 수확하는 보람이 있었습니다.

 이 보람 때문에 땀 흘린 수고가 곧 인생을 이루었습니다.

 수고를 거듭하며 우리의 인생도 무르익어 갔습니다.

 결실이 이루어지는 계절인 가을의 넉넉함은 중후한 중년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젊음의 청년을 닮은 봄이 열정의 여름을 뜨겁게 살아 어느덧 중년에 이르러 여유를 부리고 있었습니다.

 푸른 하늘을 수놓은 뭉게구름처럼 부푼 마음으로 이 계절이 선물하는 축복을 만끽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이 아름답고 풍요로운 계절이 우리의 곁을 떠나려고 합니다.

 남겨진 11월 한 달 동안 계절은 가장 화려한 모습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서서히 겨울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될 것입니다.

 자랑이었던 단풍 진 잎을 떨구고 여위어 가는 계절의 모습이 많이 처연하겠지만 곳곳에 아직 남아 소박한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가을 야생화가 있어 아주 쓸쓸하지는 않으리라 믿어 봅니다.

 11월, 계절은 발길을 재촉하며 깊어가고 빛을 잃어가겠지만, 지난 시간의 아름다움을 보람으로 기억하면서 겨울을 맞이할 시간입니다.






https://youtu.be/vjD50EFFE9Y

브람스의 피아노 3중주곡 1번의 1악장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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