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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별똥별 지다

by 밤과 꿈


어린 날 살던 집 옥상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다

하늘을 가로지르며 별똥별 하나 떨어질 때

슬픈 일 하나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들었고

며칠 후 키우던 강아지가 담장 너머로 던져진

독이 발라진 빵을 먹고 날뛰다 죽었던 것이다

그때 내 마음에는 또 한 번 별똥별이 지고

이후로는 슬픈 일이 있을 때마다

밤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지 않아도

내 마음에서는 별똥별 하나씩 지고 있었다


슬픔 많은 세상에서 슬픔 많았던 세월 동안

마음에서 무수히 지고 있었을 별똥별이

별 볼 일 별로 없는 도시에 살고 있는

지금도 마음으로 무겁게 지고 있고

그 무게로 꺼져가는 한숨처럼

아쉬운 사랑이 또한 저물고 있을 것이다





NOTE


별이 총총한 밤하늘이 좋았다.

어린 마음에 넓고 깊은 어둠이 두렵기도 했지만 어둠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별이 있어 자꾸 옥상을 올랐다.

옥상에 가져다 놓은 비치체어에 않아 밤하늘을 무심하게 바라볼 때 천공을 가르며 떨어지는 별똥별이 눈에 들어온다.

순식간이지만 제 몸을 불사르며 추락하는 광경이 놀랍고도 불길했다.

때 마침 며칠 후에 키우던 강아지가 죽었고, 이후로 슬픈 일이 있을 때마다 마음에는 별똥별이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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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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