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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디스코텍 마부의 추억

by 밤과 꿈 Feb 19. 2025


 비좁은 디스코텍 마부는 철망 없는 닭장이었

 춤을 추다 발을 밟히거나 밟아도 서로 미안해할 일도 없었고

 역겨운 땀냄새가 코를 찔러도 불쾌하지 않았다

 다른 이와 몸이 마주 닫기는 당연한 일로

 그렇게라도 서로 다른 이들이 하나가 되어

 진한 땀으로 범벅이 되는 순간만큼은

 디스코텍 마부는 거의 유일한 해방구였다


 디스코텍 마부는 보잘것없는 규모와 시설에도

 가난한 시대를 살아가는 억눌린 청춘과는 썩 어울려서

 학살로 등장한 나라에서 주눅이 든 마음도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막춤과

 발악하듯 질러대는 괴성으로 시름있었고

 

 불안과 굴종이 강요되었던 그 시절을 떠올리는 지금도

 마음에 사라지지 않고 진동하는 지린내가 난다

 땀으로 디스코텍 마부를 가득 채웠던,

 답답한 젊음을 의미 없이 소비해야 했던

 아픈 자해가 뿜어내던 역한 지린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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