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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디스코텍 마부는 철망 없는 닭장이었다
춤을 추다 발을 밟히거나 밟아도 서로 미안해할 일도 없었고
역겨운 땀냄새가 코를 찔러도 불쾌하지 않았다
다른 이와 몸이 마주 닫기는 당연한 일로
그렇게라도 서로 다른 이들이 하나가 되어
진한 땀으로 범벅이 되는 순간만큼은
디스코텍 마부는 거의 유일한 해방구였다
디스코텍 마부는 보잘것없는 규모와 시설에도
가난한 시대를 살아가는 억눌린 청춘과는 썩 어울려서
학살로 등장한 나라에서 주눅이 든 마음도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막춤과
발악하듯 질러대는 괴성으로 시름을 들 수 있었고
불안과 굴종이 강요되었던 그 시절을 떠올리는 지금도
마음에 사라지지 않고 진동하는 지린내가 난다
땀으로 디스코텍 마부를 가득 채웠던,
답답한 젊음을 의미 없이 소비해야 했던
아픈 자해가 뿜어내던 역한 지린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