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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예, 즐거운 소식을 전해준 이름

by 밤과 꿈

우리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가 제13회 장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했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이 국제무대에서 거둔 성과가 흔한 일이 되었지만 혼탁한 정치판을 목도하고 있는 현실에서 접하게 된 소식이 보통 신선한 것이 아니다.

스물다섯 살의 나이로 배움을 이어가고 중인 박수예가 16살 때 이미 BIS 레이블에서 첫 음반을 내고 세 번째 발매한 음반이 권위 있는 음악 전문지 그라모폰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사실이 박수예의 실력이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을 짐작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나이에 뛰어난 연주가가 되기 위한 보편적인 길인 콩쿠르에 매진하지 않았던 것은 올바른 선택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콩쿠르가 성장하는 연주가에게는 약인 동시에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성인이 되어 유력한 콩쿠르에 우승한 경험은 연주가로서 성장하는데 좋은 디딤돌이 될 것이다.

특히 독주자로서 커리어를 쌓아가는 데 있어 장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이라는 이력은 연주가로서의 가치, 즉 음악성에 상품성을 더한 가치 형성에 일조하리라 생각한다. 현대의 음악 수용이 매니지먼트가 주도하는 연주 및 음반 등을 통한 시장의 형성에 있다면 연주가의 능력은 음악성뿐만 아니라 상품성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연주가의 상품성은 곧 연주가의 개성이 되겠다. 오케스트라나 실내악 분야의 플레이어가 아니라 독주자로서 연주 커리어를 이어가고자 한다면 연주가의 개성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할 것이다. 임윤찬이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에서 놀라운 연주를 펼쳐 우승한 후 어린 나이에도 속된 말로 세계 음악 시장에서 잘 팔리는 연주가로서 입지를 다진 것도 탄탄한 음악성에 개성을 겸비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바라기에는 박수예도 개성 있는 연주가로 성장, 국제무대에서 오래 활동할 수 있었으면 한다. 아직 충분히 자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나이이기에 자기 스타일을 가진 연주가가 되리라 믿는다. 이런 바람과 함께 혼탁한 일상에 즐거운 소식을 전해준 임수예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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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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