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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너무 늦은, 허공에 흩어진 고백

by 진심의 온도

뒤늦게 들은 그녀의 결혼 소식에
순간, 내 생각도 마음도 얼어붙었다.

가슴이 시원하다 못해 얼얼했고,
차갑고, 시렸다.


‘어떻게…’
'나를 놓지 못해 싸이월드에 4년이나 글을 남기던 네가,
아무 말 없이 그렇게 멀리 가버릴 수 있었을까?'


그녀의 SNS에는 그 어떤 흔적도 남지 않았다.

그저 다른 세계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수밖에.




가장 만만했고,
언제나 내 곁에 있을 거라 믿었던 그녀가
이제는 나를 잊은 사람이라는 걸
인정할 수 없었다.


그 사실은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다.
다른 사람을 만나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말하지 못한 말들이 가슴속에서 썩어갔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의 진심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 깨달았다.
그럴수록 밤은 길고, 새벽은 더 외로워졌다.


‘그때 내가 잘했어야 했는데…’


그 미련은 오랜 시간 내 안에 머물렀다.

그녀의 싸이월드 글귀들이 떠오를 때면,
나는 유령처럼 사라진 흔적을 붙잡으려 했다.



그래서 그녀의 주변을 맴돌았고,
기도로도, 운동으로도 잊으려 애썼다.


하지만 마음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나는 서서히 그녀를 놓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완전히 지울 수는 없어 힘들었지만,
그녀의 흔적은 점점 옅어졌다.




그리고 내 앞에 또 다른 인연이 찾아왔다.
나보다 일곱 살 어린,
순하고 나를 바라봐주는 여자였다.


아직도 누군가를 책임지기엔 미숙하지만,
이번에는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제야 알겠다.
20대의 철없던 나는
사랑을 아는 법을 몰랐다.


후회도, 미련도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때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이젠 그 시절의 우리를,
한 장의 사진처럼 마음에 묻어두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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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속상하게 해서 미안했어.
그리고, 그런 나를 사랑해줘서 고마웠어.’


‘이젠 내가 할 수 있는 건

네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거겠지?’


‘그때 나도 너를 좋아했어.
너무 오랫동안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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