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과 그 한계 그리고 제안하고 싶은 것
하두 AI, AI를 하는 세상이다보니,
내가 속해있는 ‘건축’분야에서 AI가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했다.
수년 전부터 특정 업체들에서는 대지가 가진 정보를 기반으로 얼마만큼 건축물을 올릴 수 있을지, 개략공사비는 얼마나 드는지, 예상 평면구성 및 투시도를 실시간으로 구현해내는 기획설계프로그램을 개발, 상용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평면도를 그리고 3D 모델링 프로그램으로 입체화를 시키고, 입체화를 시킨 모델을 렌더링하기에 수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을,
각종 AI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순식간에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다양한 대안들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보면, 건축을 잘 모르는 비전문가들과 건축을 업으로 삼는 전문가들간의 소통이 원할해 짐을 느낄 수 있었다.
비전문가들은 의뢰하고 싶은 건축물에 대한 형상을 시각적으로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보여줌은 물론,
전문가들은 각종 대안들을 시각적으로 짧은 시간안에 보여줄 수 있어 의사결정의 효율을 증대시켜줬다.
약 일주일 전 회사에서 AI기술을 활용한 건축설계도서 관리프로그램업체에서 프로그램이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주 된 내용은 건축, 기계, 전기 등 다양한 공종들의 도면에 대한 데이터를 통합활용한다는 점이었다.
일일이 도면을 펼쳐봐서 대조해봐야하는 수고로움 대신,
실시간으로 공종간 간섭, 설계오류를 조기발견하거나,
평면도에 연결된 단면, 창호 등 하이퍼링크된 다른 도면들을 일일이 도면을 펼쳐보고나, 해당파일을 찾아보지 않고도 실시간으로 한 눈에 각종 도면들을 비교해서 볼 수 있다는 점 등이었다.
정말 일하기 편해졌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도 시각적으로 도면정보들을 통합적으로 한 눈에 볼 수 있어 발주자-계약상대자 또는 각 공종별 기술인들간 소통이 개선되어 업무효율 향상 및 갈등 최소화를 도모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입으로 백날 얘기해도 서로 무슨말을 하는지 모르는데,
눈으로 보이는 시각자료 하나면 서로가 말하는 걸 조금씩이라도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텍스트가 많은 자료보다 그림위주의 동화책이 읽히기가 더 쉬운거처럼 말이다.
이렇게 비전문가와 전문가간의 간극 해소 및 기술인들 간 원할한 소통을 가능하게 한 점에서 건축분야에서 AI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뿐만 아니라 필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각종 법들이 법의 주체가 다르고, 실시간으로 바뀌고 만들어지는 환경에는 아직 AI의 적극적인 활용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특히 소방, 피난관련 법령은 사고가 날 때마다 기준이 강화되기에 설계착수시점에 실시간으로 반영하거나, 어느시점부터 소급적용되는지, 안되는지에 대하여 기술인들은 여전히 헤깔려 한다. 아무리 AI라도 법의 주체와 제개정여부가 학습되지 않으면 헤깔려 하는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한계들이 있다 생각했다.
첫 번째로는 관계 법들이 각자 따로 논다는 것이다.
건축관련된 법만해도 건축법, 주택법 및 소방, 에너지, 통신 등 각종 법령이 산재됨은 물론 하위 법령 및 지침들도 마찬가지다.
국회의 입법을 통해 제개정 된 법들간의 관계에 대한 규정은 모호하다. 그리고 건축분야면 자연스레 국토교통부에서 만든 법령들이 있겠구나 생각이 들지만 정작 법령과 지침이 어디서 만들어진지 보면 행정안전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다양한 부처에서 만들어져있다. 부처간의 관계도 모호하다.
그리고 해당지역별 조례가 있기에 해당지역의 특수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그나마 조례의 경우 인허가과정에서 적용을 하면 되는 것이라 AI를 활용할 때 조건을 추가시키면 된다.
법령간 관계가 상충할 때에는 결국 인허가기관과 공공발주담당자의 법령해석에 따라 좌우가 되다보니 AI로서는 각 법령간 관계를 해석하여 건축물 데이터를 생성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AI를 활용하는 발주담당자와 기술인들이 법령에 대한 숙지가 필히요구되어진다 본다.
숙지된 법령을 바탕으로 AI가 원하는데로 오류를 최소화 한 결과물을 만들도록 정확하게 명령을 할 수 있는 문해력 및 언어구사능력 향상에 노력해야할 것이다.
또한 입법을 하는 기관이나, 법을 활용하여 인허가를 하는 기관에서는 법들간의 관계에 대한 일정부분 정립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면 AI는 정립된 부분을 학습하여 법간 관계를 고려한 건축물을 그려낼 것이다.
두 번째로는 사용자들이 AI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이다.
건축사시험만 해도 올해까지는 직접 손으로 도면을 그리고 있다보니, 여전히 1900년대 도제식 학습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기술인들은 본인들의 경험에 의존을 하여 업을 수행하다보니 부르는 값에 의한 내역 및 견적서 작성, 도면을 숙지하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한 체계적인 도서관리 및 데이터관리에 대해 그 필요성을 알면서도 간과하고 있다. 활용하면 좋기는 한데 건축.건설분야의 주력 연령층인 40대 중후반 이상의 계층에서는 막상 활용하자니 해왔던게 익숙하고, 새로운걸 받아들이기엔 거부감이 생기고, 새로운 걸 배워야하는 귀찮음부터 앞서기에 간과를 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AI를 적극적으로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준비가 되었냐는 것이다.
앞으로 건축분야로 뛰어들게 될 10대~20대의 건축 꿈나무들의 경우 아마도 수업을 할 때 AI를 적극적으로 활용 할 것이다. 다만,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AI에게 정확하게 명령을 해야하는데, 과연 그 명령이 정확한지에 대한 생각이 든다.
약 2년전 회사에서 게시한 건축도면을 보고 문의를 나에게 한 일이 생각난다.
모 대학생이 아파트 구조도면을 보고 기초를 어디에서 보냐고 문의를 준 것이다.
난 이말을 듣고 도면 우측상단에 범례표에 기초에 대한 정보가 두께가 얼마이고, 파일기초에 대한 직경등의 정보가 있으니 그걸 보라고 대답을 해주었다.
그리고 혹시 몇학년이냐고 물어봤다. 3학년이라 했다.
이를 들은 나는 바로 알만한 학년인데 왜 전화를 하냐 했고, 도면을 자주접하라고 말했다.(전화를 들은 회사직원들에게 웃음을 본의아니게 제공)
여기서 느낀건 물어본 대학생의 열정과 적극적으로 알랴고 하는 모습은 높이 사야한다고 생각되지만,
학부생들이 건축물이 지어지는 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건축도면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이해 또한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학부 교수님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창의력을 키워야한다고 현실에선 실현하기 어려운 설계를 해보라고 강조하기 보다는,
AI툴 활용에 앞서 건축도서의 체계와 구성, 그리고 직접 도면을 그려보는 수업 실시,
건축계획, 건축시공, 건축설비, 건축법규 등 학부이론수업에 있어서 만큼은 내실있게 시간을 보다 많이 할애하여 실시를 했으면 하는 것이다.
그러면 학부생들이 졸업을 하고 실무에 뛰어들 때 AI를 제대로 활용하여 창의적이면서도 실현가능한 건축물을 설계함은 물론, 업계가 한 층 더 세련되게 발전할 것이다.
이번 글을 적으면서 AI가 주는 편리함과 그 한계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
나부터 언어구사능력 향상을 위한 노력, 법령 및 관련지식 숙지를 게을리 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AI를 활용하고 싶은 기술인들과 활용을 왜 해야하는지 의문을 가지는 기술인들에게 두서없이 쓴 이 글을 참고하라고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