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의 민폐

술의 힘으로 자기 자신을 가리려는 사람들의 특징

by 감백프로

12월은 언제나 각종 연말모임과 회식이 열리고 있다.

K 직장인들의 대부분은 술과 함께 12월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글을 쓰는 나도 취글 프로젝트 작가님들과의 모임, 회식 등 술과 함께 12월을 보내고 있다.

술과 함께 모임과 회식을 하면서 가까이 자주 본 사람들과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한 해를 둘러보고 그동안 서로 못했던 말들을 하면서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게된다.

술 덕분에 맨 정신에 못하는 말들을 하면서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오해도 푸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러나 오히려 술을 먹었다는 이유로 자기 자신을 가리면서 직원들을 질책을 하거나, 억울한 말들을 한다던가, 있어보이는 척을 하는 사람들이 매년 12월에 드러나고 있다.

그래서 술자리에 이러한 모습들을 보이는 사람들이 왜 그럴까에 대해 아래와 같이 생각해봤다.


첫 번째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것이다.

약 일주일 전 연재를 마무리한 ‘개성, 단순, 불안, 결핍, 인간미’ 브런치북에 등장한 회사의 건설공사 1인자 처장 병조가 회식자리에서 직원들에게 보인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개성, 단순, 불안, 결핍, 인간미' 브런치 북은 아래 링크 참조)

[브런치북] 개성,단순,불안,결핍,인간미

약 30명에서 40명 규모의 처 단위 조직에서 병조를 중심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회식이 열렸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건배사도 이어지는 등 여느때와 다를바 없는 회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그래도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에게 격려를 하기는 커녕 병조는 고참실무자 급 직원인 뚜비와 보라돌이를 주 타겟으로 업무처리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등장인물들에 대한 소개는 아래 링크들 참조)

03화 개성-2 개성있는 월급쟁이들(간부급 인물소개)

04화 개성-2-1 개성있는 월급쟁이들(실무자급들)

08화 단순-1 꼬꼬마 텔레토비 친구들 안녕!

술이 들어갔으니 불만을 털어놓는 감정은 당연히 듣는사람들의 불편이 가중될 수 밖에 없었고, 회식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닿고 있었다.

담당직원들은 업무관련 규정과 지침을 준수하여 업무를 처리함에도 불구하고, 병조는 무언가에 마음이 들지 않았는지, 술의 힘을 빌려 직원들에게 질책과 동시에 불만을 털어 놓은 것이다. 이는 직원들의 근무의욕저하로 바로 연결되었고, 앞으로 맞이할 새해에 대한 기대를 져버리게 하였다.

병조가 생각한 데로 직원들이 업무처리가 안 될 수는 있다.

병조도 처장이 되기 전에 사원부터 시작한 직원이었고, 실무자 시절을 거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실무자들이 업무처리에 고충이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본인의 과거 경험에서 시행착오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업무관련 규정과 지침, 업무환경이 과거와 다르다는 거에 대한 인지를 못하고,

그저 본인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술의 힘을 빌려 질책하고 불만을 털어 놓는 것은 본인 스스로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다는 걸 보여줄 뿐이었다.

생각이 다르면 업무시간 중에 해당 직원에게 보고를 받고, 다르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편하게 얘기하고, 관련 사례 등을 알아오라하고, 함께 더 생각해보면 될 일을 술자리에서 오히려 일을 그르친거 뿐이었다.

그리고 직원들이 처장인 병조의 생각이 현 시점의 규정과 지침과 다르다고 무시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더 신중히 검토를 하여 업무처리를 했을 것이다.

회식자리에서 차라리 ‘한 해 고생많았고, 내년에 더 잘해보자’ 한 마디만 했으면 회식분위기는 좋았을 거고, 내년엔 모두가 합심해서 모두가 만족하는 업무결과를 내지 않았을 까 생각이 든다.


두 번째는 자기 자신에게 결핍이 많은 것이다.

술이 들어가면 목소리가 커지고, 말이 많아지는 사람들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2년 사이에 술을 먹고 듣는 사람들이 불편해함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과거 행동들에 대하여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해 억울하다든지,

본인 젊은시절에 과거에 본인들이 당했다는 이유로 건배사와 노래를 시킨다든지,

과음을 하고 난 다음에 주변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줘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는 커녕 과음을 한 이유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기 시작했다.

물론 본인은 떳떳하고 당당한데도 사람들이 알아주지 못하거나 본인 생각과는 다른 생각을 해서 억울할 수 있고,

회사에서 술자리를 통해 직원들과 가까워지고, 윗분들에게 잘 보여서 승진을 하고 싶어서 직원들과 술잔을 돌려가면서, 돌아다니면서 본인의 주량을 넘어서는 과음을 하는 수 없이 했을 것이다.

그래서 본인들은 듣는사람들(친한 지인들과 직원들, 부서원들, 배우자, 가족 등)이 억울함과 과음을 하는 이유를 알아주고 이해할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엄연히 본인만의 생각이다.

듣는 사람들은 당연히 본인들이 겪어본 경험들이 아니기에 각자의 머릿속에서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고,

과음을 해서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생기는 건 각자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하다.

이러한 이유를 자기 자신들은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평소 사람들에게 인정을 못받았든지 등에 대한 결핍이 자리잡아 술자리를 빌어 억울함을 토로 하거나, 한계를 모르고 과음을 한다던가, 건배사와 노래를 시키는 등의 행동으로 결핍을 채우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결핍에 대한 유사에피소드는 아래 링크 참조)

20화 결핍-2 나에게 없는 걸 다른사람에게 채우고 싶은 욕망

21화 결핍-3 늬 내 누군줄 아늬?

내 자신도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술자리에서 억울함을 토로한 적이 있긴 하다.

그래도 내가 하고 싶어했던 것, 이루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이루기 시작하고, 굳이 내가 말을 안해도 주변사람들이 나에 대해 알고 있고,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내 스스로 잘 했다 생각하니 술자리에서 억울함을 토로하는 것이 줄어들고, 결핍도 채워졌다.

물론 각자 가지고 있는 결핍의 크기는 다를 것이고, 채워지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고, 채워지지 못할 수는 있다.

그러나 술의 힘을 빌려 결핍을 채우는 것은 즐거운 술자리를 불편한 술자리로 만들 뿐이고, 술을 먹는 긍정적인 효과를 부정적인 효과로 바꾸는데 불과하다.


2025년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술과 함께 하는 회식자리는 이어질 것이고, 신년 회식도 있을 것이다.

각자 놓여진 현안들이 막막해도, 누군가에게 불만이 있고 불편해도,

우선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져 볼 시간을 가져보고,

사람들과 술을 먹을 때 만큼은 힘듬을 사람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서 잊는다 생각을 가지고

회식에 참석하고 술자리를 가진다면,

회식과 술자리는 가고싶고 가져보고 싶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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