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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문정 Jul 24. 2023

하루살이



휴일 해걸음

나무의자에 앉아

그대 잠시 쉬는 사이


그대 목덜미에

내려앉은 빛의 고리

강물에 어린 잔영처럼

그렁그렁 흔들리는 동안


그대가 짊어진

그대 이름만큼의 무게가

걸아나와 그대 등뒤에서

빼쪼롬이 고개를 내밀고 본다


하늘가 맴도는

하루살이들의 어지럽고 분방한 날개

이내 차례로 사위어 가는 처절한 몸짓


저렇듯 허망하게 사그러지나

그대 이름만큼의 무게는

혀를 차며 서둘러 일상으로 들어가지만


한걸음 물러나 보면

그대 속한 세상도 하루살이의

그것과 다르지 않아

쉬지 않고 버둥거리다가

이내 스러지고마는


가는 목덜미를 내려 누르는

세상속에서 이리저리 몰리다

그 이름의 무게만큼 살다 스러질 그대


한 그루 나무보다 유약한 인간의 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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