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가

by 하늘아래


최근 읽은 책들이 나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

너는 자유로운지.



누구도 자유롭지 않고자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자유로우려면, 먼저 자신의 욕망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부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의 욕망이라.

타인이 내게 부여한 가짜 욕망 말고, 진짜 내 안에서 나온 '나의 욕망'에 스스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임경선 작가는 자신의 에세이 <자유로울 것>에서 행복과 욕망의 관계를 평행선으로 놓았다.

행복해지기 위해 욕망을 포기할 필요도, 욕망을 위해 행복을 포기할 필요도 없이 각각의 것은 각각의 것대로 추구하고 얻으면 된다는 것.

흔히 '이 정도면 행복한 건데,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리는 거겠지?'라는 소극적인 태도에 대한 일침인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행복과 욕망은 언제나 접점에 있다고 느낀다.

욕망이 충족될 때 비로소 행복감을 느낀다는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하지만 우리가 때때로 느끼는 행복감은 아주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공허함을 남긴다.

그것이 가짜 행복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농도가 아주 옅은 일차원적인 행복이라 지속성이 매우 떨어지는 것일 뿐.

향수로 비유하자면 가장 처음 느껴지는 탑노트 같은 것.

맛있는 음식, 새 물건, 멋진 장소.

탑노트가 날아가고 나면 미들노트의 향이 이어지는데 지속성이 좀 더 길다.

좋은 사람들과의 대화, 결이 맞는 작가의 책을 읽고 난 후의 충만감, 만족스럽게 일을 해내고 난 후의 성취감.

향수의 가장 아랫부분을 담당하는 베이스 노트는 사용자의 신체에 오랫동안 남아 그 사람만의 독특한 향기를 만들어내며 매우 긴 시간 지속된다.

행복감의 베이스노트는 무엇일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단단하고 묵직한 확신에서 흘러나오는 자유로움이 아닐까.

인생의 크고 작은 선택지 앞에서 자기 욕망에 충실한 자신만의 리트머스지를 갖고 있는 것.

그리고 그것을 밀고 나갈 용기가 있는 것.

결과에 책임지겠다는 의젓하고 초연한 마음가짐.

그리고 비로소 그것들을 바탕으로 행동으로 옮겨내는 것까지.

그것을 모두 갖추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자유롭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허함을 남기지 않고 은은하게 지속되는 행복의 베이스노트는 바로 자기 자신으로 자유롭다는 확실한 감각이다.

그것은 사고와 감정, 행동의 삼박자가 모두 갖추어졌을 때 완결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자유로운가.

나의 욕망을 인지하고 인정하고 있는가.

그것을 충족하기 위해 기회비용을 지불할 용기가 있는가.

결과에 책임 질 단단한 마음을 갖고 있는가.


자유로움으로 대표되는 하늘을 나는 이미지와는 달리 자유는 이처럼 무겁다.

이 무게에 짓눌려 실은 자유로부터 도피하고 있지 않은지 자신에게 묻는다.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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