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신기하긴만 한 사람들
현재 나는 3중 언어 사용자이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다. 영어, 한국어, 일본어의 스위치가 되기까지는 진짜 오랜 시간이 걸렸고, 성장통도 컸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여기 현지인들의 모습이 자극이 되었기 때문인데
2중 언어 기본이고 3중 4중 언어를 너무 쉽게 구사하는 이 사람들은 천재들인가?
한국에서 그렇게 언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정말 특별한 사람들이라 느꼈던 그 대단한 사람들이 여기에서는 평범한 일이라니.
앞집도 미국인, 옆집도 미국인이라 금방 괜찮아질 줄 알았던 내 영어 실력!
‘우린 모두 다 학교에서 영어 교육을 제대로 받고 자랐으니까 지식은 많으니 이제 실전을 연습해 볼까?
라는 마음에 금방 괜찮아질 거야 나도 영어로 말할 수 있게 될 거야!‘라고 생각하며
아이를 미국유치원에 보내기 시작했다.
유치원에서 받은 사진들 속에 우리 아이는 늘 슬퍼 보였다.
‘왜일까? 선생님들도 친절하고 정말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유치원인데
한 달, 두 달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아이에게도 적응기간이 필요하니까..‘라고 생각했었다.
문제는 나인거지. 아이에 대해 유치원 선생님하고 소통을 할 수가 없으니… 우리 아이가 왜 슬픈 얼굴인지
궁금증은 4개월이 지난 후에 알았다. 아이니까 어디는 금방 적응할 거야! 금방 영어에 익숙해져서 금방 배울 거야!라고 생각한 나의 착각이었다. 얼굴색도 눈색도 다른 사람들 속에 동양인이라고는 한두 명인 유치원에서 우리 아이는 다름을 인지하고 있던 것이다. 겨우 3살 아이가…
그래서 4개월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았었고 엄마와 떨어진 시간들이 견디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어른들의 고정관념인 걸까? 아이들은 금방 배워! 괜찮아!라고 생각하는 것…
이 아이도 생각보다 많이 스트레스받으며 견디고 있는 걸 몰랐던 것 같다.
3살이었던 우리 아이가 일본어를 한다.
역시 영어보다는 일본어가 쉬운 걸까?
아이가 일본어 배울 수 있는 유치원에 가고 싶다고 한다.
내 바람과는 달리 아이가 선택한 일본어.
우리 가족 중에 일본어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데 너무 걱정이 앞섰다.
공립유치원은 매년 10월에 신청하여 4월에 입학하는데 도저히 서류를 읽고 쓸 수가 없어
항상 지인에게 도움을 청해야 했는데 왠지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분명한 건 이대로는 안된다. 안일한 생각으로 우리 아이를 혼자 전혀 모르는 언어 속에 넣어놓고
나는 안일하게 집에서 집안일만 하는 엄마로 전락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나의 결심은 시작되었다.
치열하게 언어를 공부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부끄러워지며 아이를 지키기 위해 내가 힘을 내야 할 때였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영어, 일본어 공부는 정말 치열한 싸움이다.
해외살이에서 언어를 가볍게 생각했던 나의 착각에서 번뜩 눈이 떠졌던 건 역시 나는 엄마였기 때문이다.
근데 뭐를 공부해야 하는 건지, 영어를 잘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지라 일본어를 공부해야 하는 게 정말 괴로운 일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