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들어서는 "오하요우고자이마스"라고 하는 아침 인사가 내 귀에는 "오하이오고자이마스"라고 들린다.
그래서 그런 줄 알고 매번 그렇게 인사를 하다가
히라가나를 외우고 문자를 확인한 다음 정확한 발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나의 꼬마 선생님은 처음부터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로서는 그 발음들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5살 꼬마(나의 딸)가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나의 일본어 선생님으로 모시기 시작했다.
일본 유치원으로 옮긴 후 조금씩 일본어가 늘고 있었고
유치원에서 가져온 프린트를 나도 같이 공부하기 시작했다. 유치원에서 추천해 주는 책을 사서 같이 읽어보고 추천하는 영상물을 같이 보고, 유치원에서 배우는 노래를 나도 배우며 같이 노래했다. 나의 수준은 딱 5살인 것이 아닌가??
그래도 5살 아이가 하는 유창한 실력만큼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그저 그 아이들이 아는 단어들을 똑같이 듣고 단어 하나하나 반복하며 기억하는 수밖에..
지금 나의 꼬마 선생님은 3학년이다.
이제는 학교에서 발표를 하고 일본어 실력은 일본 아이들 못지않게 뛰어나지만 나는 꼬마 선생님보다 훨씬 못한다.
아직도 학교에서 받은 숙제들을 나에게 보여주면 나는 그 숙제들을 시간이 있을 때마다 같이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뒤쳐지기 시작했다.
이제 2학년 한자를 외워서 안 보고 쓰는 게 나의 현재 목표이다. 한자를 마스터하면 정말 기쁠 것 같은데 과연 가능하는지. 너무 비슷해 보이고 금방 잊어버리는 40대에 나이지만 꾸준히 언어를 공부하고 일어로 사용하며 살아간다는 내가 뿌듯하고 자랑스러워서 스스로에게 뇌섹녀라고 불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