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저게 사랑이라면, 나는 사랑해 본 적 없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랑의 형태가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내가 무척 좋아하는 말이다.
그리고 누군가 저런 말을 하거나, 유튜브에서 저런 댓글을 보면,
'칭찬하려고 말은 저렇게 해도 각자 자기만의 사랑을 했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없어서 특별한 게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어서 소중한 것이니까.
나도 가끔 '사랑이 무엇인가?' 생각해 본다.
어릴 때는 좋아하는 마음이 아주 크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청소년 때는 대단해 보이고, 닮고 싶으면 사랑인 줄 알아서, 존경과 사랑을 꽤 오랫동안 착각하면서 살았다.
영화를 보면 상대를 미칠 정도로 사랑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주장하는 작품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는구나.'라고 생각했을 때는 평소에 밉다고 생각했던 사람인데, 내 무의식에서 그 사람의 행복을 바라고 있을 때,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빠지면 안 되는 것은 반드시 '미운 감정'의 존재를 느끼면서도 '무의식'에서 떠올라야 한다. 미운 감정은 잘 알지 못하면 나올 수 없다. 내가 저 멀리 떨어진 사람을 보며 오랫동안 그리워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었다. 그 사람의 모든 모습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사람을 만나도 미운 감정은 생긴다. 이제는 그 사람을 너무 잘 알아서 미운 부분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하지만, 습관처럼 잘해주고 싶고, 좋은 거 보면 그 사람 먼저 생각난다.
화가 날 정도로 싸우고 나서 정말 어처구니없게 피식 웃으면서 '내가 이 와중에도 챙겨줄 생각부터 하고 있네.'라고 생각할 때 '내가 사랑하긴 하나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론은 사랑은 습관인 것 같다. 좋아하는 습관이 들어서, 가끔 미운 모습을 보여도 잘해주는 게 이미 당연해진 상태. 가끔 "사랑이 무뎌진다. 사랑이 변했다." 등등의 말을 하는 이유는 습관이 되어서 당연해져서 그런 것 같다. 사랑이 줄어들거나 없어진 게 아니라, 그 감각을 느꼈을 때부터가 사랑의 시작인 것 같다. 여기서 사람들은 사랑은 확신보다는 이상하고 모순적인 감정 같다고 말하는 게 아닐까?
그렇다고 격렬한 감정이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노랫말에도 있는 말인 "너무 사랑하는 사람과는 오래갈 수 없다"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이게 무슨 말일까?' 오랫동안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도 내 과거를 천천히 돌아보니, 가끔 사랑 때문에 내 오랜 꿈이나 가치관을 깨버릴 정도의 희생을 하려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었다. 물론 매번 감정을 진정시켜서 가라앉혔다. 그래서 그 결과를 본 적이 없어서 "너무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말"을 본 적이 없다. 과한 희생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도 무의식 속에서 알고 있었나 보다.
때로는 아무리 사랑을 해줘도 채워줄 수 없었던 사람이 한 명쯤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에게는 분명 사랑을 받고 있는데 행복하지 않았다. 과하게 잘해주고, 과하게 사랑을 바랐던 그 사람을 보면서 했던 생각은, 사랑과 욕심은 한 끗 차이다. 사람을 욕심나게 하는 건 완벽한 아름다움이 아니다. 나 밖에 모른다고 착각하는 아름다움이다.
"이런 사람. 나만 이해할 수 있어.
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 줄 수 있는 존재는 나야."
이런 말에는 상대를 무시하는 관점이 숨어있다. 그래서 묘하게 기쁘지 않았다. 이 무의식에 깔려있는 생각은 '내가 너의 부족함을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이니까, 너도 내가 희생하고 생각해 주는 만큼 나의 이상함을 이해해줘야 해. 얼른 나를 좋아해 줘.'라는 게 느껴졌다. 결국 자신의 존재가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갈망에서 나오는 심리다.
그래서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내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이 같지 않아도 받아들일 용기. 힘들지 않게 모든 걸 다 대신해주고 싶어 져도 내버려 두고 지켜볼 수 있는 용기. 그 사람을 의심하지 않으면서 진심을 다해 환상 속에서 살다가, 혹시 거짓이었다 해도 기꺼이 배신당할 용기.
살면서 다양한 사랑이 지나갔지만, 그래도 여전히 누구나 공통적으로 느끼는 사랑의 형태가 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어떤 사랑은 원하는지는 한 50% 정도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