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유강인 20_42_부센터장 장동숙과 청천의 궁모

탐정 유강인 20편 <검은 피, 저주의 서릿발>

by woodolee

유강인이 출동 경찰을 불렀다. 가건물 안으로 출동 경찰이 들어오자, 그에게 물었다.


“연막탄이 터진 게 맞나요?”


경찰이 답했다.


“네, 맞습니다. 갑자기 연막탄 수십 개가 터졌습니다. 사방이 연기로 자욱해서 앞을 분간할 수 없었습니다.”


“연막탄이 가건물을 빙 둘러서 터졌나요?”


“네, 맞습니다.”


“청천의 교주는 로프를 잡고 2층에서 바닥으로 내려갔습니다. 그자와 격투가 있었나요?”


“네, 있었습니다. 경찰 둘을 때려눕히고 도주했습니다. 현재 추적 중입니다.”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유강인이 고개 숙여 인사했다. 경찰이 절도있게 경례하고 밖으로 나갔다.


유강인이 생각했다.


‘청천의 교주, 병아리 2는 무척 재빠르고 싸움도 잘하는 거 같군. 로프도 잘 탔어.’


그 옆에 조수 둘이 있었다. 황수지가 유강인에게 말했다.


“탐정님. 병아리 2가 탈출 계획을 철저히 세운 거 같아요.”


유강인이 말없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가 병아리 2의 마지막 말을 떠올렸다. 챙길 건 다 챙겼다고 나머지는 유강인이 알아서 하라고 말했었다.


병아리 2가 청천에서 목적을 달성한 게 분명했다. 그자가 거침없이 다음 행보를 할 거 같았다.


“음!”


유강인이 헛기침했다. 그렇게 마음을 가다듬었다. 토끼와 거북이의 싸움이 계속 진행됐다.


토끼를 따라잡으려면 거북이는 쉴 틈이 없었다. 쉬지 않고 청천의 신도와 체포한 노파를 조사해야 했다.


그때, 노파 옆에 있던 경찰이 큰소리로 외쳤다.


“원형사님!”


경찰이 압수품인 핸드폰과 핸드폰 케이스를 들어 올렸다.


원창수 형사가 달려갔다. 핸드폰과 핸드폰 케이스를 받고 자세히 살폈다.


“이건!”


원형사가 두 눈을 호랑이처럼 크게 떴다. 핸드폰 케이스에 명함이 있었다. 그가 명함을 꺼냈다.


명함에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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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임상실험센터 부센터장 장동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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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창수 형사가 크게 외쳤다.


“우경임상실험센터 부센터장 장동숙이라고?”


그 소리를 듣고 유강인이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의 예상대로 우경임상실험센터와 사이비 종교 청천은 관련이 깊었다.


원창수 형사가 명함을 들고 유강인에게 달려왔다. 그가 서둘러 말했다.


“유탐정님, 저 노파의 정체가 드러났습니다. 우경임상실험센터 부센터장이 확실합니다.”


“그렇군요.”


유강인이 답을 하고 노파를 향해 걸어갔다.


“으으으~!”


노파가 신음을 내뱉고 고개를 푹 숙였다. 무척 괴로운 거 같았다. 장동숙이라는 걸 인정하는 거 같았다.


그녀는 무척 왜소한 노인이었다. 흰색 롱패딩과 흰색 바지를 입었다. 나이는 70대로 보였다. 이마에 주름살이 자글자글했다.


유강인이 냉정한 목소리로 노파에게 말했다.


“고개를 드세요.”


노파가 고개를 들지 않았다.


유강인이 성난 목소리로 외쳤다.


“우경임상실험센터 부센터장 장동숙씨! 어서 고개를 드세요.”


진실을 갈구하는 호통이었다.


장동숙이 화들짝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장동숙씨, 청천과 무슨 관련이 있죠? 어서 말하세요!”


“그, 그게 ….”


장동숙이 주저했다. 유강인이 그녀를 재촉했다.


“잘 들으세요. 당신은 신도 세 명을 비참하게 죽인 사이비 종교 집단, 청천의 일원입니다. 그 죄가 매우 큽니다. 사실대로 말해야 정상참작 받습니다.”


“으으으~!”


장동숙이 무척 괴로운 듯 신음을 다시 내뱉었다.


“청천의 만행은 조사하면 다 밝힐 수 있습니다. 잘 생각하세요. 진실을 말하면 감형받을 수 있습니다.”


장동숙의 어깨가 축 눌어졌다. 이젠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이미 독 안에 든 쥐였다. 도망칠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녀가 개미 소리로 말했다.


“네, 사실대로 말하겠습니다. 저는 … 청천의 궁모님을 모시는 사람입니다. 청천에서 … 심부름했습니다.”


“궁모님이라고요?”


“네. 궁인의 어머니를 궁모라고 부릅니다.”


“궁인이 또 뭡니까?”


“궁인은 … 청천에서 궁극의 도를 깨달은 사람을 말합니다. 청천의 교주입니다.”


“그렇군요.”


유강인이 고개를 끄떡였다. 2층에서 도망친 청천의 교주가 바로 궁인이었다.


장동숙이 두 손을 들고 마구 흔들기 시작했다. 그녀가 울면서 말했다.


“저는 … 궁모님을 옆에서 챙긴 거밖에 없습니다. 청천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잘 몰라요.

청천이 사람을 죽였다고요? 그럴 리가요? 청천은 병을 고치는 곳이지 사람을 죽이는 곳이 아닙니다. 뭔가가 오해가 있는 거예요!”


유강인이 어림도 없다는 표정으로 반박했다.


“과연 그럴까요? 조사하면 다 나옵니다.”


유강인이 말을 마치고 한데 모여있는 신도들을 쭉 둘러봤다. 신도들이 바로 청천의 증인이었다.


“유탐정님!”


출동 경찰 하나가 약병과 주사기를 들고 유강인에게 걸어왔다. 그가 말했다.


“저 사람이 신도들에게 주사를 놓으려 했습니다.”


주사라는 말에 유강인이 화들짝 놀랐다. 그가 고개를 돌렸다. 경찰이 들고 있는 주사기와 약병을 보고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유강인이 장동숙에게 말했다.


“장동숙씨, 저 약의 성분을 조사하면 진상이 밝혀질 겁니다. 청천이 과연 무슨 짓을 했는지 …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살인 공범으로 처벌받습니다.”


장동숙이 약병과 주사기를 보고 입을 열지 못했다.


원창수 형사가 유강인에게 말했다.


“유탐정님, 여기 장동숙씨가 불법 의료 행위를 한 건 명백합니다. 일단 불법 의료 혐의로 서로 모시겠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유강인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가 잠시 뭔가를 생각하다가 장동숙에게 물었다.


“장동숙씨, 우경임상실험센터 센터장은 누굽니까?”


“…….”


장동숙이 그건 차마 말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떨구었다.


유강인이 원창수 형사에게 말했다.


“원형사님, 우경임상실험센터 센터장을 체포해야 합니다. 어서 신원을 확보하세요. 오늘 우경임상실험센터와 청천이 한 몸이라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원창수 형사가 큰 목소리로 답했다.


유강인이 걸음을 옮겼다. 한데 모여있는 신도들을 향해 걸어갔다.


신도 스무 명이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두 눈에 놀라움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들은 모두 몸이 아픈 사람이었다. 그래서 청천의 달콤한 사탕발림에 넘어가고 말았다.


고질병을 고칠 수 있다는 희망에 집을 가출했고 집단생활까지 했다.


유강인이 신도들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그들을 쭉 둘러봤다. 그러다 굳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김희애씨! 여기 김희애씨가 계시나요?”


김희애라는 말에 신도들이 한 여자를 쳐다봤다. 머리가 긴 40대 여자였다. 이름이 불리자, 그녀가 어쩔 줄 몰라 했다.


유강인이 김희애를 잠시 바라봤다. 그녀는 오늘 아침 어머니에게 전화했었다. 통화 중 공사장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청천의 아지트를 찾는 데 도움이 됐다.


유강인이 김희애에게 말했다.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김희애씨, 걱정하지 마세요. 이제 청천의 농락은 끝났습니다. 경찰을 믿고 마음 편히 계세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유강인이 말을 마치고 형사 둘을 불렀다. 그가 형사들에게 말했다.


“신도들은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병원에 모두 입원해야 합니다. 신원을 확인한 후 가족에 연락하세요.

면회는 당분간 금지입니다. 확보한 약은 국과수에 넘기시고요. 신도들은 모두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청천의 약을 모두 먹었을 겁니다.”


“네, 알겠습니다.”


원창수 형사가 큰 목소리로 답했다.


“저기 있는 장동숙씨는 밤샘 조사해야 합니다. 먼저 지문 검사로 신원을 확인하세요.”


“알겠습니다! 지문 검사를 하겠습니다.”


유강인이 지시를 마치고 걸음을 옮겼다. 그가 조수들과 함께 가건물에서 나왔다.


밖은 연기가 자욱했다. 아직도 연막탄이 가시지 않다.


황정수가 자욱한 연기를 보면서 말했다.


“도대체 연막탄을 몇 개나 터트린 거죠? 한 번에 수십 개를 터트린 거 같아요.”


유강인이 고개를 끄떡이고 답했다.


“그래, 그런 거 같아. 청천의 교주가 만반의 준비를 했어. 이제 서로 가자고.

… 아, 수지는 치료받아야 하니 구급차로 가. 난 정수와 함께 서로 먼저 갈 테니. 장동숙을 조사해야 해.”


“네, 탐정님!”


황수지가 일부러 밝게 웃으며 답했다.


황정수가 쾌활한 목소리로 말했다.


“흐흐흐! 오랜만에 운전이네요. 탐정님이 모르시는 게 하나 있어요. 제가 수지보다 운전을 잘해요. 바로 베스트 드라이버죠.

… 수지는 치료 잘 받고 경찰차 타고 서로 와. 다행히 큰 상처는 아니네.”


“네, 선임 조수님. 그렇게 할게요.”


황수지가 방긋 웃으며 답했다.


그렇게 청천의 아지트 급습 작전이 끝났다.


탐정단 밴과 강력반 밴에 시동이 걸렸다. 차들이 인천 북부경찰서를 향해 내달렸다.


인천 북부경찰서는 지체하지 않고 장동숙 조사에 착수했다.


청천에 홀렸던 신도 23명은 경찰서 근처 병원에 입원했다. 그들은 절대 안정이 필요했다. 자칫하면 사망자 셋처럼 갑자기 죽을 수 있었다.


경찰서에 도착한 유강인이 원창수 형사에게 말했다.


“원형사님, 실종자 부모에게 병원 이름을 알리지 마세요.”


“부모들이 병원으로 찾아올까 봐 그러세요?”


“네, 그렇습니다. 신도 23명은 절대 안정이 필요합니다. 청천 소탕 작전을 보고 놀랐을 겁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더는 놀라면 안 됩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조치하겠습니다.”


유강인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가 자리에 편히 앉았다. 큰 시름을 놓은 듯했다.


자칫하면 신도 23명도 검은 피를 토하고 죽을 뻔했다. 그걸 막아서 참 다행이라고 여겼다.


이제 늦은 밤이었다. 황정수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코코아 잔을 들고 유강인에게 말했다.


“자, 코코아 드세요.”


“고마워.”


유강인이 잔을 받고 달콤한 코코아를 쭉 들이켰다. 코코아를 먹고 힘을 내야 했다. 오늘 밤 장동숙을 철저히 조사해야 했다.


그렇게 인천 북부경찰서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때 인천과 가까운 김포시 호화주택에 차 한 대가 도착했다. 콜택시였다.


호화주택은 넓은 정원이 있는 단독주택이었다.


단독주택에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노파였다. 안방 침대에서 몸을 뒤척이며 자고 있었다.


그때!



삐리릭!



핸드폰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계속 울렸다.


“으으으~!”


잠에서 깬 노파가 몸을 일으켰다. 눈을 비비다가 침대장으로 손을 뻗어 핸드폰을 잡았다.


피곤한 눈으로 발신자를 확인하고 통화 버튼을 꾹 눌렀다. 그러자 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머니! 큰일 났어요! 경찰이 궁전에 들이닥쳤어요!”


“뭐, 뭐라고?”


노파가 그 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 80살이 훌쩍 넘어 보이는 얼굴이었다.


얼굴에 세월의 흐름이 가득했다. 주름투성이에 검버섯이 많았다. 살도 축 처져서 작은 이목구비가 더욱 작아 보였다.


“어서 피해야 해요. 동숙 언니가 잡혔어요! 경찰이 어머니도 잡으러 올 거예요!”


“뭐, 뭐야? 그런 일이 있었다고? 그럼, 궁인은? 아들은 어떻게 됐어? 경찰에 잡혔어?”


“궁인은 다행히 도망쳤어요. 어머니도 어서 피해야 해요.”


“먼저 아들과 통화해야 해!”


“아, 알았어요. 전화 끊을게요. 궁인한테 연락할게요.”


노파는 청천의 궁모였다. 교주 궁인의 어머니였다. 그녀가 핸드폰을 꽉 잡고 턱을 덜덜 떨었다. 눈망울에 초조함이 가득했다.


잠시 후



삐리릭!



핸드폰 벨소리가 다시 울렸다.


궁모가 발신자를 확인하고 전화 받았다.


“아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어머니.”


낮고 굵은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가건물에서 연막탄을 터트리고 도망쳤던 청천의 교주 궁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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