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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NNECT WITH PARK Sep 24. 2024

오구~ 오구~그랬쪄?

내가 할 건 이것뿐. 

9살 딸내미 지아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말은

"오구 오구~ 그랬쪄? 친구가 놀려서 화가 났어? 만들기가 잘 안돼서 속상했어? 오구 오구 친구랑 더 놀고 싶었어?"


70살이 넘어도 딸걱정에 밤잠 못 이루는 엄마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말은

"오구 오구 그러셨어요? 아직도 그렇게 딸내미가 걱정이 되셨어? 오구 오구~추석이라 이것저것 해주고 싶은 건 많은데 몸이 안 따라줘서 속상하셨어요? 


마음먹은 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화를 내뿜는 남편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말은

"오구 오구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속상했어요? 오구오구 잘해보고 싶었는데 당신도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


남편문제로 부모님 문제로, 돈문제로 속상하고 힘겨워하는 친구에게도 내가 해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말은..

"오구 오구 그렇게 힘든 일을 겪으며 얼마나 힘들었어.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어." 


그들의 인생을, 그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 

실수할 땐 실수하게 두는 것,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을 땐 스스로 길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

끝내 그 길로 가겠다면 그것 또한 인정하는 것. 

성급하게 끼어들어 대신 해결하려 하지 말고, 해결책을 찾아주려 하지 말고 

그냥, '오구 오구~ 그랬어? 얼마나 힘들었어' 공감해 주는 것. 


그러다 보면 비로소 나 스스로에게도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오구 오구~ 지금까지 좀 더 잘해보려고,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그렇게 노력했으니 얼마나 힘들었어"

"오구 오구~ 정말 고생했어 지금 있는 그대로도 충분히 괜찮아 잘하고 있어."

토닥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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