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글쓰기 수업 여러 분반 중
특정 한 분반에는
나에게 편하게 말을 거는 학생이 있다.
너무 편해서 가끔은 초등학생 같기도 하다.
그래도 침묵보다는 애살있게 질문하고
말도 걸어주면 감사할 뿐이다.
긴 글쓰기를 시작한 지 며칠 째
지친 학생들을 다독이며
나도 진이 빠진 날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그 학생이 나왔다.
또 질문을 하려나보다 싶었는데
갑자기 나에게 키링 하나를 건넸다.
어맛!
이건 내가 갖고 싶어 했던 우리 학교 마스코트 키링!
하지만
학생이 돈을 주고 산 선물은
받을 수는 없었기에 물어봤다.
"이거 산 거야?"
"아니요. 도서관에서 책 읽고 받았어요."
"도서관에서 책 읽었어? 기특하네."
"마침 이벤트 하는 책이었나 봐요. 읽고 반납했더니 선물로 주더라고요."
"오!!! 대단한데.
근데 선물 받은 걸 나를 주는 거야?"
"선생님 닮았어요."
"응? 나 곰돌이 같니?"
(난 역시 곰돌이 상인 가보다 '○')
그런 나를 보며 받은 선물을 주었다.
"선생님 이거 좋아할 것 같았어요. 자요!"
자 / 자요
경상도에서는 '여기요'하면서
물건을 건넬 때 '자요'라고 말한다.
반말로 '여기'하며 건넬 때는 '자'
'오다 주웠다!' 느낌으로 말이다.
역시 경상도는 무까끼하다.
그래도 그 무뚝뚝함에 따스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