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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루 Oct 23. 2016

상강 전야

사람이 왔다

지난 계절

흐드러지게 피었던

꽃이 지고


앙상한 가지 사이로

아름답다 하던 뭇사람들의 찬사가

모음 하나 남지 않고 빠져나갈 때쯤


이제는 비루하고 엉성하다

가리키는 손가락 뾰족한 그늘에

숨이 시들고 맥이 사윌 때쯤


비처럼

바람처럼

햇살처럼 나려


여전히 곱다

곱고 예쁘다

예쁘고 귀하다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10월 상강을 맞이하는

나의 가지 끝에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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