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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카 May 15. 2023

경단녀 주부 독일에서 취업하기

길잡이가 있었더라면 쉬웠을까

 한국 나이 35살이 되던 해 어느 날 갑자기 독일에 오게 되어 팔자에도 없었을 독일어를 공부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벌써 독일에서 지낸 지 6년 차가 되어가지만 저의 독일어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이네요. 그런 제가 어떻게 독일에서 취업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 글을 통한 저의 바람은 독일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한 경단녀 엄마들에게 희망과 용기가 되고 싶어서입니다. 그리고 제게는 불행히도 길잡이가 없어서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알아보아야 했던 고단했던 시간들이었지만, 이런 제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길잡이가 되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조금은 부끄럽지만 얘기해봅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아마도 제가 어떤 공부를 했고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하실 거 같아서, 그 이야기부터 시작해 볼게요.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종 한국인입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이었고요, 유아교육학을 공부했어요. 전공 살리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 했는데 감사하게도 거기에 제가 속하게 되어 우리나라 사회가 정해준 길을 나름 잘(?) 살아가고 있었죠. 그리고 당연한 수순처럼 결혼하고 임신하고 출산하고 육아하며 그렇게 사회가 만들어준 시스템대로(?) 살아가는 평. 범. 한 주부였어요. 독일에 왜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다른 글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제가 독일에서 어떻게 한국어 강사를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얘기하려면 설명이 조금 필요해요. 저는 처음부터 한국어 강사를 하려고 준비하지는 않았어요. 독일 생활에 적응하랴 아이들을 키우랴 정신없이 바빴던 시간들이 지나가고 조금씩 제 시간이 생기기 시작했을 무렵 20대 이후로 써보지 않았던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작성하면서 현실적으로 독일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내 전공을 독일에서도 살릴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라고 생각해서 무조건 독일어를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런데 웬 걸?????? 독일어 공부를 시작하자마자 '안 되겠구나.. 못하겠구나!!!' 싶더라고요. 태어나 처음 접해보는 독일어였고, 독일어라고 하면 신승훈 노래 'ich liebe dich' 밖에 들어본 적이 없는 제가 35살 먹고, 유학한 번 가 본 적 없는 지극히 평범한 아줌마가 느닷없이 생판 모르는 독일어를 공부하려니 힘든 건 당연했죠. 아마 힘들었던 하소연만 해도 몇 날 며칠이 걸릴 거예요.


 거기다가 제 본 직업은 언어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과연 외국인인 내가 현지인과 경쟁해서 취업을 할 수 있을까? 설사 취업이 된다 해도 나의 독일어 실력과 어설픈 발음으로 아이들을 잘 교육할 수 있을까? 하는 여러 걱정들로 자존감이 낮아질 대로 낮아지고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에 대해서 의심까지 들기 시작했어요.


 어쩌면 독일어를 못 할 수밖에 없는, 안 할 수밖에 없는 핑계를 찾으려고 했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시도도 안 해보고 포기하는 거는 싫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내가 독일에서 취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그럴듯한 명분이 필요했던 거죠. 그래서 명분을 찾아, 확인 사살을 위해 먼저 고용지원센터를 찾아갔어요. 이때 저는 독일어 알파벳만 겨우 아는 수준이었어요. 저는 비록 제가 말을 못할지라도 직접 부딪혀서 하나라도 더 경험하는 게 현지 생활 적응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일단 부딪혔어요. 제가 가진 거라고는 뻔뻔함, 좋게 말해 자신감으로 잔뜩 무장하고 고용지원센터 상담을 갔어요.(예약은 웹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가능) 하지만 역시 담당자는 하다 하다 답답했는지 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A4용지에 친절하게 작성해 가며 설명해 주더라구요. 오히려 더 잘 됐죠. 여러분도 잘 이해가 안되시면 적어달라고 요청하시면 더 좋아요. 어설프게 이해해서 네네 하고 나오는 것 보다는요! 저도 백 프로 이해 못 했지만 일단 담당자가 적어준 A4용지를 잘~ 챙겨서  "당케당케" 하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상담 결과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독일어학증 B2 따고 전화해!"였습니다. 이 부분만 확실히 알아들었으면 된 거예요.


 보통 독일에서 취업을 하려면 최소 어학증 B1가 있어야 하고 B2가 있으면 아우스빌둥이라는 직업전문학교에도 갈 수 있는 조건이 되니 가급적 B2까지 취득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혹 대학교나 대학원에 가서 공공부를 더 하고 싶으시면 C1가 필요해요. 그리고 B1가 있고 회화가 조금 유창하시면 취직하실 수도 있어요. 비록 우리가 외국에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주부로 지내는 경단녀지만, 알고 보면 다들 공부 할 만큼 한 사람들이잖아요. 저는 초반에 4D업종에서 미니잡하면서 정말 많이 서러웠었어요. 부족한 언어 때문에 점점 자신감이 없어지니, 인종차별 당하는 건 아닌가 자격지심이 생기기도 하고 내가 이럴려고 공부했나, 내가 왜 여기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나 우울한 생각들로 많이 힘들었었어요. 특히나 독일 사람들은 표정이 무뚝뚝하고 감정 표현을 드러내는 편이 아니라서 그런지 그냥 하는 말에도 혼자 상처를 많이 받곤 했었어요. 뭐 그 덕분에 이 악물고 버티긴 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파독 간호사로 오셨다가 수간호사로 정년퇴직하신 한국인 할머님을 만난 적이 있는데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독일에 살 거면 독일어 공부를 죽어라 하라고 말이죠, 그러면 무시 안 당하고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다고 제 손을 꼭 잡으시고 "애기 엄마, 꼭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요" 라고요. 그 분의 진심과 그 분의 살아오신 얘기를 들으며 다 포기하고 한국가려던 제 마음을 다시 다잡을 수 있었어요(사실 한국에 돌아가고 싶어도 못 가는 아이러니한 막막했던 상황). 그 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데 너무 우연히 만난 분이라 다시 그 분을 찾을 수 없는 게 너무 아쉽네요. 그래서 저도 취업을 희망하시는 경단녀 분들께 똑같은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제 사례를 통해 조금이나마 용기를 내시고 희망을 가지시라고요.!  


 그때부터 제게 '독일 어학증 B2 취득하기'라는 목표가 정해졌고 공부는 마음먹었을 때 해야 하는 법이니 바로 어학원에 등록해 독일어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어디 인생이 제 맘대로 되나요? 상황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두 달 다니고 일 년 쉬고, 또 두 달 다니고 일 년 쉬며 시간을 다 흘려보냈어요. 이 때 어쩌면 맘 속에서 슬슬 포기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다 큰 애가 독일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독일어를 사용해야하는 날이 점점 많아졌어요. 저는 아이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어요. 보통 외국 가정의 경우 아이가 점점 독일어를 잘하게 되면 부모가 아이에게 의존하게 되어 독일어 공부를 안 하게 된다는 먼저 오신 선배들의 말을 많이 들었었거든요. 그래서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어학원에 6개월을 등록했어요. 그런데 웬 걸? 이번엔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강적이 찾아왔지 뭐예요. 하. 이때 진짜 '세상은 내 편이 아니구나', 하면서 좌절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학교도 문 닫고 어학원도 문 닫고 그렇게 잠정적으로 독일어 공부가 중단이 됩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여기서 포기했어도 누가 나한테 뭐라 하겠나 싶었지만, 갑자기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칼을 꺼냈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않겠나 싶고 이미 낸 어학원 수강료도 아깝고 해서 어학원 문이 다시 열리자마자 다니기 시작했어요. 어차피 환불도 안 해주더라고요. 돈 때문에 열심히 한 것도 있습니다. 아무튼 동기부여야 어찌 됐든 그동안 많이 쉬었기 때문에 과외도 같이 병행하면서 5개월 동안 빡세게 공부했어요. 가뜩이나 나이 먹고 공부하는데 시간을 길게 가져가면 승산이 없을 것 같더라구요. 그렇게 매일 밤 애들 재우고 새벽에 일어나 공부하면서 '내가 학교 다닐 때 진작 이렇게 공부했으면 지금 이 고생을 안 했을텐데' 라는 생각과 그래도 적응하느라 애쓰는 아이들에게 엄마도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하루하루를 버텼던 거 같아요. 


 독일어 레벨은 초급부터 고급까지 A1, A2, B1, B2, C1, C2로 나뉘어져 있어요. 시험도 단계 별로 있는데 보통 B1부터 시험을 보지만, 제가 필요한 건 B2 합격증 이었기 때문에 그전 단계 시험은 과감하게 패스하고 바로 B2 시험에 등록했어요. 사실 시험 보는 비용이 싸지 않는 이유도 있었고요.(1회 비용 20~25만 원정도) 시험은 필기, 말하기 두 가지 영역이에요. 첫 시험이니까 경험한다 생각하고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임했어요. 약간 잔머리도 쓴 게 어차피 저는 독일어 시험을 본 적도 없고 제 실력보다 한참 높은 단계의 시험을 보고 탈락하면 좀 더 마음에 위안이 있을 것 같더라구요. 합격하면 대박이고 탈락해도 당연한 탈락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합리적 핑계를 잘 만들어 놓은 거죠. 헤헤 대신 열심히 준비는 하되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에 임했습니다. 결과는!!!! B2 말하기 영역에 합격!!! 너무 기뻤어요!!!! 여기서 느낀 건 외국어는 정말 뻔뻔한 자신감이 맞는구나!!! 그리고 시험 결과는 운이구나!! 물론 노력이 중요합니다만, 노력해도 안될 때가 있잖아요. 아무튼 제 합격 비결을 물으신다면 저는 자신감과 운 그리고 꾸준한 작은 노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상 저의 말하기 실력은 좋은 편이 아닌데 운이 좋게도 말하기 주제가 제 전공이 나왔고, 마침 코로나 기간이라 코로나 이슈에 대한 주제가 나온 덕분에 부족한 독일어 말하기 실력이지만 키워드를 잘 캐치해서 패스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외국인인 우리가 어떻게 단번에 완벽한 문장을 구사할 수 있겠어요? 그리고 실제 소통할 때 완벽한 문장으로 말하지 않잖아요. 언어는 완벽한 문장 구사가 아니라, 서로 알아듣고 소통에 문제가 없으면 되는 거니까요. 


 탈락한 영역은 1년 안에 재 시험을 봐야 해요. 그 기간이 지나면 두 영역을 처음부터 다시 봐야 해요. 그런데 만약 어학증과 상관없이 취업이 되셨으면 그때부터는 어학증이 필요하지 않아요. 즉, 어학증은 최초 처음에 일자리를 구할 때만 어필할 수 있는 자격이고 혹은 아우스 빌둥이나 대학교, 대학원에 입학 시에만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한 번 취업한 이후에는 경력으로 그 사람의 어학 능력과 일적 능력을 평가해요. 리가 어학증을 준비하는 이유는 그 첫 관문을 뚫기 위함인거죠.


 저는 필기 영역에서 쓰기가 자신이 없었고 이후 필기 재 시험에서 재차 고배를 마신 후, 다시 고용 지원 센터와 상담을 진행했어요. 그러던 차에 지인을 통해서 '이민자를 위한 유치원 보조 교사 과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이 교육 과정은 고용 지원 센터나 잡 센터에서 100% 국비 지원으로 수강 할 수 있었어요. 이 외에도 독일어 지원이나 여러가지 다양한 직업 군에 대한 훈련을 지원 받을 수 있으니 꼭 찾아가셔서 도움 받으시길 바래요. 게다가 취업할 때까지 자기 소개서도 검토해주고 취업 알선도 자주 해준답니다.  


 독일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동력을 높게 생각하고, 그 한 사람의 노동으로 불러오는 효과의 기대를 아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비용은 국가가 책임지고 교육의 기회를 많이 주는 거 같아요. 이걸 똑똑하게 잘 이용하시면 지원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참 많은 거 같아요. 제 동기 생의 경우에는 해당 과정이 3번째였어요. 그 친구가 그동안 들어왔던 교육 과정의 전공도 모두 달랐고요(it, 매니지먼트, 웹디자인). 직업 훈련 과정이 끝나면 무조건 취업해야 하는 조건도 없습니다. 다른 예로 비자 청에서 받은 굿샤인으로 듣는 인터그라치온이라는 과정은 2년 안에 합격 못할 시 환급이 안된다고 하지만(후불 환급이라서) 이 경우에는 취업이 안될 경우 참가자가 돈을 내야 하는 그런 거 일절 없습니다. 이후에 다른 직종의 교육 과정으로 변경도 가능하고 심지어 교육 받는 장소와 집이 멀 경우 교통 카드도 지원이 돼요. 만약 언어가 안된다 하면 어학원 비용도 최대 6개월까지 지원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복지인가요. 전 자비로 어학을 해서 조금 아쉬웠지만 독일은 세금도 많이 내는데 여러분은 꼭 처음부터 지원 받으셔서 복지 혜택을 잘 받으시길 바래요.


 아래 사이트인데요, 회원 가입 후 개인 정보, 자기소개, 이력서 등 업로드하시고 "구직 하기" 안멜덴 하시면 돼요. 기다리시면 담당자가 정해지고 연락이 올 거예요. 연락이 안 오면 온라인으로 상담 예약하시고 본인 주소 관할 구역으로 방문하시면 됩니다.

 https://www.arbeitsagentur.de/


 제가 참여한 "이민자를 위한 유치원 보조 교사 과정"의 참가 조건은 B1 ~  B2 합격증이었고, 다행히 B2 말하기 합격증만으로 등록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고 수업에 참가하게 됐어요. 훗날 알고 보니 이것도 운이었다는! 수업에 참가한 후기는 아래 글에서 확인해 주세요.


https://brunch.co.kr/@bakas-hwa/494


 직업 훈련 과정에 참여할 때 만해도 이것만 잘 마치면 바로 취업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독일도 교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인에게도 취업 기회가 있거든요. 하지만 희망과 달리 같이 수업들은 동기들은 하나 둘 보조 교사로 취직해 가는데 저는 취직이 안 되는 거예요. 서류를 내면 100% 합격이라고 전화는 오지만 모두 똑같이 하는 말이 "국가 승인을 받아오세요" 였어요. 저는 보조 교사로 취직하고 싶다고 어필했지만, 안된다는 답변만 받았죠. 그런데 한 유치원에서 친절하게 저를 불러서 보조 교사로 채용이 어려운 이유와 국가 승인에 대해 설명해주셨어요. 제 경우에는 유아 교육학 석사가 있고 한국에서의 교사 자격증이 있기 때문에 보조 교사로 채용할 수 없고, 한국 교사 자격증에 대해 베를린 주에서 국가 승인을 받아 오면 바로 정 교사로 채용해주겠다고 했어요. 한 고비를 넘으니 또 다른 고비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죠. 하.. 인생은 고비 고비라더니 끝난 게 아니었어요. 그래서 국가 승인을 알아보니 이게 또 절차가 쉽지 않더라구요. 국가 승인에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해서 승인 처에 보냈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3개월이 걸렸어요. 이 절차와 관련한 내용은 아래 "학력 인증 절차&국가 자격 인증 절차"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결과는 보수 교육 과정을 거쳐 자격증 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어요. 보수 교육은 2 과목을 수강 하면 되는 것인데 1 과목은 교육 이론이고, 다른 하나는 부모 교육&교사 협력 에 대한 수업이었어요. 과정은 대학교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한번에 들을 수 없고 과목이 개설되는 학기에 시간 제로 들어야 해서 두 학기가 소요되어 총 1년의 시간이 필요했어요.


https://brunch.co.kr/@bakas-hwa/685


 그동안 달려온 시간에 이미 지친 저는 어차피 이 독일어 실력으로 유치원 교사를 한다는 것이 스스로 자신이 없었던 터라 보수 교육 받는 것을 잠시 보류했어요. 1년의 시간을 다시 독일어 공부에 매진할 생각하니 자신이 없었어요. 훗날 보수 교육을 받고 자격증 교환에 성공하게 된다면 후기를 남기도록 할게요. 일단은 여기까지 한 것도 잘했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음과 동시에 차라리 독일에서 내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제 상황을 수첩에 적기 시작했어요. 그 고민의 결과가 바로 한국어 교육이었어요. 내가 공부한 것도 교육 쪽이고 무엇보다 모국어인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은 독일어를 엄청 유창하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더라고요. 한국어 교육 수업 받을 당시 이 부분에 대해서 교수님께 질문을 했었는데, 원어로 가르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말에 더 용기를 가질 수 있었어요. 생각해보니 실제로 저 또한 독일 어학원에서 100% 독일어로 알파벳부터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독일어 공부 할 때 이해가 부족한 부분은 한국인 선생님에게 과외를 받으며 보충했습니다. 이 경험이 한국어를 가르칠 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제가 독일어로 독일어를 공부해봤기 때문에 문법 위주로 어렵게 설명하기보다는 회화 위주로 간단하고 쉽게 설명하는 쪽으로 하고 있습니다. 학습자들도 한국어 시험이 목적이 아니고 다들 취미로 회화를 배우러 오는 것이기 때문에 가고자 하는 방향이 잘 맞는 거 같아요. 그런데 막상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어쩌면 독일어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라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해요. 평생 자연스럽게 써 온 모국어를 교육학적으로 접근하여 문법을 분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긴 하더라구요. 아무튼 계속해서 공부하고 자기 계발을 해야 하는 직종이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한국어를 알리는 일이 자랑스러워요. 한국어 강사 취업 과정 및 합격 후기는 아래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bakas-hwa/625


 제 인생을 크게 나누어보자면, 인생 1막 출생과 성장을 거쳐 인생 2막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를 지나 인생 3막 경단녀의 새로운 삶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인생이 또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벌써 1년에 지나갔고  가지 확실한 건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의 경험이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여러분의 응원으로 앞으로 더 힘을 내어 버텨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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