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봉파파 Nov 04. 2019

유창한 한글공부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국어 시간에 중점적으로 한글을 공부합니다. 한글은 모든 공부의 기초이자 수단이 되기 때문이죠. 학생들이 읽고 쓰는 모든 것들은 한글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보육을 넘어 교육이라는 시스템에 발을 디딘 이상 한글 공부는 필수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많은 학생들이 이미 한글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모두 읽을 수 있고, 단어를 구성할 수 있으며 낱말을 쓰기까지 하죠. 제 아이가 이제 두 돌이 지났는데요. 유모차를 끌고 거리를 다니면 한글공부를 할 수 있는 학습지 광고를 정말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보는 YOUTUBE에도 한글과 관련된 컨텐츠가 정말 많아서 꼭 부모의 도움이 아니어도 아이들은 한글을 익힐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학부모가 자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한글공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한글공부와 비교를 해보면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언어학습은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하나는 ‘정확성accuracy’이고 하나는 ‘유창성fluency’입니다. 학교에서는 한글을 보다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대표적으로 받아쓰기가 그 예입니다. 받아쓰기는 선생님이 불러주는 단어나 문장을 정확하게 써야 합니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까지 맞아야하죠. 물론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한글을 유창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창성의 기본은 한글을 많이 쓰고 많이 활용하면서 신장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학교는 많은 학생들이 있고 각 개인이 얼마나 한글을 유창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이 비교적 짧습니다. 예를 들어 끝말잇기라는 말놀이를 한다고 했을 때 한 반에 20명의 아이들이 동시에 끝말잇기를 한다고 치면 개인이 말할 수 있는 횟수는 상당히 줄어듭니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이를 보완할 수 있습니다. 자녀와 끝말잇기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많은 단어를 무궁무진하게 얘기할 수 있습니까. 설거지를 하면서, 혹은 빨래를 하면서도 아이와 끊임없이 말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의 말놀이가 수업시간으로 국한된다면 가정에서는 보다 한글을 많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자녀에게 부여할 수 있습니다. 한글 교육에 있어서 책 보다 좋은 매체는 없습니다. 학교는 정해진 수업 시간과 교과목이 있기 때문에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비교적 짧은 편입니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부모와 함께 다양한 책을 읽을 기회가 많습니다. 자녀와 함께 책을 읽는 것 자체가 한글을 보다 유창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입니다.


간혹 가정에서 한글을 정확하게 사용하도록 지도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물론 한글 교육에 있어서 정확성을 신장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제 한글공부를 시작한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정확성을 강조하다보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공부는 흥미가 핵심인데요. 흥미가 떨어지면 한글을 거들떠보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정확하게 한글을 사용하는 데 초점을 두다보면 의도치 않게 아이들의 한글 사용을 계속 수정해줘야 할 때가 생깁니다. 그런 경우 아이들은 자신의 한글 사용이 틀릴까봐 노심초사하게 되거나 방어적인 태도로 학습에 임할 수 있습니다. 또, 자신감이 결여되고 한글 사용을 그저 공부로밖에 인식하지 않아서 멀리할 수도 있죠. 


제가 아까 요즘 아이들은 한글을 깨우치고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어떤 학부모께서는 아이가 너무 빨리 한글을 깨우쳐 우리 아이가 영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사실은 우리 아이들이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정도이지 한글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한글을 사용할 때 있어 정확성과 유창성이 어느 정도는 갖추어져야 한글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대개 한글을 사용은 할 줄 알지만 자유자재로 사용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가정에서는 ‘시장에 가면~’, ‘끝말잇기’등의 다양한 말놀이와 더불어 여러 책을 읽으면서 꾸준히 한글을 접할 수 있게 도움을 주시기를 권장합니다. 아울러 한글이 너무 공부처럼 느껴지도록 엄하게 지도를 하시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 아닙니다.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보다는 유창하게 사용하는 데 초점을 두셔서 지도를 하시는 게 좋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전 21화 깨끗한 옷과 청결유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