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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Jul 16. 2024

쓰레기에 생명 불어넣은 익산 '되살림의 미학'展


익산 예술의전당 옆 W미술관에서 버려진 자전거와 자동차 부품, 샤워호스 등 쓰레기나 다름없는 폐자재를 활용해 만든 미술작품들을 선보이는 뜻깊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되살림의 미학 : 미술로 만나는 새로운 세계' 전시회가 바로 그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거시긴가 머시긴가가 주관하는 특별전시회라는 소개가 앞대가리에 붙긴 하는데 솔직히 그런 건 별로 관심없고, 내가 이 전시회에 눈길이 꽂힌 이유는 폐자재를 활용했다는 이곳에 출품된 작품들이 아주 매우 많이 인상적이어서다.


미술관 입구에 서있는 내장이 투명하게 들여다 보이는 느낌의 김행령 작 '요즘물고기'도 그렇고, 언뜻 세르반테스 소설에 나오는 돈키호테를 떠올리게 만드는 엉뚱괴상한 느낌의 화가 작품이라든가 그런 그가 타고 다녔다는 로시난테 못잖게 비쩍 말라 비틀어진 데다 멍이라도 든 것처럼 온몸이 푸르딩딩한 말 작품도 그러했다.





각각 폐자전거부품과 나무, 철근, 페트병, 식판, 잡철, 폐자동차부품, 자동차안료를 사용해 만들었다는 이 작품들은 나 같은 문외한이 보기에도 뭔가 만만찮은 메시지가 느껴질 만큼 그 인상이 강렬했다.


특히 '요즘물고기'라 명명된 복어처럼 배가 불룩하니 통통하게 살이 찐 물고기는 나날이 심각해지는 바닷속 환경오염 문제를 한눈에 보여주려는 듯 뱃 속에 뭔가 잔뜩 삼키고 있는 느낌적인 느낌이어서 더 눈길을 끌었다.


'되살림의 미학' 메인 전시장은 W미술관 2층에 펼쳐져 있었다. 입구를 지나면 곧이어 계단이 나오는데, 그걸 따라 올라가면 바로 전시장 입구. 김행령 작가와 박인선 작가, 이호철 작가 세 사람이 폐자재를 활용해 만든 작품들이 전시장을 꽉 채우고 있었다.


이들은 작가적 상상력과 창의적인 발상을 바탕으로 다채롭고 일견 재밌는 작품들을 구현해냈다. 우리 같은 평범하고 상식의 테두리에 머무는 사람들은 미처 생각도 못할 주전자 류의 폐생활용기를 활용해 만든 박인선 작가의 '소풍가는 날' 작품 등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오는 8월10일까지 열릴 예정인 이 전시회는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로 인해 오염된 현재를 돌아보고,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한편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한다.


버려진 폐자재들을 가져다가 닦아내고 깎아내 쓰레기가 아닌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작가들의 땀흘림에 담긴 의미를 마음에 담고 전시회를 둘러본다면 습관처럼 아무 생각없이 쓰레기를 버려대는 우리 삶을 반성하는 마음으로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익산 W미술관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며, 매주 월요일은 정기휴무다. 주차장이 그리 넓지 않은 편이라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경우 주차하기가 쉽지 않은 편인데, 이 경우 바로 옆 익산 예술의전당 주차장이라든가 중앙체육공원 주차장을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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