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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약 Mar 23. 2022

신혼집 가구 고르기 2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는 인테리어 

가전 1편

https://brunch.co.kr/@bakyak/115


가전 2편

https://brunch.co.kr/@bakyak/116


가전 3편

https://brunch.co.kr/@bakyak/126


가구 1편

https://brunch.co.kr/@bakyak/131






넷플릭스나 tv 시청을 좋아한다면, 거실에서 거실 테이블을 아주 자주 쓰게 된다. 한국인은 소파에 앉는 것보다 바닥에 앉아 소파에 기대는 일이 더 잦다고 하는데, 특히 밥을 먹을 때에는 꼭 그렇게 앉아 낮은 테이블에서 밥을 먹게 된다. 우리는 집을 최대한 넓게 보이고 싶어서 거실 테이블을 따로 놓지 않고 접이식 테이블을 샀다. 거실 테이블은 은근히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나는 거실에서 홈트나 스트레칭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있는게 거추장스럽다.




 요즘은 워낙 예쁜 접이식 테이블이 많아서, 잘 찾아보고 취향껏 고르면 된다. 기본 가격이 워낙 저렴하기 때문에, 비용을 더 주고 마감처리가 좋거나 특색 있는 디자인을 고르기를 추천한다. 우리는 l사이즈를 골라서 구매했고, 사이즈가 커서 배달음식을 먹을 때 특히 만족하며 쓰고 있다. 요즘은 화이트톤에 약간 라운드 형태가 유행인 것 같은데, 나는 파스텔톤으로 마블링된 오묘한 색을 독특하고 맘에 들어서 구매했다. 




식탁은 무광으로 구매했기에, 접이식 테이블은 유광으로 구매했다. 음식을 얹어 사진을 찍으면 두 배경에서 다른 느낌이 든다. 특히 접이식 테이블은 볕이 잘 들어오는 거실에 위치해 있어서, 낮에 유리볼에 음식을 담으면 유리볼 그림자가 아주 예쁘게, 반짝거리며 비친다. 사진도 예쁘지만, 어른거리는 그 그림자를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개인적으로 유리볼을 좋아해서, 집에 레트로 유리볼을 아주 많이 모아두었다.


 


서재는 아주 문을 열자마자 자리에 앉아 책을 읽거나 뭔가 공부하고 싶은 분위기를 원했다. 나는 아주 깔끔하고 넓은 원목 책상의 로망이 있어서, 정말 오래 찾았다. 원목 책상은 비싸고, 예쁜 디자인의 책상도 비싸다. 그런데 원목 책상이면서 디자인까지 예쁘면 아주 비싸진다. 편집숍을 있는 대로 검색하다가 맘에 쏙 드는 테이블과 의자 세트를 찾았다. 원래 흔들의자도 로망인데.. 그건 더 넓은 평수로 이사 가면 꼭 같이 놓는 걸로.




책상과 테이블도 그렇지만, 책장도 아주 고민된다. 요즘 아파트들은 방이 넓게 나오지 않는지라, 꽉 막힌 네모형 책장은 너무 답답해 보일 듯싶었다. 그래서 최소한의 나무만 있는 원목 서재를 5칸 자리로 하나 구매했는데, 실제로 책은 그 정도면 거의 담기지만 두 개정도 더 구매하려 한다. 책장은 세로 폭이 얇아야 좋다. 두꺼우면 자리 차지도 많이 하고 먼지가 잘 보일 뿐만 아니라 공간이 되게 답답해 보인다.




서재에는 테이블, 의자, 책장만 놓았다. 디퓨저가 없어야 나무 향이 올라온다. 그리고 이제 커튼을 고민 중이다. 블라인드가 더 깔끔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블라인드는 그냥 취향이 아니다. 햇살이 잘 들어오는 방이니 그걸 살리고 싶기도 하고.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서 동생이 선물한 전통 다기로 차를 우려 마시며, 서재에서 책을 읽고 필기하는 재미에 산다. 하루 한두 시간이지만, 매일매일 사용하는 소중한 공간이다. 




작업실은 빈티지를 추구하긴 했는데, 그냥 이것저것 취미 용품이 많이 모여서 자체가 빈티지다. 붙박이장이 있어서 취미용품을 몰아 수납하기 좋았다. 세상엔 어떻게 이렇게 예쁜 빈티지 카펫이 많은지, 카펫을 정말 오래 골랐다. 그림을 그리니까 바닥에 물감이 떨어져도 추잡해 보이지 않게, 카펫이 꼭 필요했다. 수입해온 푸른 톤의 까펫을 골랐는데, 꽃 모양도 너무 탐나서 한참을 고민했다.




작업실에는 원목 이젤부터 보면대, 다리미판, 미싱, 바이올린, 조명, 여행 가서 사온 카펫, 뭐 그냥 물건이 많고 잡다하다. 여기는 의자가 엄청나게 중요한 인테리어 소품인데, 친척동생이 사진으로만 공간을 보고 본인의 센스로 선물해줘서 곧 배송이 온다. 나도 어떤 모양새일지 심히 궁금하지만, 배송까지만 한 달이 걸리는 걸로 봐서는 꽤 잘 어울릴 물건일 듯싶다. 




작업실에는 오전에는 해가 너무 비쳐서 작업이 힘들다. 커튼을 시폰처럼 비치는 원단으로 하는 게 로망이었는데, 해와 눈 맞춤이 잦아 아마 암막과 함께 이중으로 달아야 할 듯하다. 그리고 기존 led등이 너무 눈부셔서, 그림을 그릴 수가 없다. 방은 좁은데 너무 밝은 조명을 달아놔서 어차피 조명을 바꿔야 한다. 개인적으로 led등은 층고가 높고 넓은 공간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뭔가 눈부시고 눈 아프게 밝아서 싫어한다.




서재에는 3구, 작업실에는 6구 샹들리에를 마련해두었다. 무게가 꽤 있는 고풍스러운 샹들리에라서 잘 어울림직 싶다. 아직 설치는 안 했지만 꽤나 기대가 된다. 그런데 내가 키가 커서 왔다 갔다 하면서 머리에 닿을 가능성이 있다. 서재에서는 차분히 잘 피해 다니지만, 작업실에서는 작업하다 보면 정신이 없어서 머리를 맨날 쥐어박고 다닐 텐데... 일단 설치 후에 다시 고민해봐야겠다.




그리고 다용도 실에는 라탄으로 된 서랍을 두었고, 침실에도 사이즈가 꽤 큰 라탄 바구니를 두었다. 라탄 바구니도 종류가 하도 많아서 잘 고르기만 한다면 예쁜 게 정말 많다. 나는 스퀘어 모양의 뚜껑이 있는 깔끔한 모양을 골랐다. 실제로는 다용도실에 있는 빨래 바구니는 크게 쓸 일이 없고, 거의 침실 화장실에서 샤워하고 나와서 옆에 있는 바구니에 빨랫감을 넣고는 한다. 다른 건 모르겠고, 사이즈가 크니까 아주 편하다.





택이 방에는 자취하면서 있던 가구들을 채웠다. 테이블, 의자, pc, 스툴 의자, 프린터가 전부다. 그런데 pc가 있어서 나는 하루 중에 택이 방에 제일 오래 있는다. 학교 수업도 듣고, 글도 쓰고, 일도 하고. 내 일은 거의 다 온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취미는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진다. 그는 딱히 이방을 꾸밀 요량은커녕, 잘 들어오지도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원래는 음악 할 수 있는 방을 제안했었는데..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거부했다. 난 그의 이런 단호함이 좋다. 




가구는 이 정도인 듯하다. 우리가 살면서 필요한 최소한의 가구만 샀고, 이 정도도 충분하다. 가구가 많을수록 집이 좁아 보여서, 많이 두지 않으려 한다. 사람마다 필요한 게 다르니,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딱 맞는 인테리어를 설계하시길 바란다. 신혼집을 이것저것 찾다 보면 괜히 필요도 없는데 가지고 싶고, 남들 다 있으니까 나도 하나 해야 하나? 이유가 있으니까 하겠지?라는 생각이 솔직히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한도 끝도 없다. 독립된 성인으로써, 눈치 볼 필요도, 남들과 비슷할 필요도 없이, 자신의 삶의 기준대로 살면 된다. 세상에 더 위치 좋은, 더 고급진, 더 넓은, 더 예쁜, 더 부자인 신혼집은 원래 많다. 위를 보면 한도 끝도 없고, 아래를 봐도 한도 끝도 없다.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우리의 취향을 녹일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최고의 신혼집이 아닐까. 나는 우리가 고른 인테리어가, 우리가 사는 이 집이 우리에게 최고의 신혼집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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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magazine/bakyak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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