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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약 Jan 11. 2022

우리에게 딱 맞는 가전 준비 2

편리함이 최고야 

1편

https://brunch.co.kr/@bakyak/115





나는 한 10년간 정수기 하나 없이 잘 살았다. 평소 차가운 물을 많이 마시지도 않고, 컵라면류를 즐기지도 않는다. 공용 정수기가 있는 공간이 제일 편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티포트에 끓여서 두고 마시는 편이다. 생수를 사서 먹자니 버리는 게 너무 귀찮고, 물 비린내에 크게 민감하지 않다. 하지만 그는 꼭 생생히 차가운 물을 마셔야만 하는 사람이다. 끓여서 식힌 후 냉장고에 넣어두는 건 말도 안 되게 귀찮기에 정수기가 필요했다.


정수기라는 것은 있으면 참 편한데, 없다가 설치하기에는 왠지 심적으로 부담이 되는 물건이다. 누군가를 집에 들여 정기적으로 필터를 청소해야 하고, 일정 공간도 있어야만 하고, 이사 가면 또 떼가 야하고.. 뜨거운 물은 그저 끓이면 되기에, 살림을 늘리지 말고 정수기가 붙어있는 냉장고를 구매하자 싶었다. 정수기와 얼음까지 나오는 냉장고는 비용이 훨씬 비쌌지만, 그에게는 꼭 필요한 옵션이었다.


요즘은 한쪽이 불투명하게 나와 똑똑 노크하면 음료 칸이 반투명하게 보이는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나는 배가 고프지 않으면 냉장고 쪽으로 발걸음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 음료 칸이 비치든 말든 사실 크게 상관이 없다. 하지만 그는 심심하면 냉장고를 한 번 열어 구경하는 사람이다. 그는 치킨을 튀겨줄 정도로 요리를 즐겨하는 사람이니, 꽤나 편할 듯싶어 그 기능도 추가했다. 역시 돈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 성향이다.


워시 타워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붙어있는 모양새인데, 나는 늘 21 세기면 당연히 세탁기에서 건조기로 세탁물을 내려줘서 바로 건조가 되어야 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세탁물을 넣고 버튼을 누르는 것도 귀찮은데, 40분 후 세탁이 되면 또 옮겨줘야 하고 건조가 다 끝나고 또 꺼내서 개어내야 한다니. 현대인들은 너무나 바쁜데.. 나가기 전에 돌리고 갈 수는 없을까. 더 깨끗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게 중요하다.


기숙사에 살 때에 건조기를 사용한 적이 있는데, 다른 건 모르겠고 수건이 너무 뽀송뽀송해서 사용할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수건의 질이란 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쓰다 보니 아주 중요했다. 늘 보드라운 수건을 쓰기 위해 건조기는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로 자리 차지할 것도 없이, 층을 쌓아서 만든 워시 타워의 모양새는 아주 마음에 든다. 이불까지 빨 것을 고려해 가장 큰 사이즈로 구매했다.


이런 워시 타워에 비하면 로봇청소기는 존재 자체로 완전히 땡큐 템이다. 흡입/물걸레 기능이 따로만 있어 2개를 구매해야 하지만, 아주 불만 없다. 나보다 더 열심히 우리 집을 치워줄 아주 편리한 존재들. 누가 이런 현명한 발견을 했을까. 나보다 꼼꼼하게 잘 알아보는 친구 말에 따르면 훨씬 저렴한 샤오미 로봇청소기는 물걸레와 흡입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고 아주 조용하다고 한다. 구매할 생각이 있다면 참고하시길. 


보통은 유선청소기를 메인으로 쓰고, 무선청소기를 보조로 쓰고, 로봇청소기는 그냥 쓴다고 한다. 유선청소기가 무선청소기보다 힘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추후에 가성비 있는 무선청소기를 사서, 아이를 낳기 전엔 최대한 안 쓸 예정이다. 우리 집은 거의 머리카락과 먼지, 제자리에 놓이지 않은 물건들이 더럽지 그 외의 더러울 일은 별로 없다. 난 집에 잘 있지도 않을뿐더러, 음식도 잘 먹지 않는다. ai 발전 힘줘. 


대기업들은 정말 돈을 벌고 싶다면, 이런 땡큐 템을 늘려야 한다. 티 없이 깨끗한 것이 중요한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편리함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버튼만 누르면 혼자 알아서, 이 얼마나 좋은가? 요즘은 버튼 누르기도 귀찮아서 말을 알아듣는 기계들이 나오는 실정인데. 나는 조명 색 여러 개 바꿀 수 있어도 어플이 있어도 처음에만 해보고 그냥 키고 끄기만 한다. 세상엔 다른 선택들도 너무 충분히 많다.


여기에 평소 가지고 싶었던 노트북을 하나 추가했다. 그램이 가볍고 커서 영 좋아 보였는데, 이번에 펜을 인식하는 기능이 있는 것도 있다고 해서 그 노트북 제일 큰 사이즈를 같이 시켰다. 난 이상하게 노트북 블랙이 싫다. 사이즈 큰 노트북을 선호해서 그런지 왠지 답답해 보인다. 화이트는 또 왠지 플라스틱 같고, 개인적으로 메인을 특이한 실버로 뽑은 애플은 진짜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희한한 초록색이 있길래 그걸로 시켰다. 


가전의 색도 아주 중요한 선택지인데, 나는 그냥 전부 베이지-화이트로 골랐다. 베이지라 해도 아주 미색의 베이지였고, 화이트에 가까웠다. 요즘 가전은 워낙 색이 다양하고, 원색이랑 배합하는 게 인기라 다양하게도 조합하곤 한다. 가전은 사이즈가 커서 어두운 색은 답답해 보일 수 있고 통일이 되지 않으면 일부만 너무 튈까 봐 그냥 깔끔한 색을 골랐다. 가전이라 해도 단 4개라 통일을 해도 어차피 멀리 떨어져 있을 것이었다. 


이렇게 우리는 가전을 다 골랐다. 생각해보면 세정력이나 기본 기능은 고려하지 않았다. 어차피 lg전자의 오브제는 한 제품들만 있다. 그저 옵션 차이일 뿐이다. 어차피 좋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도 있었고, 그 외에도 고려할 옵션들과 선택들이 충분히 많아서 바빴다. 나는 편리함을, 그는 생활습관에 맞는 기능을 골랐다. 사실 브랜드를 골랐다면 가전 모델은 선택지가 엄청나게 넓지는 않다. 오히려 가전 구매처 선택지가 복잡하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풀어보겠다.  


가전 3편

https://brunch.co.kr/@bakyak/126


가구 1편

https://brunch.co.kr/@bakyak/131


가구 2편

https://brunch.co.kr/@bakyak/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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