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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앓이

by 밤얼음

내가 만약

물병에 든 꽃이라면,

나는 내 안의 물을 당신에게 다 줄 거야.


전부 나눠주고,

오래도록 같이 피어있고 싶어.


그리고

당신 옆의 나는

시들어 버리겠지.


내가 혹시

길가에 놓인 돌이라면,

내 몸으로 당신이 밟을 길을 만들 거야.


전부 내어주고,

영겁처럼 같이 걸어가고 싶어.


그렇게

당신 뒤의 나는

홀로 남아 버리겠지.


우리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나는 내 입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사랑한다 말할 거야.


전부 얘기하고,

영원토록 안아주고 싶어.


그래도 역시,


당신은 나를 버리겠지.



밤얼음, 두 번째 밤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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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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