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는 여전히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주 다행히도
옛사람들이 말했다, 아무 일 없는 평안한 삶이 진짜 소중한 것이라고. 정말 그랬다
어떤 어수선한 밤이 지났다. 문자 그대로 난리가 아닌 밤이었다. 그런데 그 난리통에 다행히도, 그리고 부끄럽게도 그 전날 너무 피곤해서 그냥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자고 있었다. 그 사이 일은 벌어지고 마무리되었다.
그 모든 일이 지난 다음 날, 언제나처럼 직장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인도 옆으로는 쓰레기 수거 차량이 지나가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두 사람이 내려서 길가 옆에 있는 쓰레기를 수거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한다. 조금 더 걸어가니 매일 아침 8시에 문을 여는 메가커피 간판에는 불이 들어와 있었다. 시계를 보니 8시 5분인데 언제나처럼 정상영업을 하고 있었다. 세상이 난리여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만들 물과 얼음, 원두는 구할 수 있었는지 평소와 같이 테이크 아웃해서 천천히 가던 길을 이어 나갔다. 조금 더 걸어가니 학생들 등하굣길에 신호등 옆에서 깃발로 신호등 신호에 맞춰 차량을 통제하는 할아버지분도 어제와 같은 일을 하고 있으셨다. 그리고 직장에 출근하고 나니 일과가 시작되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만약 그럴 수 없었다면 어땠을까. 어제와 다른 무언가 벌어져서 그전과 다른 세상이 되어 쓰레기를 수거하는 분들과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를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수도 있고, 언제나 같은 시간에 가게문을 열던 가게가 열 수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어땠을까.
그래서 오늘 하루를 마감하고 따뜻한 내 집에 같은 마음으로 누울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마음뿐이다. 그 모든 평안함에는 내가 자고 있던 순간 바삐 움직이던 그 많은 사람들의 용기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당신들 덕분에 오늘 하루도, 무사하고 평안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